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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85회 [2부] 6화. 이안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1.24 | 회차평점 0 0

 

 

 

*

 

 

 

 

 

 

 

 

어떤 자리가 고정석이라고 그 자리가 주목의 중심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이안이 에이스 오브 에이스에 등극했기 때문에 그가 빛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는 왕좌가 이안 블레이크라는 존재의 후광에 힘입어 비로소 반사체로서 의미를 갖는 것이다.

 

 

다른 인간이 그 자리에 앉는 즉시 그것은 가치를 잃은 껍데기로 전락하리라.

 

 

 

 

 

최소 수억의 브리튼 시민들이 올해도 그 화려하고 찬란한 얼굴에 찬탄했다.

 

 

자신이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트로피를 한 치의 집착이나 욕망도 없이 유유이 거둬가는 승자의 여유로움.

 

 

그는 상급이나 자랑거리를 ‘애써서 취해야 할’ 집념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저 상과 칭찬이 알아서 그를 맹렬히 쫓아올 뿐이었다.

 

 

마치 왕께 간택받고 싶어서 안달이 난 여인들처럼.

 

 

바로 그러한 그의 특성이 그를 더욱 매력적이고 고귀한 존재로, 누구도 감히 넘보기 힘든 드높은 산처럼 만들었다.

 

 

 

 

 

 

 

 

‘저 사람 속에는 수만 명 이상의 위대한 인생이 꿈틀거리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평가했다.

 

 

배우 이안의 연기력은 그렇게밖에는 해설할 방도가 없었다.

 

 

세상의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이해의 깊이로 한 인생을 온전히 해석하고 통달하고 소화하고 창조해내는 능력은 그만 소유한 권능이었다.

 

 

 

 

 

심지어 이 같은 이해력과 해석력이 어느 한 카테고리의 인생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스펙트럼의 인간 군상에 적용되었다.

 

 

연기자로서의 이안은 극과 극의 모든 영역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

 

 

극한의 빈곤한 자부터 모든 것을 소유한 자까지,

 

 

순수하고 완전한 성자부터 광기를 초월한 악마의 현현 같은 악당까지,

 

 

종에서부터 자유인까지, 정상에서부터 나락까지, 평면적인 인물부터 수많은 입체성을 소유한 다각의 인물까지,

 

 

그가 창조해내지 못하는 인생은 없었다.

 

 

 

 

 

어떤 이들은 또한 이렇게도 평하였다.

 

 

 

 

 

‘이안은 배우인 동시에 본인 스스로 완전체 작가 그 자체이다.’

 

 

 

 

 

흔히 연기자는 2차 예술가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원작과 시나리오를 빚어낸 자들의 의도를 반영하고 모방하는 것이 사실 대부분의 연기자들의 한계이다.

 

 

간혹 소수의 재능 있는 배우들은 독창적 색채를 배역 위에 덧입히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 그 자체를 마음껏 지배하고 창작해내는 경지에 이르는 존재는 근현대사 전체를 통틀어 이안 한 명뿐으로 전무후무하다.

 

 

 

 

 

그는 작품을 지배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값이나 권력을 오남용할 필요가 없었다.

 

 

항상 자연스레 자신의 의도를 담아 표현해내기만 하면 나머지는 그의 의지대로 흘러갔다.

 

 

작품의 본질을 작가 자신보다도 몇 배 이상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천부적 능력을 소유한 덕이었다.

 

 

일단 이안의 페이스에 빨려들어간 작가와 감독과 편집자는 저도 모르게 이안이 발산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휘말려 자신의 인지력을 벗어난 영감을 얻곤 했다.

 

 

그 과정에서 처음 의도와 전혀 다른 형태로 작품이 거듭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 변화는 처음의 계획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위대한 모습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안은 또한 작품 속에서 자기 자신의 막대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동시에 다른 이들의 존재감과 잠재력을 견인해내는 마중물로서의 능력도 소유했다.

 

 

보통 워낙 탁월한 대배우 앞에 서면 보통의 배우들은 힘을 잃기 마련 아니던가.

 

 

그러나 기이하게도 이안의 세계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태양 앞에 선 반딧불이들이 존재성을 잃는 것이 아니라 되려 햇빛을 반사하는 반사체가 되어 더욱 찬란한 불빛으로 타올랐다.

 

 

결과적으로 그가 자아낸 오케스트라는 한 작품을 연료 삼아 하나의 강렬한 폭발로 장엄하게 승화하였고 수많은 사람들의 혼과 넋을 빼놓았다.

 

 

 

 

 

아울러 그는 후배들의 재능을 개화해내는 궁극의 멘토이기도 했다.

 

 

재능이 지나치게 넘치다 보니 그것을 타인에게 흘려주기라도 하는 것일까?

 

 

실제로 그를 만난 이후 무명 배우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등극한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아무런 외적 개입 없이 오로지 연기력과 개성의 개화를 통해서만 말이다.

 

 

 

 

 

‘그렇다면 이안 블레이크라는 인간을 빚어낸 창작자는 누구인가?’

 

 

 

 

 

많은 이들이 이런 의문을 품었다.

 

 

아무리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천재라고 해도 배움의 과정은 거쳐야 하지 않겠는가.

 

 

한 위대한 재주꾼을 완성시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주변인들의 노력이 필요한가.

 

 

특히나 예술의 영역이라면 마찰과 경험과 교류를 통한 연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안의 역량이 어찌 완성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솔직히 이것은 상상력의 한계로 인함이었다.

 

 

인간 세계의 협소한 그릇이 그런 거인을 담아내었을 것이라고는 머릿속에서 그려지지 않았다.

 

 

 

 

 

그보다는 정말 어떤 위인들의 유령이 그의 안에 빙의되었다고 치부하는 편이 논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더 납득이 되었다.

 

 

군인의 혼이, 정치가의 혼이, 과학자의 혼이, 전사의 혼이, 불운한 인생의 첩자의 혼이,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혼이, 그 외에 온갖 군상의 혼들이 이안의 소환술에 힘입어 그의 몸 속에 결합되기라도 한 것은 아닐까?

 

 

사실 이안을 배우보다는 영매의 카테고리에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본인이 들으면 대단히 불쾌한 평가이겠지만, 정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어쩔 수 없었다.

 

 

 

 

 

 

 

 

여하튼 카메라와 플래쉬의 세례를 잔뜩 받으며 오늘도 이안은 미련 없이 정상의 왕좌에서 발걸음을 뗐다.

 

 

그는 대중을 상대로 인지도를 쟁취하는 일에도 별 관심이 없었고 팬들을 자신의 어항에 가둬두는 일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인기가 많으면서 인가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소통과 메시지 전달에 영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직책과 소명이 메시지 전달이라고 믿었다.

 

 

대중을 오도하는 아젠다 생산자들의 꼭두각시로서가 아니라, 주체적이고 정직한 메신저로서의 역할이 그의 사명이었다.

 

 

그가 연기 인생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일을 위함이었다.

 

 

 

 

 

창작자의 술수가 아닌 자신의 사상대로 문화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려면 그 자신이 창작자들의 권능을 압도하고도 남을 매력을 소유해야 했다.

 

 

이안이 압도적인 재능을 지니고도 뼈를 깎는 수련으로 스스로를 완성시킨 것은 바로 그 일념 때문이었다.

 

 

결코 PD들이나 감독들이나 작가들의 술수에 멋대로 놀아나지 않으리라.

 

 

오히려 그들이 지닌 ‘대중 선도의 권한’을 자신의 손에 쥐리라.

 

 

이것이 이안의 장대한 야심이었다.

 

 

 

 

 

 

 

 

근사한 정장 차림의 이안은 시민들에게 축하와 축복을 전한 뒤 기자들과의 대면의 자리로 내려왔다.

 

 

안목이 빼어난 그는 미리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자들을 분석의 눈으로 분별한 뒤 그들만을 선별하여 자신과의 미팅을 허락하였다.

 

 

그렇게 대중이 눈과 귀를 빼앗길, 이안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계통의 언론사에서 파견된 기자들이 신중하게 질문거리를 고민하였다.

 

 

사냥개처럼 물어뜯고 마구 던져대기를 좋아하는 게 기자들의 본능적 약점이라지만, 이 강렬한 아우라의 비범한 남자 앞에 서니 감히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고심 후 그들은 이안에게 잘 선별된 좋은 질문들을 제시하였다.

 

 

 

 

 

 

 

 

 

 

 

*

 

 

 

 

 

Q. 에이스 오브 에이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미 수상 소감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짧게 국민들을 향해 인사를 부탁한다.

 

 

 

 

 

A. 우선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과 우리를 둘러싼 하늘을, 그리고 우리 안에 영혼을 지어주신 창조주께서 영광과 감사를 받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몸을 사랑하고 믿어준 시민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나 나라는 미약한 존재가 우상의 자리에 앉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신께서 우리 개개인의 영혼을 자유로운 혼으로 창조해주심을 감사하며, 또한 그의 가치와 법령과 섭리 위에 언약을 지으시고 그 언약을 기초석으로 삼아 이 땅의 조국인 브리튼 제국을 탄생시키심을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 혈육과 마찬가지인, 자랑스럽고 용맹스러우며 신의로 충만한 시민들에게도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그대들이 어느 혈통, 어느 지역에 속했건 그대들은 같은 마음으로 연합된 가족들이다.

 

 

 

 

 

Q. 지금 이 순간 가장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A. 먼저는 부모님과 기쁨을 공유하고 싶다. 사정상 그분들의 존함을 여기서 부를 수는 없지만, 내일 당장 그분들의 품에 달려가 자랑스레 안기고 싶다. 그분들은 비록 내가 배우로서의 인생을 택하는 것을 반대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신실하게 나를 사랑해주셨다. 아마 때가 되면 그분들도 내가 받은 부르심의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Q. 당신은 무려 그 이안 블레이크 아니던가. 연기자에 속해 있기에 당신이 빛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속해있기에 연기자라는 집단이 영광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부모님과 진로 선택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었다니, 아무래도 부모님께서 당신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것이 아닌가?

 

 

 

 

 

Q. 여기서 호기심에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틀림없이 부유하고 유력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고 있다. 그 소문이 사실인가? 너무도 신비주의적 베일에만 싸여 있다보니 낭설들이 빗발치고 있다. 당신의 가문에 대해, 식구들에 대해 조금만 알려줄 수는 없겠는가?

 

 

 

 

 

A. (웃음) 미안하지만 가끔은 적절한 때가 이르기 전까지 아름다운 비밀의 장막 뒤에 무언가를 숨겨두는 편이 모두의 덕을 세우는 데 유익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어떤 사실을 감추는 이유가 항상 그것이 추악함이나 부끄러움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을 깜짝 놀래주기 위해 일부러 숨기는 경우도 있다. 나는 시민들과 팬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나에 대한 비밀의 영역을 하나쯤은 두고 싶다.

 

 

아주 조금 진실의 일부만을 들춰내자면, 내가 속한 가정은 분명 아름답고 훌륭하며 모두에게 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난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대 나는 내 멋진 가족들과 비교하여 부족함이 많다.

 

 

이 자리를 빌려 내 훌륭한 형제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들의 지원과 응원이 나에게는 늘 커다란 격려가 되었다. 여동생과도 이 영예의 기쁨을 나눈다. 그리고 큰형에게도. 그는 지금의 배우로서의 내가 완성되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아끼지 않은 은인이다.

 

 

 

 

 

Q. 설마 형제들도 당신만큼이나 미남인가?

 

 

 

 

 

A. 주변 사람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미(美)란 주관적인 것 아니겠는가.

 

 

 

 

 

Q. (웃음) 질문을 전환하겠다. 다소 도발적인 질문일수도 있겠지만, 당신의 얼굴과 연기력은 인정하되 당신의 가치관에 대해서는 약간 거슬림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종종 자주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당신은 연예계의 주류 목소리와는 달리 브리튼 제국의 건국 이념과 의의를 공개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긍정한다. 솔직히 연예계는 다소 반 브리튼적 정치 성향이 짙지 않던가. 브리튼을 제국주의자로 표현하고 민족들의 주권을 찬탈한 압제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이도 많다. 반면, 당신은 모두가 은연 중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때 노골적으로 브리튼의 역사적 의의를 높게 평가한다. 당신 정도의 영향력이 되니까 감히 그럴 용기가 난 것이겠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종교의 자유 논란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도, 특정 정치인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당신은 유독 주류 연예계와 대립을 세우는 일이 잦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게 당당할 수 있어서 멋지다고도 생각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굳이 그렇게 분쟁으로 감정을 소모해야 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오늘날의 사람들의 기류는 바뀌었다. ‘브리튼의 기치 아래서의 세계’가 아닌 ‘그 자체로서의 세계 연합’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시류이다. 과거 브리튼의 역사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늘고 있다. 황제와 황태자의 능력이야 인정하지만 황가의 어두운 그림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솔직히 주류에 거스르는 것이 두렵지 않던가? 인기를 잃어버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안티팬들에게 질타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이안 블레이크로서 당신은 솔직히 잃을 것이 너무도 많지 않은가?

 

 

 

 

 

이안은 이 대목에서 피식 웃었다.

 

 

그는 조금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은 채 거뜬히 받아쳤다.

 

 

 

 

 

 

 

 

A. 바로 그렇게 도발적인 질문을 건낼 수 있는 것은 ‘자유’라는 가치를 지켜내었기 때문이다. 가장 권위가 높은 황가를 향해 건방지고 경솔하게 들릴 수 있는 발언을 자유로이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세상. 그것을 위해 누가 헌신했었는지, 편견을 내려놓고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한 번 고민해보길 바란다.

 

 

황실은 자신보다도 높은 권위인 ‘신’을 인지했다. 또 그분의 언약 아래 자발적으로 복종하였다. 신께서는 각 인간에게 영혼의 자유를 주셨고 동시에 삶이 끝난 이후에 그분 앞에서 개별적으로 회계보고를 해야 할 책무를 주셨다. 브리튼 황가는 그 고귀한 권한 앞에 감히 끼어들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감히 창조주와 개개인의 엄숙한 회계보고 책무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됨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브리튼 황가는 인류에게 선물된 그 자유를 지켜주기로 약속했다. 나 이안 블레이크는 배우이기 이전에 브리튼의 시민으로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명예롭게 생각한다.

 

 

이 명예 위에 기꺼이 침을 뱉는 자들이 여럿 있다는 사실을 나도 안다. 놀랍게도 제국의 건국 질서는 이러한 자들을 향해서마저도 평등한 자유를 허락하였다. 놀랍게 여겨지지 않는가?

 

 

이것은 혹자가 말하듯이 유물론적으로 저절로 발생할 수 있는 류의 윤리가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며 또 그 희생을 따를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그 희생이란바로 신의 희생이며, 그 희생을 따를 용기란 그 제자들의 용기라고 말하고 싶지만 굳이 반복하지는 않겠다. 그 사실을 믿지 않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이 사실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유란 공짜가 아니다. 그리고 근대사 속에서 브리튼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그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였다.

 

 

 

 

 

인터뷰를 빙자한 이안의 논변은 청산유수처럼 계속 이어졌다.

 

 

 

 

 

A. 질문에 하나씩 답변드리도록 하겠다.

 

 

첫째, 나는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나 삿대질이나 비판은 두렵지 않다. 인기라는 것이 아무리 많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후일 역사와 진리 앞에서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다면 그 인기란 바람 앞의 연기와도 같을 것이다. 나는 시민들 모두를 사랑하지만 그들의 선망을 내 양식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둘째, 정말로 ‘브리튼의 기차 아래에서의 세상’보다 ‘그 자체로서의 세계 연합’이 개혁이요 혁신이요 진보일까? 그렇게 믿는 이들에게 도전을 던지고 싶다. 인류의 연합은 항상 선한 가치를 향한 짓밟음과 어리석은 오판을 낳아왔다. 만일 아무 제약 없이 하나된 힘을 얻는다면 인간은 탑을 쌓아 하늘에 오르려는 실수를 재차 범하게 될 것이다.

 

 

브리튼의 기치 아래에서의 세계, 그것이 허락된 이유는 간단하다. 오로지 그 방법을 통해서만 인류가 급속한 타락 없이 하나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으로 규합된다면 우리는 실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브리튼의 뿌리가 된 민족이 특별히 우수해서가 결코 아니다. 황가가 도덕적으로 우월한 집단이어서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니다. 브리튼의 정치적 시스템이 특별한 탁월성을 내포해서도 아니다.

 

 

단 하나, 크리스토프 대제가 신과 맺은 언약이 갖는 특수성, 브리튼의 기초가 된 그 기초석의 특이성으로 인함이다. 히브리인들의 언약과 더불어 ‘새 언약’의 가지 중 하나가 된 우리의 언약은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우리 세대의 일반 은총이다.

 

 

우리는 그 언약을, 정확히는 그 속에 담긴 가치관과 도덕을 긍정한다. 그것을 부정하고 도전적으로 탑을 세웠던 이들이 있었다. 거룩한 전통을 지우고 인간의 혁명을 꾀했던 자들이 있었다. 공산주의자들이 그러했다.

 

 

그들의 연방이 차지했던 세계의 반쪽이 어떠했는가? 사람이 만든 유토피아와 신으로부터 받은 선물, 둘 중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미 브리튼 제국과 커뮤니스트 연방의 대립이 보여주지 않았는가. 나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셋째, 나는 황가에 씌우진 오명 중 대부분이 거짓으로 날조되거나 부풀려진 것이라고 판단한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철저히 역사적 사료에 근거해 내린 판단이다. 미안하지만 브라이틀란트 황가는 제국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그 어떤 국가도 이익을 위해 취했던 적이 없다. 오로지 정당방위의 결과로서 유익과 힘을 얻었을뿐이었다.

 

 

더 중요하게는 그들의 맺은 열매가 그들의 진실성을 증명해준다. 현 세계의 모든 지역이 3차 대전 이전보다 몇 배 이상의 부강함을 이루었다. 그리고 브리튼은 시민들에게 개인의 자유와 영혼의 자유를 계승해주었다. 이 공급에는 민족과 지역의 경계가 없었다.

 

 

 

 

 

그 이외에 여러 정치적 논점들에 대해 거론을 해주었지만, 굳이 내가 여러 말을 들어 해명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였다. 그저 열매를 보고 판단하라는 대답을 다시금 돌려드리고 싶다.

 

 

난민 문제? 환경 문제? 이슬람 문제?

 

 

여러분이 어떻게 믿건 자유이다. 단지 감정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브리튼 제국 지도자의 결정과 판단이 지금은 어떤 결실로 이어졌는지를 냉정하게 보기를 권한다. 그러면 누구의 말이 옳았는지를 쉽게 분별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판단은 아니지 않은가.

 

 

 

 

 

 

 

 

어찌 보면 정치꾼들과 선동꾼들의 역린을 건드릴 수도 있는 도발적인 발언들.

 

 

이안은 용기가 넘치는지 겁을 상실한 것인지 마음껏 제 할 말을 하였다.

 

 

허나 그의 평소 태도가 늘 이러하였기에 시민들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다.

 

 

 

 

 

이안 블레이크는 그래도 된다.

 

 

 

 

 

그가 가장 찬란히 빛나는 스타가 된 것은 순전히 자신의 실력으로 인함이다.

 

 

더욱이 보통의 연예인들과 달리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사람이다.

 

 

도덕적으로도, 성품으로도, 성실함으로도, 흠을 하나 잡을 수 없다.

 

 

그러므로 그는 고작 하찮은 도전이나 시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안이야말로 바로 ‘공고한 실력’이야말로 사상을 자유로이 펼칠 특권이라는 원리의 대표적인 산 증례였다.

 

 

 

 

 

예명, 이안 블레이크.

 

 

본명, 이안 이즈카르 브라이틀란트.

 

 

세일린 황후의 다섯 번째 아들이자 귀한 손가락.

 

 

그리고 알렉시스 황태자의 이복동생이자 히든카드 중 하나.

 

 

 

 

 

이안이 연예계에 시류에 저항해 이 역할을 맡은 것은 황제 부부의 뜻도, 황태자의 뜻도 아닌, 오롯이 자기 자신의 신념으로 인함이었다.

 

 

 

 

 

황제 부부는 젊은 아들이 연예계에 뛰어들어 정신적으로 상처 입을 것을 염려하였고 그의 진로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었다.

 

 

반대로 황태자는 동생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꿈이 현실화되도록 그 싹 위에 물을 주었지만, 동시에 동생이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이안은 이런 이들의 애정에 자기 방식으로 응답하고 보답했다.

 

 

 

 

 

이 일을 위해 그는 영향력을 얻었고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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