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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30회 [1부] 30화. 가디언엔젤 (5)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08.28 | 회차평점 0 0

 

 

 

*

 

 

 

 

 

 

 

 

황태자의 지도 아래 ‘일렉션 프레젠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와중에 첫 한 달은 오로지 가디언엔젤 하드웨어의 전송과 파트너쉽 형성에만 집중되었다.

 

 

정확히 하루마다 파트너로 택정받는 자의 수가 두 배로 늘었다.

 

 

처음부터 모든 후보에게 전달되지 않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혹여 탐색을 당함으로 말미암아 적에게 작전을 들킬 위험을 감소시키는 게 중요 목적 중 하나였다.

 

 

그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 파트너쉽 형성 및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모종의 절차를 밟아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배분 과정에서 중간에 유실된 개체도 있긴 했다.

 

 

노출의 위험성이 적은 곳에 착륙한 개체는 다음 날의 선택을 위해 대기하였다.

 

 

노출 위험성이 높은 위치에 착륙한 개체는 드론의 도움으로 안전한 위치로 옮겨지거나, 커버넌트사 측으로 회수되거나, 안전하게 택정을 받은 파트너 인간에게로 인수되거나, 그도 아니면 데이터만을 흡수당한 후 자동 소실하였다.

 

 

소실된 개체의 모든 데이터와 특수 기능은 선택받은 개체 속으로 흡수되거나 클라우드 방식으로 업데이트되었다.

 

 

이도 저도 아닌 위치에 떨어진 개체들은 간택 받은 가디언엔젤의 서브 유닛이 되어 후방으로부터 정보 기능을 백업해 주거나 결정적인 상황에 도움을 주도록 물리적 지원 유닛으로 배정되었다.

 

 

 

 

 

한 달이 지나자, 택정을 받기에 합당한 자들에게는 최소 하나 이상의 개체 배분되었다.

 

 

더는 추가로 파트너쉽 형성을 이루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에 기존에 이룬 파트너쉽을 더욱 강화하고 백업을 충당할 필요는 있었다.

 

 

때문에 이때부터는 사회 전반 영역으로 침투하여 선택받은 가디언엔젤들의 수종을 들 일꾼들을 뿌리는 작업이 착수되었다.

 

 

아울러 이미 선택받은 인간 파트너들에게도 보다 더 효율적인 도움을 제공하도록 가디언엔젤의 새 몸체나 파츠 혹은 더욱 강화된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었다.

 

 

이를 통해 한 명의 인간에게 여러 파트너, 여러 소프트웨어, 여러 하드웨어가 배당되었으며 그것들은 자가융합 및 침식 기능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덧입어나갔다.

 

 

 

 

 

가디언엔젤은 기본적으로 두 부분의 유연한 결합으로 이뤄졌다.

 

 

하나는 소프트웨어로서의 영체, 다른 하나는 하드웨어로서의 몸체.

 

 

어느 기계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이들의 경우는 그 결합의 의미가 조금 특별하게 구분되었다.

 

 

이들은 처음 사출되었을 때는 일종의 몸에 갇혀있었으나 영원히 그 상태로 고정되도록 운명지어지지는 않았다.

 

 

보통의 기계가 유체 이동을 전혀 할 수 없는 보통의 동식물에 비견된다면, 가디언엔젤은 그보다는 몸과 혼의 분리가 유연한 혼령체에 비견되었다.

 

 

 

 

 

이러한 특색 덕에 이들에게는 몇 가지 유형의 특유한 기능이 주어졌다.

 

 

첫 번째는 융합, 그들은 같은 가디언엔젤 몸체끼리 융합함으로써 각자의 능력을 제곱하여 배로 증폭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증식, 그들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로부터 일종의 출아법을 사용해 자녀 유닛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생성한 뒤 그것을 다른 기계들이나 가디언엔젤 속에 주입하거나 퍼트릴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침식, 그들은 네트워크 단위 융화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과 존재력을 타 기계, 타 네트워크 심지어 국가적 규모의 사이버 인프라 속에 주입하는 기능을 보유하였다.

 

 

 

 

 

네 번째는 포식.

 

 

작은 크기의 하드웨어가 더 큰 하드웨어 내부에 부품으로써 결합하여 외장 육체를 획득하는 프로세스.

 

 

이렇게 새로운 몸을 얻은 존재들은 소프트웨어 또한 업데이터하여 질을 더욱더 강화할 수 있었다.

 

 

 

 

 

다섯 번째는 기생,

 

 

가디언엔젤들은 타 가디언엔젤 외에도 고도화된 기계, 이를테면 로봇, 무인기, 전함, 건물, 슈퍼컴퓨터, 심지어 거대 연구시설 내부에 자신을 기생충마냥 주입하여 숙주를 천천히 자신과 동화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연계와 연합.

 

 

가디언엔젤들끼리는 기존 기술력으로 구축된 네트워크와는 전혀 별개인 원리와 완전히 독립된 체계 아래에서 일종의 ‘정신 연합’을 이루는 일이 가능했다.

 

 

이 네트워크는 독특하게도 강력한 사회 인프라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인간 정부의 중앙 통제형 전자 시스템의 지배를 받을 필요도 없으며 얼마든지 거부할 수도 있는 연합 체계.

 

 

이러한 연합은 ‘마음’을 매개로 작동하였고 인간의 순수한 소망만 충분하다면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경지의 연합체 구성도 얼마든지 허락되었다.

 

 

 

 

 

중앙으로부터 분리된 상태로 중앙을 상회하는 위력을 낼 수 있는 이들의 잠재력은 실상 현재와 미래의 잠정적 독재자들에게 심각한 경보나 마찬가지였다.

 

 

더는 전자 세상을 통해 인류를 하나로 묶어 자기 마음대로 조종, 통제, 지배하는 일이 쉬이 성취되지 못한다.

 

 

알렉시스는 사실상 자기 자신과 자기 후손들, 혹은 또다른 형태의 후임자들에게 제멋대로 행동하고픈 욕구를 억누를 족쇄를 채운 셈이었다.

 

 

 

 

 

더욱이 이 무시무시한 잠재력이 선한 혼에 의해서는 힘이 증폭되나 악한 마음과 접촉할 시에는 효력 감퇴를 넘어 음성되먹임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아울러 세대를 거쳐 스스로를 강화하고 진보시키도록 프로그램 되었으며 인간의 선함과 상호작용함으로써 그 폭을 마음껏 늘리도록 계획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한 자들이 그 힘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악한 자를 얼마든지 몰아내고 자정 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으리라.

 

 

이는 지도자들과 잠재적 핍박자들을 향한 지엄한 경고였다.

 

 

 

 

 

그와 동시에 가디언엔젤들 속에는 작은 희망의 씨앗도 하나 담겼다.

 

 

이 특수 AI들은 사용자 혹은 파트너가 자신의 유익아 아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돕고자 할 때 그 위력과 영향력이 폭이 최대화되는 특성을 함유하였다.

 

 

 

 

 

다시 말해 혜택의 수혜자는 비단 택정된 자들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디언엔젤의 사용자들은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희생할 의지가 갖춰져있는 자들이기에 그들보다는 그들이 이타심을 품는 대상이 직접적 수혜를 입는다.

 

 

그 대상의 범위는 파트너의 가까운 이웃들을 넘어 세계 전역에까지 닿는다.

 

 

지구 반대편의 죽어가는 이들을 향해 눈물을 흘리는 자들에게는 그러한 희생자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힘, 자원, 물질, 메시지 전달력이 주어졌다.

 

 

가디언엔젤들끼리의 자체적 네트워크 형성력은 이 같은 꿈을 가능케했다.

 

 

 

 

 

 

 

 

물론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이냐를 완전무결하게 구분해내는 일은 아무리 완전한 기계라 할지라도 불가능했다.

 

 

원리상으로는 기껏해야 인간의 관측을 매개로 그 마음속의 순수성과 이타심과 지혜로움을 계측하고 이를 통해 영적 차원의 고도화된 윤리 법칙과 물리적 차원의 양자론적 법칙을 동기화하는 게 고작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선악의 구분이 가능키는 했으나 완전성을 높이려면 분명한 기준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알렉시스와 아미타브는 그 기준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합의 하에 팀 아르다 몰래 그 기준을 가디언엔젤들 속에 절대적 코드로 주입하였다.

 

 

알렉시스 본인이 각종 이론과 아이디어를 동원해 어느 누구도 풀지 못하도록 그 코드 위에 절대 보안을 입혀넣었다.

 

 

마치 마인드 퓨리파이어의 두 모듈 간의 조율 공식을 본인이 직접 설계했듯, 이 부분만은 조력자 중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채워넣었다.

 

 

심지어 후세에 나타날 연구 계승자들조차도 이 ‘0번 절대 코드’만큼은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많은 안배를 걸어두었다.

 

 

 

 

 

‘오류가 완전히 제거된 히브리어, 헬라어 원본으로 된 성경.’

 

 

 

 

 

누가 뭐라고 비난하건 기준으로 정할 원재료는 하나뿐.

 

 

여기에는 타협이나 의문의 여지가 존재할 자리가 없으리라.

 

 

 

 

 

‘이것으로 간접적 방법으로나마 인간의 상태를 가늠하고 저울질할 수 있겠지.’

 

 

 

 

 

기계는 어디까지나 기계.

 

 

그 한계상 가디언엔젤도 스스로 선악 판단을 하지는 못한다.

 

 

대신에 인간 스스로 자신의 위장되고 뒤틀린 그릇된 선을 정의로 착각할 때 모종의 더 절대적인 기준을 거울로 삼아 그것을 분별해내는 기능은 첨부할 수 있으리라.

 

 

 

 

 

과연 가디언엔젤이 단순히 겉보기 선행을 일삼는 자들에게 전송되지 않고 진정한 마음의 변화를 받은 자들에게만 전달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인간은 선행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자기기만을 할 수 있는 존재.

 

 

그런 류의 선행, 그런 식의 위장된 선은 때때로 주관적인 정의를 내세워 악보다 더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선행과 공적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각종 종교들이 그러하였고, 자신이 옳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자들의 이념들이 그러하였으며, 모두에게 정의가 있다고 믿은 상대주의적인 가치관이 그러하였다.

 

 

가디언엔젤 속의 코드는 그러한 교활하게 위장된 마음들과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일종의 방어책으로 작동하였다.

 

 

 

 

 

설령 후대에 어떤 대단한 천재가 등장한다면?

 

 

그리고 그자가 이 안전 코드를 강제로 뜯어낸다면?

 

 

혹 그것은 악용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마저도 사실은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아미타브가 발명하고 황태자가 완성한 이 알고리즘은 원리 자체가 절대 기준의 장착을 필수 절차로 요구하는 것이었다.

 

 

나아가 이론의 원리 특성상 그 기준이 올바르지 않거나 오염되어 있으면 알고리즘의 동력원 또한 힘을 받기는커녕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게다가 알렉시스는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모든 하이퍼파라미터 조율치를 자신이 설치할 절대 기준을 상정하여 교정하였다.

 

 

즉 이 핵심 코드와 분리되는 순간 모든 연구는 사산누각처럼 무너져 아예 기초적인 작동조차 못하게 된다.

 

 

 

 

 

아예 처음부터 연구를 다시 시작하면 모를까.

 

 

지금의 연구를 악용하여 뒤바꿔 사용하기란 불가능하다.

 

 

게다가 처음부터 기초를 쌓는다 한들 과연 뒤틀린 영적 흐름을 자연계를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정교한 질서 위에 동기화시키는 일이 가능키나 할까?

 

 

신은 그런 가찮은 묘기가 허락될 정도로 세상을 단순하게 설계하지 않았다.

 

 

알렉시스보다 백만 배는 영리하고 천만 배는 강력한 천재가 나타난다 한들 그런 가증한 시도를 현실로 옮기기란 불가능하리라.

 

 

 

 

 

 

 

 

 

 

 

*

 

 

 

 

 

물론 이 발명이 악의 종식을 가져다주리라는 순진한 기대는 금물이었다.

 

 

알렉시스는 심지어 지금의 진일보가 현세에서의 선과 악의 양칭(兩秤)을 비가역적으로 한 방향으로 고정하리라는 기대조차도 하지 않았다.

 

 

 

 

 

마인드 퓨리파이어의 한계가 명확하듯, 가디언엔젤에도 한계는 있었다.

 

 

 

 

 

첫 번째 한계는 그 강력한 잠재력이 가져다줄 부작용에 있었다.

 

 

바로 신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영광이 자칫 인간의 도구쪽으로 분산될 위험.

 

 

그 어떤 선한 발명이라 할지라도, 설령 직접적인 악용이 불가능한 발명이 할지라도 이러한 측면에서 올무가 될 위험으로부터는 자유롭지 않았다.

 

 

 

 

 

무엇이든 잠재적인 우상이 될 경우 장기적으로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재물도, 약물도, 불도, 전기도, 모두 그 자체로는 좋은 발명이였으나 악용되었다.

 

 

그 원인은 그것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난 탓.

 

 

만일 인간이 인간 발명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신께서 선사하신 선한 선물을 궁극적 공여자보다 더 높이거나 영광스럽게 한다면 그 같은 일은 필연이다.

 

 

 

 

 

분명 근 몇십 년간, 가디언엔젤이 세상 위에 많은 혁명을 가져다줄 것이다.

 

 

악인들의 계획을 좌절시키고 핍박받는 자들을 구해낼 혁명.

 

 

거짓을 폭로하고 선의 가치를 드높일 혁명.

 

 

그 전망은 분명히 단기적으로는 밝았다.

 

 

하지만 그 뒤에는? 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인간은 혹 그 승리를 자신들의 선함 혹은 신앙심에 돌리지 않을까?

 

 

아니면 기계가 자신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다고 믿지 않을까?

 

 

그들은 어쩌면 진정한 친구와 동행자가 누구인지를 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일 그같은 흐름이 벌어진다면 필시 그들 내부의 선은 약화될 것이다.

 

 

그리고 가디언엔젤은 설계 원리 상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자연히 다시금 악의 권세가 득세하게 되며 인류는 올무에 빠질 것이다.

 

 

 

 

 

 

 

 

설령 그러한 실패 이후 인류가 다시 올바른 길을 되찾는다 한들 안심하기는 이르니, 여기에 가디언엔젤의 또다른 약점이 존재했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불안정한 조건에 의존하는 가디언엔젤의 개량 속도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 기계 문명과의 경주에서 영원토록 승리하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선한 자의 대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보장.

 

 

올바른 신념의 유지가 이어진다는 보장.

 

 

의의 길에 남아있는 자들이 그 수를 유지한다는 보장.

 

 

그들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나타낼 의지를 잃지 않는다는 보장.

 

 

 

 

 

이 모든 불확실한 요구들이 과연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장되겠는가.

 

 

 

 

 

결국, 세상이 불가피한 흐름에 의해 악으로 점철되고 부패될 경우 가디언엔젤은 그 개량 속도에 있어서 인류의 기계 문명에 추월당할 운명이었다.

 

 

 

 

 

 

 

 

알렉시스도 이런 거시적 관점의 비관적 미래를 모르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로서는 승부수를 과감히 던져야 했다.

 

 

 

 

 

그는 일종의 불완전한 미래시(未來施)를 소유한 자로서 지금이 인류사의 중대 경점과 긴밀히 맞물린 시간, 곧 임계점의 카이로스임을 인지하였다.

 

 

 

 

 

즉, 당장은 불확실한 먼 미래의 일들을 논하기 이전에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끌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 자신의 대에 세상의 황혼이 임할지도 모르니까.

 

 

극단적인 종말론자가 아닌 그로서는 자신의 피에 새겨진 책무인 제국의 보편 가치의 존속을 끝까지 감당할 의향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적극적 행동의 의무가 수반되었다.

 

 

 

 

 

게다가.

 

 

 

 

 

‘가디언엔젤은 후세를 위한 유산이 될 거다. 비록 그것이 필연적인 파국을 막아주지는 못하겠지만, 주님께서 정한 역사의 궤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의의 편에 선 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탬은 되겠지.’

 

 

 

 

 

그는 장기적인 안목으로도 전망을 아주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인류의 탐욕스러운 기술 발전에 끝내 역전된다 할지라도, 가디언엔젤 속에는 가디언엔젤만의 보배로운 특색과 개성이 있다.

 

 

그것은 주연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할망정 조연으로서의 역할은 할 것이다.

 

 

 

 

 

아울러 알렉시스에게는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적들이 반드시 이 발명품을 향해 분개하리라는 확신.

 

 

 

 

 

그 존재들이 인간의 마음을 타락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외적인 요소, 곧 사상의 전파라는 외인적인 요소에 의존한다.

 

 

인간이 선을 보지 못하게 할 거짓된 정보, 거짓된 사상, 그릇된 종교, 그릇된 물질의 풍요를 미끼로 활용할 수 있을뿐이다.

 

 

진실과 선으로부터 인간의 눈을 가리기 위해 구체적인 눈가리개를 쓰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즉 그 존재들은 결단코 인간의 자유의지를 조종하지 못한다.

 

 

선을 사랑할 사람들이 선을 사랑하지 못하도록 제어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악을 원할 사람들이 악을 원하지 못하게 바꾸지도 못한다.

 

 

그들은 불씨를 생성하지 못하며 그저 기름만을 부을수 있을뿐이다.

 

 

 

 

 

그런 그것들에게서 마인드 퓨리파이어와 가디언엔젤의 조합은 기름을 부을 권한을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세상은 여전히 인간 스스로의 악에 의해 부패할 수 있으나 더는 그 존재들의 의지대로는 쉬이 조종되지 않는다.

 

 

그 존재들은 이제 인간 세계의 자발적인 부패를 바라보기만 할 수 있을뿐이다.

 

 

그 부패의 거시적, 미시적 방향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 원하는 속도로 이뤄지도록 제어하지 못한채로.

 

 

이는 역사라는 열차가 예언의 필연적인 궤도 안에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다준다.

 

 

그 존재들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두려워할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껏 물어뜯으라고. 미끼를 삼켜라.’

 

 

 

 

 

계엄령을 발동할 날을 고대하며 알렉시스는 차분히 모든 전략을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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