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46회 [1부] 46화. 용병왕 (1)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10.18 | 회차평점 0 |
일요일 첫날 여명이 밝을 무렵, 사람들은 긴 악몽을 방불케하던 사흘간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해방을 만끽했다.
위기들은 일단락되었고 많은 이들을 옭아매던 두려움의 족쇄들도 대부분 끊어졌다.
그간 불안이 무겁게 시민들의 마음을 누르고 있었다.
패시파이어가 사람들의 정신적 안정화를 돕긴 했으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불안 그 자체를 지워버리긴 어려웠다.
당장의 공포감이야 이겨낼 수 있어도 장차 세계 대전이 다시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안개 같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걱정은 막을 길 없었다.
전란의 1차 종결을 선포하는 소식은 이런 때에 시의적절하게 사람들에게 해소감을 주었다.
광역 테러 시도는 모두 실패로 귀결.
총격 사태가 세계 여러 장소에서 발발했으나 대부분 군대가 개입하기 전까지 유효한 피해를 입히지 못했고 전쟁이라고 하기도 민망할만큼 간단히 진압되었다.
인질로 끌려갈 뻔한 이들의 증언이 속출되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조기에 회수되어 큰 욕을 보지 않았다.
적의 소굴로 잡혀간 이들도 있었으나 그들도 몸을 상하지 않은 채 귀환하였다.
실질적으로 아무렇지 않았다고 해서 엄연히 존재했던 폭풍우의 궤적이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었다.
수십만 건수의 대형 테러 계획의 증거가 확보되어 대중 앞에 공개되었다.
하나하나가 만일 성공했더라면, 혹은 아주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최소 수백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을 위협들이었다.
그중 어떤 것은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져 수만의 목숨과 맞대응되었을 음모였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칫 핵전쟁에 버금갔을 큰 위협으로부터 벗어난 사실을 절감하였다.
원리주의 이슬람의 심각한 위험성에 대한 절박한 규탄의 외침은 이제 기존의 비판의 궤를 벗어나 인류 차원의 재각성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세상에는 반드시 소멸되어야 하는 사상적 바이러스가 실존한다는 사실에 한 뜻으로 동의하였다.
이번 일의 잠정적 피해자가 될뻔한 이는 한둘이 아니었고 그 규모는 세계 단위였다.
모든 종교, 모든 민족, 모든 사상, 모든 사회경제적 지위에 걸쳐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이슬람과 유사한 종류의 정신적 광기가 또다시 탄생하여 창궐할 경우 누구든 목숨과 자유박탈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자연히 여론의 방향은 황태자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마인드 퓨리파이어 속에 이슬람 사상 퇴치 프로세스의 알고리즘이 내포되었음이 이번 내전을 계기로 공공연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기획자의 계획에 토를 달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올리지 않았다.
같은 전법을 다른 종교나 사상에 재활용하는 전략은 이제 원천봉쇄되었지만, 대신 이슬람을 향해 사용했던 한 건의 전적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면죄부를 얻은 셈이었다.
심지어 과거에 이슬람교에 속했되 원리주의자들처럼 독실하게 믿지는 않았던 일반 교도들도 이제 확고하게 노선을 정하였다.
이제 그들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무엇이 적이며 무엇이 시민의 보호망인지를 분명히 깨달았다.
세상을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독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한때 같은 편이었던 자신들마저 불구덩이로 내던지려는 광기의 망령을 믿느니, 차라리 마지막까지 소속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려 했던 제국 정부를 믿는 편이 백번 나았다.
그들이 새로운 신앙의 대용품까지 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 세상 사는 동안에는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게 유익했다.
“우리는 우리가 믿던 신앙 체계의 실체를 알지 못했습니다.”
“저런 괴물의 종 노릇은 지난 날로 충분합니다.”
“앞으로 멍에는 사양할 것입니다.”
사이버 네트워크 상에 탈 무슬림 선인이 쇄도하였고 많은 이들이 앞다투어 양심선언을 통해 알라가 만들어놓은 허상뿐인 족쇄의 실상을 고발하며 정죄하였다.
덕분에 타 종교인들과 종교가 없는 이들도 전에는 몰랐던 그 괴물의 민낯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감나게 배우게 되었다.
아미르 코헨 벤큐리온의 선전은 마침내 만인의 인정을 받아 열매를 맺었고 더는 수고에 목을 맬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종전 선언은 이르지 않았다.
1차 작전의 종결은 어디까지나 시민들을 향한 위협들이 소멸되었음을 의미할뿐, 반역을 꾀한 반란 세력의 잔당이 모조리 소탕된 것은 아니었다.
시민들은 그들을 규탄하였고 정부가 그들을 전부 체포하여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우던가, 그게 불가능하다면 멸절해주기를 바라였다.
사실 이미 반란에 가담한 5천만여 명의 원리주의자들 중 90% 이상은 생포되었기에 수확의 진전이 아주 느린 편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다만, 그들을 사용하여 나머지를 잡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포로들을 거래에 사용하자니 마땅한 용도가 없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동료의 안위마저 염려하지 않는 자들을 무슨수로 몰아넣는단 말인가.
감사하게도 염려가 무색하게, 적의 진지를 향한 포위망과 추적망은 매우 효율적이었고 잔당의 숨을 자리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시민의 안위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니 전략의 운용이 한결 용이해졌고 군사 자원의 활성화도 충분히 이뤄져 전 세계 방방곡곡을 수색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살상을 동원하지 않고도 하루 백만 명꼴로 생포가 이뤄졌다.
숨겨진 아지트들과 요새들은 소탕되었다.
사람들 틈으로 숨어든 첩자들도 속속들이 색출되었다.
오지나 깊은 산속이나 정글로 도망친 이들도 긴급 전력 투입에 허무하게 패배하여 강제로 군사 재판에 부쳐졌다.
심지어 시민들의 신고도 상당한 성과를 더해주었는데 가디언엔젤들의 보조와 공공 시스템 소속 인공지능들의 협력으로 오차나 오류 없이 정확하게 진행되었다.
*
잠시 시선을 돌려 반대쪽 진영의 처지에서 이번 사태를 보도록 하자.
마흐디를, 정확히는 마흐디를 자처한 자들을 신뢰한 것은 어리석음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 선택은 함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사기꾼들에게 배팅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돌아올 줄 어찌 알았겠는가.
자칭 선지자들과 자칭 마흐디들은 운명의 날이 이를 때 알라께서 천사들을 보내어 온 세상을 뒤엎도록 도울 것을 약속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막상 날이 밝아 위대한 거사가 진행되었을 때 그런 사특한 요행은 허락되지 않았다.
정말로 사기였는지, 아니면 알라의 군대가 정말로 그런 은혜를 준비했으나 더 강한 어떤 존재에 가로막혀 실행하지 못했는지는 미궁속의 미스테리로 남았다.
어느 쪽의 해석이 옳건간에 원리주의자들에게 절망적임은 매한가지였다.
거사를 치르기 전까지 긴밀하고 촘촘하게 옭아매었던 초자연적인 연대 또한 지하드가 개시된 지 얼마 후 단절되었고 연합은 뿔뿔히 해체되었다.
이슬람의 영에 힘입어 세계 전역의 지하디스트들이 단합할 줄로 기대했건만, 그들은 실상 섞이지 않는 오합지졸에 불과했음이 밝혀졌다.
마치 구슬들을 꿰던 줄이 녹아내리면 구슬들은 사방으로 흩어지듯, 보이지 않는 연대의 힘이 차단되자 작전도, 단합력도, 결의도, 목적도, 향방도, 각자 제멋대로 작동하였고 아무도 한 마음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서로 싸우는 사태가 빈발했으며 브리튼 군에 부상당한 이보다 이런 이유로 다친 이들이 열 배 이상 많았다.
여기에 브리튼 당국의 통신 장악이 결정타였다.
대체 어떤 요술을 부렸는지 내전 발발 후 30분만에 시민들과 오대양 육대주의 브리튼 지휘부는 촘촘하게 연결되어 실시간 정보의 혜택을 입은 반면, 반역 세력은 네트워크의 수혜로부터 완전하게 단절되어 정보의 공백 속에 내던져졌다.
불법으로 확보한 통신 방책들이 모조리 먹통이 되었다.
인터넷과의 접촉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막혔다.
특이하게도 정작 무력한 시민들은 아무런 혼란의 여파를 받지 않았는데 사이버 테러를 철두철미하게 준비한 해커 측은 물먹은 벙어리처럼 무력화되어 발만 동동 굴렀다.
한 명 한 명이 세기의 컴퓨터 과학자로 구성된 팀 수백을 거느린채 천수관음처럼 능수능란히 활용하는 지휘자를 얕본 탓이었다.
연방과 제국의 결전 때도 기술 격차가 승부 향방에 기여했건만, 지금의 제국의 기술력 및 정보력 우위는 그때의 수만배 이상이니 승부다운 승부가 성립할 턱 없었다.
이로 인해 구대륙에 포진한 전사들과 신대륙에 포진한 전사들은 서로 완전히 분단되었다.
대륙과 대륙, 바다와 바다 사이에서도 분단은 마찬가지였다.
작전 회의나 비상 대책 회의, 전황 공유 등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고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뉴스마저도 마인드 퓨리파이어를 보유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차단되었기에 정보력에 있어서 시민들보다도 못한 처지에 놓인 꼴이었다.
남은 건 독 안에 든 쥐 신세로 천천히 요리 당하는 일뿐이었다.
기존에 무슬림 전사들이 노리던 일차 목표는 적진의 수장인 황태자의 암살이 아니었다.
물불 안 가리는 그들도 그 일만은 절대 성사되지 못하리라 믿었다.
삼엄하기 그지없는 경계로 인해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한 채 처분되리라 예상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목표는 오히려 황태자가 자신이 맡은 권역인 구대륙 중부와 서부를 비우는 축제일에 황태자의 지휘 공백을 노려 구대륙 내부에서 취할 것을 취하는 것이었다.
그 목록은 아래와 같았다.
첫째는 황태자로부터 알라를 훼방하는 악마적 도구를 받은 배반자 중 정체가 드러났거나 어렴풋이 드러난 자를 심판하는 것.
둘째는 그리하여 악마의 선물들의 연합된 위력을 약화시키는 것.
셋째는 브리튼 내부에 거대한 혼란을 일으켜 사람들을 공포에 사로잡히게끔 유도하는 것.
넷째는 그 기회를 확대하여 무정부상태에 빠진 구역을 늘리는 것.
다섯째는 광기를 급속도로 확대하여 광란의 환경을 만들어내고 배교했던 무슬림들이 다시 복종의 굴레 아래로 끌어오는 것.
여섯째는 이를 통해 국가 붕괴를 위한 궐기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
일곱째는 혼란을 틈타 미리 블랙리스트를 확보해둔 유대인들을 제거하여 지구를 깨끗이 하는 것.
마지막 여덟째는 무슬림들 자신도 당위성과 개연성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바로 구 팔레스타인 지역을 핵폭발에 준하는 생화학, 방사능 테러에 휘말리게 하여서 영원토록 사람이 살지 못할 구역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었다.
그 소망의 기원은 그들 너머의 영역이었다.
팔레스타인 지역이 이미 세 차례의 세계 대전으로 폐허가 된 상태이며 거주하는 이도 대부분 아랍 주민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 계획은 딱히 무슬림들에게 유익이 된다기보다는 모종의 다른 존재의 유익과 연루된 것이었다.
아마도 그 누군가란 그 땅이 재활용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 존재이리라.
결론적으로 말하면 막상 뚜껑을 열고 판을 진행하였을 때, 이 과감한 여덟 계획 중 아무것도 무슬림이나 알라의 뜻대로 성취되지 못했다.
모든 시도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처참한 실패로 귀결되었다.
반격은 잔혹했고 가담자들과 공범자들은 뼈저린 대가를 치러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처음에 기대하지 않았던 한 가지는 하마터면 성공으로 이어질뻔 했다.
황태자의 암살.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노릇이었다.
그 총격은 원래 무슬림 형제들의 시나리오에도 없었다.
물론 그들 배후의 초승달의 영들의 시나리오 안에도 없었다.
황태자를 죽인다고 해도 당장 브리튼이 붕괴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차원의 손실이야 있겠지만, 그들의 체제는 유지될 것이다.
되려 그로 인해 발생할 반발은 이슬람의 과격한 멸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작전의 실패율도 100%에 가깝고 치러야 할 대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문자 그대로 우발적이고,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돌발 행동이었다.
일을 제대로 그르치게 할 우행 중의 우행이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시민들을 향한 계획적인 공격은 모조리 무효화된 반면, 막상 가장 중요한 적의 수장은 자기 몸의 방어에 성공하지 못했다.
아랫사람들은 높은 이부터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과 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났건만, 가장 떵떵거리며 몸을 사릴 것으로 예상했던 황태자는 총격을 당했다.
빗맞은 탓에 생명은 건졌으나 분명 부상을 입었고 팔과 옆구리의 상처로 쉬이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객관적으로 제삼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상황을 필시 이상하게 여겼어야 옳으리라.
최소한 위화감만이라도 발견했어야 했다.
불행히도 광기의 감정이란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고, 만취를 일으키는 포악함은 실수를 낳는 법.
무슬림들은 처음부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초승달의 영들은 알았을테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은 전쟁 개시 후 더는 지령이나 영감이나 계시를 주지 못했다.
결국, 구대륙에서 위대한 작전을 수행중이던 원리주의자들은 자신들이 황태자와 직접 겨루고 있음을 감지하지 못했다.
일단 아이언로드 알파는 스텔스 모드로 본체를 감춘 채 중앙 지휘만 담당하고 있었기에 그 존재를 알 수 없었고, 오로지 아이언로드 베타들만 전장을 누비는 중이었다.
해킹에도 실패했기에 당최 적의 지휘부에서 어떤 명령 체계가 가동 중인지도 알기 어려웠다.
그랬기에 이렇게까지 신속하게 브리튼의 제압 및 대응 작전이 가동될 줄은 그들도 상상하지 못했다.
최소한 피해만은 허용하리라고 기대했건만, 그 기대도 무참히 배신하였다.
반대로 별도의 양동 작전 및 비상 대응을 위해 신대륙 내부에 잠입했던 무슬림 세력은 사흘 간의 진압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충분한 행동을 취하지 못한 채 몸을 사렸다.
황태자의 분노가 두렵기도 했고 브리튼의 본체인 신대륙 한복판인지라 함부로 나설 용기도 없었다.
그들 나름의 계산도 있긴 했다.
어쨌건 적장의 신체에 상처를 입히는 데 성공했으니 그도 쉬이 섣부르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안전한 신대륙 쪽에 머무르면서 간접적인 지휘만을 하겠지.
테러가 창궐한 시국이니 표적이 될까 쉽게 반대편 대륙으로 이동하지도 못하리라.
그리고 세계는 워낙 넓으니 아무리 뛰어난 지혜자라도 지구 반대편의 일을 완벽하게 제어하기란 무리다.
즉 신대륙 쪽에 주둔하는 무슬림들로서는 알렉시스를 신대륙 안에 묶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유익이었다.
그 사이에 그자가 다스리던 구대륙은 그의 지휘권 부재로 인해 형제 무슬림들에게 유린될 것이며 손을 쓸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리라.
황태자를 죽일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이미 그 가능성은 사라졌다.
경계가 삼엄하게 강화되었으니 손을 쓰지 못하리라.
또 설령 그를 죽이는 데 성공한다고 쳐도 어차피 브리튼의 황제와 그 일가가 남아있으니 신대륙의 통치 체계에는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되려 잔인한 보복이 뒤따를 것이며 신대륙의 무슬림들은 더 빠른 속도로 진멸될 것이다.
또한 황가의 일원들을 노릴 경우, 이번에는 알렉시스의 복수가 따를테니 이 또한 당장 시도하기에 적절한 선택지는 아니었다.
훗날 전지적 관점에서 제삼자가 이날 일을 분석한다면, 신대륙에 주둔하던 원리주의자들의 소극적 대응은 상당히 유용할뻔했던 기회를 놓친 격이라는 평을 내리게 될 것이다.
우선 당시 일곱 척뿐이던 인류 전략 자산 아이언로드 베타는 모두 미리 지구 반대편 구대륙 쪽에 출두 중이었다.
고속 이동 중에는 기능이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들은 사흘만에 브리튼 본토 사정권 안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또한 상당수의 군 전력 역시 무슬림들의 신속 제압을 위해 구대륙 쪽에 집중되어 있었고 신대륙 쪽의 전력은 방어만 가능한 정도였지 적극적으로 공격하여 진압에 나설 수준은 아니었다.
승리의 향방이 결정된 사흘 이후로도 진압을 위해 몇 날이 더 소모되었음을 고려할 때 브리튼 본토 내에서 무슬림들이 형제들의 복수를 위해 거사를 치를 기회는 분명 있었다.
그 거사의 상당수가 막힌다고 하더라도 적게나마 일정 부분은 열매를 거두었으리라.
그러나 두려움과 불신에 빠졌던 적들은 용기를 잃었으며 보기 좋게 기회를 놓쳤다.
그 덕에 시간을 충분히 번 황태자는 안심하고 마음껏 적 본토를 토벌하여 모든 잔당을 포획할 여유를 얻었다.
신대륙에 숨어든 범죄자들은 2차 프로세스 종결 뒤에 여유롭게 잡아들여도 문제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신대륙 쪽 무슬림들에게 또다른 불행이 닥쳤는데, 이 불행은 알렉시스의 계산에서도 벗어난 일이었고 무슬림들의 기대는 더욱 잔인무도한 방식으로 배신하는 변수였다.
불신에 빠진 무슬림들은 뜻밖의 경로로 뒤늦게 진실을 접하게 되었고 그 결과 차라리 알지 못했던 것이 나았을만큼 더 비참한 결말로 자진하여 뛰어들게 되었다.
그 변수란 바로 브리튼 정규군이 아닌 세력, 곧 지극히 악명 높은 용병왕의 개입이었다.
이전회
45회 [1부] 45화. Hamas (10) |
다음회
47회 [1부] 47화. 용병왕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