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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45회 [1부] 45화. Hamas (10)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09.28 | 회차평점 0 0

 

 

 

 

 

 

*

 

 

 

 

 

 

 

 

투쟁의 횃불에 불꽃이 붙은 이상 피 흘림을 완벽하게 면하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악독한 독버섯처럼 자라난 신념이 전쟁 속에 고름처럼 들러붙는다면 그 고통은 무섭게 배가되는 법이다.

 

 

인류를 피로 얼룩지게 한 가장 비참한 전쟁들의 배후에는 대체로 종교와 이념이라는 화약이 존재했다는 것이 역사가 주는 가르침이다.

 

 

무시무시한 대가가 뒤따르는 일에 뛰어들면서 희생을 면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결말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하다.

 

 

 

 

 

오로지 전쟁이 진정한 의미에서 전쟁이 아닐 때, 호랑이가 쥐를 심판하듯 일방적인 심판의 베풂이 될 때에만,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은 상당 부분 면제될 수 있다.

 

 

어리석은 자는 전쟁에 먼저 뛰어든 뒤 승리할 방법을 찾는다.

 

 

필연적으로 그의 싸움은 패배 혹은 패배에 준하는 고통으로 이어진다.

 

 

조금 더 지혜로운 자는 승리할 준비를 철저히 갖춰둔 뒤에 싸움에 임한다.

 

 

더욱 지혜로운 자는 이미 완벽히 승리해둔 뒤에야 비로소 싸움을 시작한다.

 

 

가장 지혜로운 이는 전쟁다운 무대마저 없어버린 뒤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요리한다.

 

 

 

 

 

브리튼과 이슬람의 최종 결전은 바로 마지막 경우에 해당하였다.

 

 

모든 시민들을 반드시 보호하겠노라고 선포한 자가 승률을 미리 100%로 조정해놓지 않고 싸움을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 무책임한 일은 없으리라.

 

 

 

 

 

내전의 초기 단계에서 놀라우리만큼 시민들의 인명 피해가 없었던 데는 사전 준비의 도움이 상당한 기여도를 차지하였다.

 

 

가디언엔젤들의 신속한 단체 행동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었으나, 어디까지나 수고를 덜고 편리성을 더 얻고 시간을 확보한 정도였다.

 

 

뜻밖의 조력이 없었더라도 이중, 삼중, 사중의 안전망은 거뜬히 작동하였을 예정이었다.

 

 

 

 

 

테러리스트들은 이번 싸움을 위해 다양한 불법 경로를 통해 재래식 병기들을 확보하였다.

 

 

무기의 대부분은 지난 세계 대전 때 생산되었다가 폐기된 것들로 제국제뿐 아니라 커뮤니스트 연방의 것들도 제법 있었다.

 

 

브리튼 당국과 황태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경로들을 추적하고 감시하고 있었다.

 

 

일정 부분만 견제를 통해 제어하고 확실한 덜미를 잡고자 나머지는 어느 정도 활보하도록 풀어준채 몰래 첩자들을 통해 감시하는 중이었다.

 

 

 

 

 

지하드가 개시되기 대략 두세 달 전부터 적들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무기 품목들은 거래 과정에서 브리튼의 비밀 공작과 간섭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조작은 스파이들을 매개로 이뤄졌는데 이들은 적진은 물론 공범들과 그 연합 조직체, 제3의 거래자, 불법 브로커, 중개업자 등 온갖 위치에 심겨져 있었다.

 

 

더욱이 스파이는 인간 뿐이 아니었으니 유비쿼터스 시대에 걸맞게 각종 기계들과 첨단 초소형 로봇들도 이 프로세스에 가담하였다.

 

 

치밀한 연합체를 이루지 못한 채 오합지졸의 무리로써 전쟁을 준비했던 원리주의자들은 알지도 못한 사이에 속수무책으로 브리튼의 공작에 놀아날 수 밖에 없었다.

 

 

 

 

 

문어발처럼 칭칭 얽힌 복잡한 밀거래 속 암투 프로세스를 통해 재래식 무기들의 상당수는 치밀한 오염에 노출되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무기의 기능을 망가뜨리도록 고안된 최첨단 무장 해제 장치와 무기 봉인 장치들이 초소형 부품의 형태로 심겨 무기 내부에 시한폭탄으로서 자리잡았다.

 

 

평소에는 완벽히 위장되어 감지할 수 없으며 기능에도 영향을 주지 않으나 외부 신호를 받거나 계산된 시간에 이르면 무기의 핵심 기능에 은밀한 오류를 일으켜 불발하게끔 하는 것이 그 침식 부품들의 역할이었다.

 

 

 

 

 

바로 그 덕에 운명의 결정짓는 날이 이르렀을 때 대부분의 총격은 불발탄으로 변하였다.

 

 

무슬림들의 입장에서는 통탄스럽고 당황스러울 노릇이었다.

 

 

분명히 시험 단계에서는, 리허셜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했거늘.

 

 

반대로 덕분에 시민들은 구사일생의 혜택을 입었다.

 

 

그들 중 갑작스러운 총격에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하는 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원리주의자들이 이것이 단순한 오류, 오발, 기술적 실수에서 나온 현상이 아님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결정적인 황금 타이밍을 놓쳤고 그 틈에 시민들은 재빨리 신속하고 침착하게 전쟁에 대비하여 안전 지대로 피신하였다.

 

 

 

 

 

물론 브리튼의 행정력과 전략 수행력도 전능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모든 무기들을 이렇게 감염시켜놓기란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최초로 사용될 무기들’을 무력화하는 것이 노릴 수 있는 최대의 효과였다.

 

 

적의 재래식 무기 중 70% 가량이 고장났으나 여전히 비상용으로 비축해둔 예비분은 남아 있었고 상당수의 적들이 무기를 재정비하여 유효한 위협 화력을 확보하였다.

 

 

 

 

 

그럼에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는 위성들과 드론들이 이미 원리주의자들의 좌표를 낱낱이 검색하여 정리해둔 상태였고 이에 맞춰 제압 사격도 완비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간혹 백 명에 한 명꼴로 운 좋게 무기가 불발탄으로 변하지 않은 테러리스트들도 있었는데 이런 자들의 위협은 사전에 감지되어 대응되었다.

 

 

실시간으로 그들의 전신을 겨냥 중이던 스텔스 드론들이 즉각 제압탄, 마취총, 혹은 블래스터를 발사하여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쓰러트렸다.

 

 

그리하여 사실상 대부분의 실질적 위협은 사전에 빠르게 예방되었다.

 

 

 

 

 

이러한 이중 삼중의 그물망마저 벗어나 기어코 불특정 다수의 군중을 인질극 속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사악한 행운아들을 향해서는 전략 병기가 즉각적이고 신속한 심판의 철퇴를 내렸다.

 

 

 

 

 

테러리스트가 무력화되면 군의 구출 작전이 개시되었는데 대부분의 시민은 진작에 유비쿼터스 시스템의 조력을 받아 제 발로 탈출하였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고, 정말 위태로운 극소수의 경우만 도움을 통해 구출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건물 화재나 비행기 폭발과 같은 ‘수습이 불가능한 절체 절명의 위기’는 비가역적인 단계에 이르기 전에 사전에 차단되었다.

 

 

 

 

 

브리튼의 정보망 통제권 장악도 테러리스트들과 지하드 전사들의 발목을 꽁꽁 묶는데 역할을 하였다.

 

 

테러리스들도 나름 사이버 테러를 겹겹이 준비해왔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모든 책략은 초반 1분 만에 모조리 무기력한 부지깽이마냥 부러졌고 도리어 맹렬한 역공이 공격자들에게 임했다.

 

 

연락망은 완전히 차단되었으며 정보를 얻을 길이 사라졌고 반역자들의 무리는 철저히 파편화되고 고립되고 분단되었다.

 

 

덕분에 그들의 가장 악랄한 계획 중 상당 부분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한 채 가로막혔다.

 

 

 

 

 

아울러 원거리에서 신경 전기 회로에 간섭하는 비밀 병기들이 투입되었는데 이것은 과거 연방과의 최후 결전 때 쓰였던 양국의 ‘정신 계열 병기’들과 그 카운터 병기들의 장점을 모조리 취합한 뒤 몇 세대 이상 개량한 버전이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아무 여파를 미치지 않으면서 오로지 지정된 목표들만을 초정밀 공략하는 신경 회로 제어 병기의 활약에 ‘장렬히 패배하더라도 적의 인민들만은 데려가리라’라고 결단했던 무슬림들의 맹세는 허무한 연기처럼 흩어졌다.

 

 

그들은 마비되었고 강제로 얼어붙었으며 지배력에 굴종하여 자신의 무기를 내버렸고 심지어는 같은 원리주의자끼리 싸워 스스로 진영을 무너뜨렸다.

 

 

 

 

 

간혹 시민이 인질로 잡히는 일이 발생하였으나 첨단 전략 자산과 추적 시스템과 군의 개입으로 인해 대부분 조기에 회수되었다.

 

 

바로 이때 마인드 퓨리파이어가 의외의 추적 편리성을 제공하였다.

 

 

그 기기는 착용자와 상호작용할 때 모종의 부산물로서 특유 주파수의 정신파를 발산하는 특성이 있었다.

 

 

바로 이 파동이 결정적인 추적용 트레이스가 되었다.

 

 

 

 

 

원리주의자는 이슬람 신앙을 파괴하는 그 장치를 증오하고 두려워했기에 누구도 마인드 퓨리파이어를 몸 근처에 가져다대지도 않았다.

 

 

반대로 시민들은 산업 혁명의 아이콘이자 시대의 혁신인 그 제품을 너나할 것 없이 보유하는 중이었다.

 

 

게다가 마침 전시에 이르러 그 유용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가 되었다.

 

 

현재 시민은 대부분 실시간으로 그것을 착용하여 가동하는 중이었고 이를 통해 시민과 적의 첩자를 구분해내는 일이 가능해졌다.

 

 

 

 

 

또한 마인드 퓨리파이어에서 발생하는 정신파 간섭 파동은 착용자가 모종의 위기에 처하면 다른 패턴으로 변동하는 특색을 지녔다.

 

 

그 변형 패턴은 위험도 레벨, 위험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양했으며 차이도 매우 뚜렷했다.

 

 

파형 변동은 실시간으로 즉각 시간차 없이 즉각 나타났다.

 

 

또한 변동 현상의 시공간적 좌표도 신속하고 명료하게 추적할 수 있었다.

 

 

 

 

 

중앙 정보 당국에서는 바로 이 높은 특이도의 파동 변형을 감지함으로써 위기에 처한 시민의 행방, 신변, 안전 여부를 감지하고 추적해내었다.

 

 

간혹 이러한 사실을 간파한 납치자들은 인질들의 몸에 은밀히 부착된 장비들을 떼어내었는데 그것은 그것대로 추적의 단서를 생성해주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던 파동이 갑작스레 사라진다면 단숨에 파동이 끊긴 위치가 감지되는 법.

 

 

이는 대놓고 심판의 창이 파고들 정밀 좌표를 노출시키는 격이었다.

 

 

 

 

 

아울러 시민들 틈에 숨어든 무슬림 범죄자들도 마인드 퓨리파이어를 착용하지 않은 이유로 쉬이 탐지되었다.

 

 

착용자에게서는 쉽게 감지되는 정신 파동이 발생했기에 자연히 아무런 파동도 감지되지 않는 자는 용의선상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철저히 위장할지라도 무슬림으로서의 신념을 지닌 한 마인드 퓨리파이어만은 착용할 수 없으며 그 특이 파동을 위조해낼 기술력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속수무책으로 들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크고 작은 범죄와 테러들이 큰 유효타 없이 허무하게 진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의 전력이 집요하게 집중되는 일부 허술한 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완과 적극적인 안전책 개입이 요구되었다.

 

 

원리주의자들의 목표물이 된 유대인들과 가디언엔젤 소유주들이 바로 그 연약한 틈이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와는 달리 이러한 ‘증오의 타겟’들을 향해서는 워낙에 교활하고 악랄한 계획이 사용되었기에 일반적인 대비책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세계 전체나 다름없는 전장을 관리해야 하는 처지의 브리튼 군으로서는 암살의 타겟들을 모든 음모로부터 일일이 보호해주긴 어려웠다.

 

 

또한 구출과 경호에 투입될 인적 자원이 한정된만큼 어떤 타겟들이 최종적으로 노려질지를 예언하듯 간파해야 했고 이 또한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야코프 카이퍼는 전쟁터를 관리해야 하는 황태자를 대신해서 무슬림들의 주요한 목표물들을 일일이 핀포인트로 짚어내었다.

 

 

그는 경찰력과 치안, 무인 전력을 투입하여 대규모 보호, 대피, 구출 작전을 감행하였다.

 

 

 

 

 

야코프 자신 또한 가디언엔젤을 소유한 파트너였기에 다른 가디언엔젤 소유주들 중 무슬림 세계에 신분을 노출당한 자들이나 사실상 위치를 특정당한 이들을 미리 간파하여 도울 수 있었다.

 

 

아울러 그와 타 가디언엔젤 소유주들은 모종의 비전투 의용대 연맹을 구축하였다.

 

 

그들은 정규군과는 별개의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를 도왔다.

 

 

적의 침략에 대비하는 한편 효과적인 방어를 위한 반격책을 차근차근 준비하여 운명의 날이 임했을 때 즉각적으로 시행하였다.

 

 

 

 

 

마치 과거 페르시아의 재상 하만의 칙서를 받은 반유대주의자들이 부림절 날 되려 만반의 준비를 갖춘 유대인들의 반격에 휘말려 낭패를 당했듯, 이번에도 암살 타겟들이 암살자들을 궁지에 몰고 거꾸로 무력화하여 사로잡는 쾌거가 곳곳에서 쇄도하였다.

 

 

 

 

 

 

 

 

이렇듯 곳곳에서 군대와 의용군의 통쾌한 성공 소식이 들려왔고 이는 시민들과 당국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구출해내지 못한 인질 포로가 발생하긴 하였다.

 

 

세계 전체에서 합산하면 총 5천여 명.

 

 

알렉시스와 야코프라는 2중의 그물을 기어코 뚫고 달아난 잔챙이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황태자는 안색 하나 달라지지 않았다.

 

 

장관들과 장교들이 피해를 완전히 막지 못했다는 사실에 동요하는 와중에도 그와 그의 비밀 계략을 공유한 측근들은 침착하게 침묵하였다.

 

 

아마 도망치는 데 성공한 5백만 명의 항전자들과 패잔병들은 자신들이 저 5천 명의 인질들을 건짐으로써 최소한의 솟아날 구멍을 확보했으리라고 자만하리라.

 

 

하지만 그들의 뜻대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되려 저 인질들은 추적에서 벗어난 자들의 쥐덫이 될 것이다.

 

 

 

 

 

‘그들이 내 진짜 위치를 끝까지 알지 못하도록 해야 해.’

 

 

 

 

 

아울러 자신들의 잡은 인질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하리라.

 

 

적은 물론 아군까지도 완벽하게 속여 넘긴 뒤 하수구 틈으로 뿔뿔히 흩어진 생들이 한 마리도 남김 없이 쥐덫에 몰려들어 화염 속 부나방처럼 부스러지도록 유도한다.

 

 

이제 전란을 정리하는 2차 프로세스도 그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이윽고 내전이 발발한 지 정확히 사흘 밤낮이 지난 일요일 아침.

 

 

제국 정부는 반란 분자들과 테러리스트들과의 전쟁에서의 승전을 선언하였다.

 

 

숨어든 잔당의 존재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미리 김칫국을 마시기를 주저하지 않는 브리튼의 과감한 호언장담에 일부 시민과 군인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확실히 승기가 고정되긴 했다만, 정말 장기전으로 돌입하지 않을 자신이 있단 말인가? 생환하지 못한 인질들도 있다 하지 않은가.

 

 

당장의 위태로운 위기는 모두 무사히 넘겨 안도가 되긴 했으나 여전히 찝찝한 기분은 지우기 힘들었다.

 

 

 

 

 

이렇게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건 사흘간의 치열하고 치밀한 1차전은 제국측의 일방적 압승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은 잔당 소멸을 위한 8일간의 2차전의 차례.

 

 

브리튼 제국은 다음 프로세스로 신속하게 돌입하여 작전 수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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