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39회 [1부] 39화. Hamas (4)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09.18 | 회차평점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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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일의 기쁨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렸고 사람들의 희락은 쓰디쓴 비통과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찬양의 노래가 한순간에 장송곡으로 뒤바뀐 것 같은 순간이었다.
그간 위태로이 유지되던 평화가 무너져내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람들은 괴로워했다.
소름끼치는 원리주의자들의 횡포에 대한 두려움에 모두가 바늘방석에 앉은 듯한 기분이 되었다.
사실 그들은 평화와 자유가 공짜가 아니라는 역사의 진실을 매일 진지하게 묵상해야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은 막상 위기가 피부 위의 살기로 다가왔을 때에서야 비로소 그 실체를 직시하였다.
영혼마저 기꺼이 내거는 원리주의자들에 비해그들은 연약하였으며 부서지기 쉬웠다.
그나마 특이점에 가까운 기술력이 낳은 산물이 이러한 정신적 불리함의 조금이나마 완화해주었다.
마인드 퓨리파이어 속의 패시파이어는 국가 비상 사태가 공식적으로 선포된 지금 사람들을 두려움으로부터, 공황으로부터, 집단 이기심으로부터 보호해주었다.
그것은 단순한 전시 대비 수준을 넘어선 물건이었다.
테러리즘으로 인하여 화재나 건물 붕괴, 비행기 추락 등의 사태가 발생할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상정하여 만들어진 기능.
목숨의 위협 앞에서도 인간 본연의 이기심을 억누르고 모두를 살리는 방향으로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하게끔 하는, 공감 뉴런과 생존 본능과 이성적 판단력이라는 사냥 불가능의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하는 반칙이었다.
덕분에 계엄령 상황에서도 육대양 오대주의 시민들은 일방적으로 우왕좌왕하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인간은 영혼 깊숙한 곳에서의 실존적 흔들림만은 통제하지 못했다.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온전한 확신을 소유한 자들만이 이런 만물이 뒤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평강을 소유할 수 있었다.
“제가 죄인이 된 기분이네요.”
알렉시스는 의료진과 보좌관들과 호위대 앞에서 자조하듯 농담하였다.
“안전한 토대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결국은 또다시 역겨운 영웅놀이를 자처하게 되었어요.
이런 역할은 질색인데.”
안보가 확보된 장소로 이동했음에도 호위대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제국의 앞날인 이 청년의 옥체의 손상을 허용해버린 이 상황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충격인 동시에 자존심의 상처였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인간은 어차피 죽음을 피하지 못하기 마련이에요.
조금 더 빠르냐 느리냐, 방법이 무엇이냐의 문제일뿐이죠.
그 숙명은 신분이고 배경이고 뭐고 정상참작을 해주지 않아요.
그러니 이번 일은 당신들의 실패가 아니예요.”
의료진은 그들의 주군을 눕힌 뒤 상의를 탈의시켜 상처를 살폈다.
다행히도 관통상의 깊이는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은 팔을 사용하기 힘들 듯 했다.
그런데도 알렉시스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기색이었다.
큰 인물은 담대함에 있어서도 남다르기라도 한 것일까?
그게 아니면.
“외상외과 벡스터 선생님만 불러주시고 이만 다들 자리를 잠시 피해주실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전하!”
경호원들이 어림도 없다는 목소리로 항변하였다.
“위험합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그들이 그 삼엄한 경계를 뚫고 전하의 생명을 노렸습니다.
아무리 위협의 불길이 잠시 사그러들었다고 해도!”
“그 부분은 조금 잘못 짚으셨습니다.
불길은 이제 온 지구를 덮칠 것입니다.”
알렉시스는 개인 소지용 전자 장비를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홀로그램 도면을 생성하였다.
핫라인과 연동되는 프로그램이었다.
현재 지구 전역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상황이 1초 단위로 생생히 도면 위에 재현되었다.
“아마 장소 상관 없이 모든 곳이 위험에 노출될 겁니다.
사이버 세계도 안전하지 않겠죠.
해킹, 테러, 자폭극, 인질극, 민간인 납치 시도 등이 범람할 것으로 예측돼요.”
태연스럽게 암울한 가능성을 예언하는 그의 태도에 보좌관들과 부관들은 더더욱 기가막혀 말문이 막혔다.
“그래요. 이미 몇 주전부터 가늠하고 있었습니다.
계엄령도 제가 구대륙 쪽에 있을 때 이미 발동시켜뒀고요.”
“그렇다면 더더욱 신변을 철저히 보호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의 완고한 태도에 하는 수 없이 부관들과 보좌관들과 비서들과 경호원들은 결국 자리를 비켜야만 했다.
응급 처치를 모두 마친 이후로는 간호사들과 의사들까지도.
잠시 후 브리튼 국립 대학병원의 젊은 외상외과의이자 비상 시 대비 황태자 주치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하인츠 카르딘 벡스터 교수가 입실하였다.
짙은 흑발에 건장한 체격의 벡스터는 현존하는 외상외과의 중 세계 10위권의 실력을 소유한 인재로 나이는 황태자와 동갑이었다.
누구든 가리지 않고 목숨 걸고 살려대는 열정적인 의사.
과장 조금 섞어서 죽은 자만 아니라면 누구든 살려낸다는 신의(神醫).
평상시나 보통의 위기 때에는 사람들을 수많은 사람들을 살려내는 참된 히어로였지만 계엄령 같은 초비상 상황 한정으로는 알렉시스의 개인 주치의 역할을 담당하는 자였다.
이유는 단 하나, 나라와 세계가 붕괴할 위기가 닥쳤을 때 국가 존속의 마지노선이자 최후의 히든카드를 어떻게 해서든 숨을 붙여놓어야 한다는 뜻.
이것은 벡스터가 결코 실패하지 않는 자로 인정받는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참고로 알렉시스 입장에서는 청소년 시절부터 자주 엮인 인물로 서로 농담까지 주고받을만큼 라뽀가 제법 깊었다.
둘 만의 독대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것으로 두 번째군요. 영상 보고 심장이 덜컹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호들갑 떨지 마세요, 벡스터 선생.
당신은 온갖 험한 꼴의 외상도 다 구경한 백전노장이잖습니까.
기껏해야 스친 정도로 놀랄 리가 없어요.”
“당신 몸이 어디 보통 값어치입니까?”
“이런, 생명의 가치야 왕이건 시민이건 누구나 동일하죠.”
벡스터는 혀를 내차며 머리를 짚었다.
“의사로서는 백번 동감합니다.
대상이 당신이건 이름 없는 한 약자이건 나에게는 똑같이 생명을 걸고 구해낼 대상일뿐.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당신 때문에 발생할 사회적 파급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나 또한 거시적 대국은 이해할 줄 압니다.
당신 한 명 잘못되어서 세계의 혼란이 가중되면 제 제한된 손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만큼 사상자가 많이 발생할테니까요.”
“고생시켜드려서 미안해요, 의사 선생님.”
알렉시스는 쓴 웃음을 머금고 반쯤 세워진 침대에 상체를 뉘였다.
“이상 없는지 체크해볼테니 잠시 좀 일어나시죠.”
벡스터는 반쯤 야단치듯 타박하였다.
“어라?
아, 리키한테서 못 듣고 오셨나 보네요.”
알렉시스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지는 것을 포착한 벡스터의 미간에 순간 잠시 주름이 잡혔다.
“당신, 설마 또 무슨 술책을?”
“유능한 사람의 발을 이런 일로 묶어둬서 미안합니다, 어쩌면 며칠 간 당신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해질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래도 당장은 입을 맞춰야 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상의 탈의 상태의 알렉시스는 자신의 얼굴과 어깨와 몸통을 에워두르는 붕대를 힘으로 끊어내었다.
상처 자국이 남은 맨 상체가 훤히 드러났다.
상처의 모양새에서 위화감을 느낀 벡스터는 흠칫하였다.
“당신, 지금 누굽니까?”
“알렉시스 벨레로폰 엘 죠셉 브류나크, 더 크라이스토브 브라이틀란드.”
“이름과 칭호를 묻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육체말입니다.”
“과연 의사 선생님이라 눈치가 빠르시네요.”
이 호랑말코 같은 장난꾸러기 황태자 같으니!
베테랑 외과의사의 이마에 참을 인(忍) 자가 새겨졌다.
제대로 약이 올랐는지 그의 손은 부르르 떨리는 중이었다.
알렉시스는 휘파람을 부르며 상대의 기분에 기름을 부었다.
“그럼 제가 설마 제 몸을 그런 곳에 둘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AI 연동입니까?
도대체 무슨 기술력으로?”
“뇌파 연계 테크놀로지를 완성했거든요.
세계 최초입니다.”
현재 이 자리에 있는 알렉시스의 몸은 본체가 아닌 안드로이드 단말기.
그것도 단순 양산형의 모델이 아닌 인류의 정점에 오른 학자들과 팀들의 기술력이 한데 모인 걸작품이었다.
피부부터 결체 조직에 이르기까지 외곽부가 완벽하게 인간 신체 조직과 동일한 세포 성분으로 이뤄졌으며 관절과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패턴까지 알렉시스의 원본을 고스란히 반영하였다.
행동 양상 및 습관 또한 최첨단 AI의 도움을 받아 누구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정밀하게 모방했다.
“언제부터였죠?”
“당연히 축제가 시작하는 순간부터죠.”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꾸민 계획.
그러나 그것을 현실로 옮기기란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인간의 감각은 생각보다 영민하기에 아무리 인간과 똑같은 모습의 로봇이나 정밀한 AI라 해도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반칙급 오버테크놀로지를 동원해야만 했다.
“제 진짜 몸은 다른 곳에, 태평양과 대서양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좌표는 기밀. 적들이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곳이죠.
이 기체는 로보틱스 기술, 인공지능 기술, 생체 모방 공학 및 의학의 정수를 죄다 끌어모아 완성한 역작입니다.
팀 아르다는 물론이고 제 그룹 산하의 의공학, 생체 공학, 바이오닉 대기업 열여섯 개가 동참하여 프로젝트를 완성하였습니다.”
“허어, 거참! 그럼 정신은 당신의 것이 맞습니까?
제가 대화하는 대상은 AI입니까, 아니면 진짜 황태자 전하입니까?”
“몸만 공간적으로 떨어져있을뿐 지금 당신과 대화하는 건 알렉시스 본체가 맞습니다.
뇌파를 통신 시스템에 접목하여 초고밀도로 연동시키는 중입니다.
연계율을 기존 한계를 뛰어넘어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려거든요.
사실상 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몸을 활용하는 중입니다.”
기겁할 노릇이었다.
말도 안 돼! 그런 터무니없는 원거리에서?
공학에는 문외한이라지만 벡스터도 이런 일이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실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묘기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아마 가동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인프라가 투입될 텐데.
거대 시설이라도 가동했단 말인가.
“엄청난 규모의 소비 자원이 투입되었겠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죠.
태평양과 대서양에 설치된 중계 시설 열 개가 가동되었습니다.
물론 제 공중요새도요. 비용 출혈이 막대했죠.
하지만 딱히 오늘을 위해 예비한 건 아니었어요.
앞날을 위한 일종의 필수불가결한 리허설이었죠.
뜻하지 않게 오늘 시범 사용을 해본 게 천혜의 기회로 바뀌었습니다.
신의 은총이 많이 따랐습니다.”
“일부러 총격 연출을 유도한 건 아니라는 뜻이군요.”
“설마요. 아무리 저라도 저들의 행동을 일거수일투족 조종할 수는 없어요.
솔직히 저렇게까지 적들이 급발진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죠.
만약을 대비해 안전 보장용 안배를 두었을뿐이에요.”
흥분을 가라앉힌 벡스터는 의과학자로서의 호기심에 굴복하였는지 원격 단말기 몸체의 이곳저곳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과연 해부학적으로나 임상적으로나 병리학적으로나 손색을 찾기 힘든 완전성이었다.
3D 프린터나 줄기세포 배양 정도만 갖고는 흉내내기 힘든 경지였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에 선두 스타트업 기술자들, 최고의 생명공학 연구진들까지 죄다 동원되었어요.
말하자면 인체 게놈 프로젝트급의 노력이었죠.
물론 처음 시작이 어려웠지 양산 단계로 넘어가면 비용이 급감할 거예요.
굳이 저를 모방할 때처럼 오버테크놀로지를 쏟아부을 필요도 없고요.”
“그렇다고 해도 모두를 깜빡 속여넘기다니, 이해의 영역을 벗어났군요.”
“앨리스씨와 그녀의 아이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설의 하트퀸 말씀입니까? 용케 그런 거물까지 포섭하셨군요.”
“뭐, 일종의 계약 관계죠, 아직은.”
베일에 감춰진 특수 공학자인 앨리스.
괴짜 같은 일곱 동료와 팀을 이루어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분야의 프로젝트들을 줄곧 도맡아왔다.
남들이 잘 건드리지 않는 분야에만 총력을 기울이며 그 덕에 전문성이 높고 특정 영역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별히 생체와 기계의 조화로운 하모니를 구성하는 기술력에 있어서는 그녀에 비길만한 경쟁자가 없는 실국이다.
참고로 알렉시스의 아바타 몸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조직이 협력하였다.
하드웨어 중 메카닉 파트는 그룹 산하의 밀레니엄 로보틱스 사(社)의 인프라를, 생체 파트는 생명공학 분야 코퍼레이션들의 도움을 받았고, 소프트웨어의 전반은 팀 아르다 멤버들이 손을 보았다.
세포 단위 초 미세 로봇들의 프로그램 조율을 한다는 명분으로 한동안 그 괴짜 매드사이언티스들에게 몸을 실험체로 내주는 수모를 조금 겪긴 했지만, 성과물을 위해서는 참을 수 있었다.
다만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도 내적 균형을 조정하여 진짜 본체와 감쪽같이 똑같게 행세하도록 조율하려면 별도의 기술력이 필수불가결했다.
땀을 흘리는 패턴부터 숨쉬는 모양새까지, 모공과 지문과 솜털의 움직임까지, 말투와 억양과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패턴까지, 그리고 황가 특유의 눈빛과 색채까지 본체와 똑같이 만들어야 했다.
그러자면 앨리스 말고는 대안책이 없었다.
‘그리고 뇌파 통신을 통해서 나 자신을 인조 아바타와 완벽히 연동시킨 건 라지쿠마르의 기술을 이용한 덕분이지.’
아무리 대규모 시설과 자본력의 도움을 빌렸다지만 친구의 전폭적인 기술 협력을 더하지 않았다면 세부적인 조율에만 최소 수십만 년이 걸렸으리라.
그리고 이것들은 일회용 이벤트로 낭비하기 위한 소모품이 아닌, 앞으로의 대국적 계략을 위한 준비 단계요, 프로토타입 테스트였다.
벡스터는 못 말린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이야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좋건 싫건 책무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당신의 본체가 머무르는 곳으로 데려다주십시오.
제 역할은 당신의 생명을 책임지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알렉시스는 전혀 엉뚱한 대답을 꺼냈다.
“괜찮습니다. 선생님은 이곳에 머물러주세요.
세계의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저들이 내가 이곳에 있다고 믿게 하려면 당신의 역할이 결정적이예요.”
신의(神醫).
그 칭호의 값어치는 기대 이상이다.
그는 발자취와 궤적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증빙이 될 수 있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누구든 살려낸다는 이 거물 의사가 이 지역에 거취를 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지켜야만 할 귀중한 인물이 똑같은 위치에 거하고 있음을 의심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염치는 없지만 한 번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계엄령이 발동된 이상 알렉시스의 말은 부탁이 아닌 최상위 명령.
그 어떤 전문가도 이 기간만은 그의 말을 거역할 권한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시스는 명령이 아닌 부탁을 택했다.
사람들을 살려내야 할 위인을 눈속임 용도로 사용한다는 사실에 큰 미안함을 느낀 탓이었다.
그만큼 자신에게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더 무겁게 부과되리라.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승낙과 동시에 아바타 몸체의 눈이 졸음에 빠지듯 천천히 감겼다.
정신력과 집중력의 무게중심이 다시 본체쪽으로 옮겨진 영향이었다.
동시에 그 시각, 아이언로드 내부의 거대 접속 시설에 잠들어있던 한 사내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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