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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327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49. 갈라켐페라투스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05.11 | 회차평점 0 0

 

 

흥미로운 소설 '디스토피아의 어비스 브레이커' 소개합니다. 

 

https://novel.munpia.com/413147

 

 

 1화 보러가기 : 헬게이트 (1) - 디스토피아 월드의 파멸급 헌터 - 웹소설 문피아 (munpia.com)

 

 

Chapter 49. 갈라켐페라투스

 

 

 

 

 

 

 

   윤혁과 동료들은 44일을 채운 후에 요가플레임에서 퇴각했다. 애당초 고무적인 성과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을 감안해도 성과는 저조했다. 그나마 위안이 될만한 점이라면 철학이나 신비주의에 대한 지식욕이 풍성한 문화적 영향으로 인해 성경을 탐구하려는 현지인들이 제법 여럿 있었다는 것뿐. 높은 문명 수준의 요가플레임이니 기술력을 매개로 성경이 전 지역에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다만 진실한 믿음을 얻어 회심까지 이르는 이가 과연 몇이나 등장할지는 의문이었다. 어쨌건 일행은 이 정도 성과에 만족해야만 했다.

   네 동료는 테이블에 앉아 진지하게 앞길을 모색했다. 열한 번째와 열두 번째 텀 모두 종교나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등 신비주의’가 뿌리내린 세계였다. 그 신비주의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원리를 기반으로 시스템처럼 정립되었다. 우주 규모의 범용성을 갖춘, 극도로 편리한 시스템. 더욱이 이성 계몽과 기술 문명 및 산업의 발전에 순작용을 끼친다는 점도 문제였다.

   과학과 신비주의, 지구에서는 좀처럼 융합되기 어려워 보였던 두 괴물의 부자연스럽지 않은 근사한 하모니, 그런 기현상을 연달아 두 번이나 마주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거듭된 이상 우연으로 치부하긴 어려웠다.

   “처음에는 심증뿐이었는데 이번 경험으로 확신으로 굳었어.”

   리온의 분석에 세 친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확실해. 이건 범우주 규모로 기획된 하나의 실험이야.”

   여러 세계를 부분도 아니고 송두리째 거대 실험장으로 디자인할 정도의 통 큰 프로젝트. 이번에는 단순히 초인들의 권태로움을 달래기 위한 장난이나 유희를 계획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아마 그 목적은 단순한 침탈이 아닌 듯하오. 지난 두 텀의 세계는 미래지향적이고 계몽적인 특성을 지녔소. 이로 보건대 이젠 인류연합도 식민지를 착취하거나 할 의도가 없는 것 같소. 자신들이 나아갈 길을 시험해보고자 미리 식민지 주민들에게 연습 삼아 걸어가보게 하여 결과를 관찰해보려는 의도로 보이오.”

   스테판도 의견을 덧붙였다. 사실 딱히 그도 변호해주려는 뜻은 없었다. 의도적인 침탈이건 자신들의 앞길을 예비하기 위한 실험이건 인류에게 크나큰 영적 해악이 되기는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그러면 이 두 곳 말고도 다른 세계들도 지금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까?”

   루디아로서는 이러한 배교적 현상이 광범위성을 띨까 염려되었다. 영적인 갈급함을 느끼고 있는 구도자들이 그들의 갈증을 치유해줄 수 있는 올바른 진리가 아닌 비뚤어진 종교로 이끌릴까 심히 두려웠다. 이런 흐름이 확장된다면 장차 우주 인류 전체가 복음이 아닌 현란한 표적과 능력만 쫓아가게 되리라.

   “비관적인 견해이지만 난 아마도 그러리라 생각해. 어쩌면 최소 절반 이상의 하늘도시들이 비슷한 류의 실험에 강제로 동원당하는 중일 거야.”

   윤혁은 수학적인 이성을 동원해 냉정하게 판단 내렸다. 그들이 탑승한 진 소유의 우주선이 지닌 하늘도시 검색 알고리즘은 무작위 규칙을 따른다. 아울러 헬리웃 때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진은 일부러 초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일행을 몰래 몰래 옮겨왔다. 제아무리 똑똑한 초인들이라도 삼엄한 하늘도시의 보안망을 뚫고 선교사들을 발견하기란 불가능하다. 즉 일부러 그들을 노리고 특정한 좌표를 콕 집어서 일을 벌이기란 무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아무 상관관계도 없는 두 하늘도시에서 연속적으로 비슷한 류의 현상을 마주한다고?

   “국지적인 프로젝트가 아닐 거야. 우주적인 프로젝트겠지.”

   루디아는 생각보다 암울한 전망에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들이 흐름을 바꿀 현실적 여력이 없다는 사실이 더욱 무겁고 괴로웠다. 정말 기도만으로 상황이 역전될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기에 리온은 허락된 기회에 집중키로 했다. 그는 그나마 초인들의 계략에 대해 전문가라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윤혁에게 분석을 요청하였다.

   “우주급 실험이라는 추측이 맞다고 가정한다면……, 목적이 뭘까?”

   “크게 두 부류로 나눠 생각할 수 있겠지.”

   첫 번째 가설, 진정으로 인류애에 기반한 실험 목적이리라는 추측. 식민지 주민과 지구 시민을 차별대우하는 인류연합이 과연 평등주의에 기반한 인류애를 품었을지는 알 턱이 없었다. 다만, 아나스타샤의 전망 예견을 참조한다면 인류연합이 우주 인류를 마냥 영속적으로 노예로 만들기보다는 차츰 시민권, 못해도 그에 준하는 권한을 제공하리라는 시나리오는 성립 가능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실험은 장차 우주 인류와 지구 인류가 뒤섞여 하나의 거대한 혼합체를 형성했을 때 그들을 돕기 위한 계획의 일환인지도 모른다.

   “인류애? 썩 어울리진 않소만, 만약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스테판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제기했다.

   “대체 이런 방법으로 무슨 이익을 낳을 수 있소?”

   “단순히 슈퍼 파워의 보편화가 문명 진보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서 전 세계 인간에게 권능을 공평하게 나눠주고 싶었을지도 모르죠. 정말로 선하게 다룰지는 미지수이지만요. 어쩌면 막말로 힘을 부여와 박탈을 조정하는 스위치가 존재할 수도 있고요.”

   “허허, 기존의 기술도 딱히 인간을 선하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지는 않았거늘 슈퍼 파워가 형성된다고 해서 개선될 여지가 있겠소?”

   이러한 스테판의 의견에 루디아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고 그들의 실수는 거듭된다는 격언이 참으로 타당했다. 윤혁은 자신의 가설의 나머지 부분을 계속 이어서 설명했다.

   “문명 진보 이외의 것이 목적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해요. 요가플레임이나 니르바나의 종교들은 권능을 선사하는 동시에 정신적인 영향도 주니까요. 가르침의 내용도 아주 괴이한 교리가 아니라 그럴싸한 도덕적인 겉모양을 띠고 있었죠. 그러니 사람들을 모종의 방향으로 교화시키려는 목적이 담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종교를 통한 마음의 평화, 혹은 사회적 질서의 확립이라, 이건가.”

   리온은 대강 그들의 저의가 이해되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극복 대상인 성녀 티아라가 주창했던 각종 인류 혁명 플랜도 이와 맥락이 잘 통하였다. 심지어 티아라는 자신의 힘으로 최대한 많은 개수의 종교를 창작해낸 후, 장기적으로 그것들을 자연스레 섞이게끔 설계한 청사진까지 세웠던 바가 있었다.

   “강재혁 대표님과 티아라 사부, 두 사람의 방식을 재조합한 화합물이라…, 대표님은 사부 자체는 썩 탐탁지 않게 여겨도 그녀의 아이디어는 나름대로 검증해볼 만한 카드라고 판단하신 걸까?”

   “그럴지도 모르지. 후원자도 종교를 쓸만한 카드 중 하나로 지목했으니까.”

   이런 면을 보면 진도 카이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놓고 말은 안했지만 어쩌면 그도 이번 계략에 연루되었는지도 모르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인류연합의 저의가 무엇일지 또다른 경우의 수가 떠올랐다.

   “혁명을 일으킬 작정일 수도 있겠네.”

   윤혁의 말에 모두가 귀를 쫑긋 세우고 주목했다.

   “혁명이라고?”

   “인류연합의 목표가 혁명이란 말이오? 무엇으로부터?”

   그들이 구태여 무언가를 뒤집을 필요가 있다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인류 전체를 육체적, 정신적 구속에서 해방해 위대한 존재로 만든다는 식으로 말이지. 3차원을 넘어서는 궁극체로의 각성, 곧 인류의 새로운 진화, 신의 경지에 다가서는 도약……. 그들의 꿈은 이게 아닐까 싶기도 해.”

   완전한 침묵이 잠시 흘렀다.

   “설마 과연 그게 가능하다고 믿을까?”

   잠시 후, 침묵을 깨트린 리온이 윤혁에게 되물었다.

   “본인들 생각에도 어처구니가 없는 망상일 텐데?”

   “부분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해. 초인들도 늘 그걸 추구해왔거든.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의 태생은 이미 육체적, 정신적으로 기존 인류의 궤를 넘어선 존재이니까 더 멀리 날아가고픈 욕망에 중독되기도 쉽겠지. 어쩌면 일부 초인은 온 인류를 더 초월적인 영역으로 견인하는 것이 자신들의 사명이라고 믿을 지도 몰라.”

   혹은 본인들만 더 우월한 존재로 진화하고 싶어 하거나. 메시아 콤플렉스건 탐욕적인 엘리트주의건 궁극적으로는 해악으로 귀결될 것은 자명했다. 잠잠히 경청하던 루디아는 이렇게 평가했다.

   “초월……, 에덴동산의 뱀이 했던 말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아”

   묵묵히 현실을 찌르는 그녀의 말에 일행은 슬픈 마음으로 공감하였다. 사실 인류 역사 전반을, 아니 지구의 과거사만 살펴봐도 바로 그 ‘뱀의 거짓말’이 다양한 혁명 정신 속에 골고루 녹아있었다. 우리는 점차 각성하여 고귀한 존재가 될 것이다! 자유와 평등과 박애와 사랑을 인간 스스로 쟁취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약속을 내건 사상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지극히 선해 보인다. 하나님 없는 천국을 이뤄내려는 야망. 이보다 달콤한 중독성이 또 있을까?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태초의 거짓말은 죽지 않았다. 그저 다양한 형태로 겉모양만 바꾸어서 오늘날까지도 횡행하고 있는 중. 그 숱한 혁명의 주역이 되었던 지도자들은 본인들이 남을 속이는 줄 알면서도 거짓말을 전달한 걸까, 아니면 자기 자신들도 속았을까.

   “최악의 가설이 하나 남았네.”

   윤혁이 마무리로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인류연합이 이 실험을 벌인 목적, 애초에 인류애와는 무관한 탐심, 즉 권력 잡은 자들의 영구불변할 독재를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해.”

   말을 꺼낸 본인도 그 답안지를 원치 않았는지 미간 사이가 불편감으로 좁아졌다. 가족이기 이전에 인간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악한 지경에까지 떨어지지는 않았기를 소원할 뿐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진리를 알기에 불안감이 그의 심기를 괴롭혔다.

   “일개 평범한 인간인 하늘도시 주민들도 그 프로젝트를 통해 가공할 수준의 초능력을 얻었거늘, 만일 그 힘의 원제작자들이 사용한다면 그 결과물은 우주 규모의 가공할 위력이 될 것이 분명하겠소.”

   “네, 게다가 초인들은 일반인과는 정신력 수준이 차원이 달라요. 저도 윤혁에게 대강 듣긴 했는데, 그자들은 인공지능과의 융화도 가능하고 자기의 혼의 정신 잠재력을 견인하는 효율성이 일반인을 아득히 상회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초인들이 초능력까지 얻는다면 우리 상상을 한참 뛰어넘을 겁니다.”

   스테판과 리온은 두려운 전망을 떠올리며 낯빛을 굳혔다.

   “연약한 보통의 사람들은 그런 강력하고 무서운 이적을 행하는 자들 앞에서 큰 두려움을 느끼고 굴복하게 되겠지?”

   “그런 세상에서 살아갈 우리의 후손들은…….”

   어두운 앞날 예측으로 인해 회의 분위기가 심란해졌다.

   ‘높은 자가 아랫사람을 억압하는 목적으로만 쓰인다면 차라리 다행이지.’

   윤혁은 차마 자신의 속생각을 발설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어두운 이 분위기에 더욱 찬 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 회차에서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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