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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94회 [2부] 15화. 생일 (3)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2.17 | 회차평점 0 0

 

 

 

*

 

 

 

 

 

보는 눈이 적어지면서 확실히 엄숙했던 공기도 많이 홀가분해졌다.

 

 

황족의 위엄, 위계질서, 공적 위치 등을 머릿속으로 계산해야 했던 점심 때의 연회와 달리 이제는 보다 더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황자들은 이제야 살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느슨하게 근육의 긴장을 풀었다.

 

 

브리튼 황실은 확실히 이런 면에서 다른 귀족적 가문들보다는 나았다.

 

 

세상에서 가장 체통을 철저히 신경써야 하는 가문임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가정 안에서는 불필요한 옥죔이 없는 편이다.

 

 

인생사에 필수적인 가치관 교육과 책무를 위한 훈육 정도를 제외한다면.

 

 

그 밖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고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를 수 있는 등 매우 민주적인 질서가 지배적이었다.

 

 

 

 

 

특별히 가문의 장자이자 차기 가주는 이런 면에서 더욱더 열린 편이었다.

 

 

그는 심지어 동생들이 자신을 황태자 전하라고 부르는 것조차 싫어했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부터 동생들을 업어 키우다시피 해서 그런 것일까.

 

 

아직은 신하라기보다는 키워야 할 아이들로 보이는 모양이다.

 

 

 

 

 

“형, 보고 싶었어.”

 

 

 

 

 

아이처럼 안겨대는 덩치 큰 근육남의 정체는 혹독하기로 유명한 장교.

 

 

전직 용병왕으로 악명을 떨쳤던 랜슨은 알렉시스 앞에서 대형견처럼 엉겨붙었다.

 

 

큰형은 못말리는 동생을 귀여운 레트리버를 다루듯 쓰다듬었다.

 

 

 

 

 

“네가 나랑 가장 자주 보는 편 아니었니?”

 

 

 

 

 

“그래도.”

 

 

 

 

 

“어휴, 여전히 어리다니까.”

 

 

 

 

 

밑에서 훈련받는 특수군 군단원들이 저 광경을 본다면 경악했겠지.

 

 

랜슨 준장 속에 이중인격체가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인가 하고 의아해하겠지.

 

 

하지만 알렉시스는 이것이 동생의 순수한 원래 모습임을 알았다.

 

 

 

 

 

“요새 근육량이 더 는 것 같네. 이러다 인간 신체의 극한을 보겠어.”

 

 

 

 

 

“형쪽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근무하는 데 운동 시간이 있긴 해?”

 

 

 

 

 

“뭐, 매일 두 시간씩은 규율적으로 하지.”

 

 

 

 

 

참고로 운동하는 와중에도 근무와 공부와 연구는 놓지 않는 알렉시스였다.

 

 

최근에는 그를 도와줄 새로운 강인공지능 부대가 창설된 덕에 운동은 물론이고 샤워하는 도중에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여하튼 형으로서 보기에도 아우의 인체는 여러모로 신비였다.

 

 

육체 한정으로는 자신에 버금가는 재능덩어리랄까.

 

 

저러다 퇴역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아얏.”

 

 

 

 

 

갑작스레 랜슨은 큰 몸을 움츠리며 옆구리를 짚으며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예리한 통증이 피부 쪽에서 발생하였다.

 

 

정확하게 그의 약점을 짚어낸 누군가가 그의 예민한 옆구리를 꼬집은 것이었다.

 

 

 

 

 

상대의 정체를 눈치챈 랜슨은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반면, 알렉시스는 동생이 엄살을 부리건 말건 온화한 미소를 그대로 유지했다.

 

 

랜슨의 커다란 등 뒤에 가려진 상대가 누구인지 알렉도 알았다.

 

 

 

 

 

“그만 가서 아버지랑 어머니나 모셔 오셔, 근육덩어리.”

 

 

 

 

 

“이게 정말!”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딱 현실남매의 정석이었다.

 

 

랜슨은 도도하게 팔짱을 낀 금발의 귀티 나는 영애를 노려보았다.

 

 

군인으로서 적을 노려보는 눈빛과는 전혀 다른, 철없는 천둥벌거숭이가 심술 부리는 모양새였다.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알렉시스는 피식 실소하였다.

 

 

 

 

 

“오라버니께서 피곤해하시는 데 눈치도 없이 그렇게 엉겨붙어야겠니?”

 

 

 

 

 

“형 체력이 너처럼 빈약한 줄 아냐.”

 

 

 

 

 

“정신적인 부분 말이야. 오늘 오라버니께서 한 분 한 분 초청객들을 다 맞아주신 것 못 봤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아니란다.”

 

 

 

 

 

한 마디도 밀리지 않고 쏘아붙이는 고고한 인상의 미녀.

 

 

체격이 두세 배는 더 될 듯한 랜슨도 기싸움에서 그녀를 이기지 못했다.

 

 

가녀린 고양이 커다란 사냥개의 콧잔등에 펀치를 날리는 꼴을 보는 듯했다.

 

 

 

 

 

“난 괜찮아.”

 

 

 

 

 

자애롭고 온화한 목소리로 두 사람을 말려 세우는 맏형.

 

 

 

 

 

황족답지 않게 현실 남매처럼 다투던 두 사람이 무안해하며 멈춰섰다.

 

 

랜슨은 토라진 표정으로 입술을 비죽이며 마지못해 슬쩍 물러났다.

 

 

그리고 아델바이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수줍어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간 강녕하셨나요, 오라버니?”

 

 

 

 

 

그녀는 귀족스러운 예법으로 상냥히 알렉시스 앞에서 안부 인사를 하였다.

 

 

우아하게 차려입은 모습과 대륙 제일의 미녀라 불리기 합당한 미모가 고고한 자태에 힘입어 더욱 화사하게 빛났다.

 

 

 

 

 

“오늘 얼굴을 뵙게 되어서 정말 기뻤어요.”

 

 

 

 

 

“아델, 잘 지냈니. 오빠도 오랜만에 너를 보게 돼서 기쁘네.”

 

 

 

 

 

알렉시스는 남동생들을 대할 때와는 또다른 자상한 태도로 웃었다.

 

 

그는 상냥히 여동생의 손등에 입맞춤으로 배려를 표했다.

 

 

다른 오빠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멋진 큰오라버니의 실물과 접한 아델바이스는 수줍음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언제 봐도, 어쩜 저렇게 멋있으실까.’

 

 

 

 

 

동경의 대상이 앞에 있을 때면 요조숙녀가 되는 아델바이스.

 

 

그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어진 랜슨은 우웩하는 시늉을 하며 혀를 찼다.

 

 

형 앞에서만 어쩜 저렇게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을까.

 

 

형도 저 말괄량이의 진정한 실체를 보아야 할 텐데.

 

 

 

 

 

여하튼 하나뿐인 황녀에게 있어서 알렉시스는 동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상적인 오라버니이자 가장 우러러보는 롤모델이었다.

 

 

어쩌면 배다른 오빠이기에 다른 동복형제들과 달리 현실적 존재보다는 이상적인 존재로 멀게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다.

 

 

말하자면 판타지의 실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알렉시스라는 인간 자체가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이니 어쩌겠는가.

 

 

 

 

 

알렉시스는 20분 이상 여동생의 말을 받아주며 친절히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흡사 모르는 이가 곁에서 보면 맞선이라도 진행되는 줄로 알 정도로 나긋나긋하고 간질간질한 분위기가 흘렀다.

 

 

남동생들 앞에서는 편안하고 허울없는 자태를 보이던 알렉시스도 여동생에게는 늘 브리튼에서 가장 훌륭한 신사다운 매너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래, 나중에 언제 한 번 오빠랑 같이 식사 시간이라도 가지는 건 어떻겠니?”

 

 

 

 

 

“저, 저야 영광이죠.”

 

 

 

 

 

“부담갖지 말고. 내가 너무 바쁘다고 잘 못 챙겨준 것 같아서 미안해서.”

 

 

 

 

 

아델바이스는 얼굴을 붉히며 기쁨을 속으로 감추었다.

 

 

 

 

 

 

 

 

바로 그때.

 

 

눈치 빠르게 어떤 얼굴들을 발견한 알렉시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정말 얼굴보기도 힘든 녀석들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챙겨줘야 하지 않겠나.

 

 

 

 

 

“에쉬튼! 에드윈!”

 

 

 

 

 

구석에서 찌그러진 채 주목을 피하려고 했던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

 

 

그들은 몰래 도망가려고 주변의 눈치를 보았다.

 

 

아무래도 황족 한 가운데서 이목을 끄는 것은 질색이었다.

 

 

하지만 알렉시스는 그들의 소원을 순순히 이뤄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으윽, 저 양반이!’

 

 

 

 

 

흑갈색 머리의 중간 체격의 청년은 당황하여 움찔하였다.

 

 

그러나 몇 초만에 커다란 근육질 몸이 그를 꽉 붙들어 안았다.

 

 

 

 

 

“꾸엑!”

 

 

 

 

 

엄청난 완력에 질식된 에쉬튼은 호흡곤란으로 죽는 소리를 내었다.

 

 

 

 

 

“이 녀석! 형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인사도 안 하고!”

 

 

 

 

 

“우왁! 형님! 제발 이거 좀 놓으시고!”

 

 

 

 

 

“하하.”

 

 

 

 

 

기분이 좋았는지 깎은 수염 때문에 거칠거칠한 볼을 상대의 이마에 갖다 대기까지 한 황태자.

 

 

넋이 나간 에쉬튼은 ‘누가 나 좀 살려줘’ 하며 눈치를 사방으로 보냈지만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다.

 

 

그의 과도한 동생 사랑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아, 어째 피지컬이 저번보다 더 발달했냐. 죽겠네.’

 

 

 

 

 

해탈하는 마음으로 포기한 에쉬튼은 넝마가 되어 흐느적거렸다.

 

 

그제야 동생의 상태를 알아차린 알렉시스는 에쉬튼을 놓아주었다.

 

 

 

 

 

“형한테 보고서만 올리지 말고 안부 전화라도 자주 해주면 안 되겠니. 만날 공식 문서로만 마주하자니 너무 정이 없잖아.”

 

 

 

 

 

“노력해볼게요.”

 

 

 

 

 

“말도 좀 편하게 하고.”

 

 

 

 

 

당신 같으면 할 수 있겠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자 앞에서.

 

 

에쉬튼은 마음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여간 쓸데없이 부담스러운 양반이다.

 

 

 

 

 

“아, 에드윈, 너도 도망가지 마렴.”

 

 

 

 

 

은근슬쩍 자리를 피하려던 에드윈의 발걸음이 움찔 멈춰세워졌다.

 

 

흑발벽안의 장신의 미남은 뻣뻣하게 굳은 채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나 무자비한 그 품은 그라고 해서 봐주지 않았다.

 

 

강력하고 잔인한 ‘우애의 포옹’의 시간이 이어졌다.

 

 

 

 

 

“끄억.”

 

 

 

 

 

에드윈도 꽤 단단하게 다져진 몸이라지만 역시 피지컬 차이는 상당했다.

 

 

그 압력에 순간적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듯한 착각이 느껴졌다.

 

 

물론 알렉시스는 힘 조절을 잘하는 남자였기에 정말 부러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아프기만 매우 아플 뿐.

 

 

 

 

 

“우리 착한 동생, 왜 점심 때는 안 보였니. 형이 너 없어서 걱정했단 말이지.”

 

 

 

 

 

“…….”

 

 

 

 

 

차마 대답하지 못한 채 함구하는 에드윈이었다.

 

 

알렉시스는 대답을 듣지 않고도 동생의 심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는 있었다.

 

 

부담스러웠겠지, 황가의 일원이라는 무거운 명예와 울타리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드윈이 겉돌도록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도리어 그럴수록 더욱 품어주어 마음을 열도록 유도할 작정이었다.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형은 네가 보고 싶었을뿐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네 의지를 억지로 꺾을 필요는 없어. 너는 한 집의 부속품이 아니라 한 명의 소중한 인간이잖아. 내게는 가족이기도 하지만.”

 

 

 

 

 

알렉시스는 곱상한 동생 얼굴의 두 뺨을 살살 주물거리며 귀여움을 표했다.

 

 

에드윈은 저항하는 것이 의미없음을 알았기에 얌전히 당해주었다.

 

 

 

 

 

 

 

 

그 모습을 구경하며 랜슨이 아델바이스에게 말했다.

 

 

 

 

 

“왜 형한테는 나한테처럼 철없다고 말하지 않는건데?”

 

 

 

 

 

그러자 눈에 콩깍지가 끼인 아델바이스는 너무 당연하다는 투로 답했다.

 

 

 

 

 

“자애롭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것이지. 누구처럼 아이같은 게 아니라.”

 

 

 

 

 

랜슨은 어처구니가 없어 혀를 찼다.

 

 

 

 

 

 

 

 

한편 형제들이 모여 회포의 시간을 나누는 가운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인상의 인물이 하나 나타났다.

 

 

그는 공손히 황태자에게 예를 다해 고개를 숙였다.

 

 

 

 

 

“황태자 전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자 알렉시스는 한쪽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손을 내저었다.

 

 

 

 

 

“이런, 펠렌드로크, 형한테는 그렇게 부담스럽게 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니.”

 

 

 

 

 

“하지만 이것은 마땅히 존중받을 분께 드려야 할 예일 따름입니다.”

 

 

 

 

 

“조금은 서운하네. 가족끼리만 있을 때는 달랐으면 좋으련만.”

 

 

 

 

 

아쉬워하는 알렉시스의 표정을 읽어낸 흑적발의 귀공자스러운 남자.

 

 

예리하고 이지적인 인상의 그 남자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형님.”

 

 

 

 

 

“고마워, 펠렌드로크.”

 

 

 

 

 

알렉시스의 얼굴에 의미를 알기 어려운 묘한 미소가 스쳐갔다.

 

 

잠시 후 그는 가벼운 포옹으로 상대에게 답레하였다.

 

 

펠렌드로크도 아주 잠깐 에드윈과 에쉬튼처럼 엄청난 압력에 ‘헉’ 소리를 낼 뻔 했으나 워낙 적응된 데다 포커페이스가 잘 발달한 인간인지라 두 동생처럼 체통을 무너뜨리진 않았다.

 

 

 

 

 

“아버지 곁에 네가 있어서 든든하네.”

 

 

 

 

 

“더욱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과로 증명하겠습니다.”

 

 

 

 

 

“꼭 최고가 될 필요는 없어. 너무 부담갖진 마. 그리고 오늘은 일 이야기로 근심 시키고 싶진 않으니까.”

 

 

 

 

 

알렉시스는 신뢰의 표시로 동생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다만, 그것이 정말 깊숙한데서 우러나오는 신뢰인지 아닌지는 조금 모호했다.

 

 

직감적으로 알렉시스는 뭔가를 느꼈던 것일까?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직감을 노골적으로 표현치는 않았다.

 

 

 

 

 

 

 

 

“생일 축하해, 형.”

 

 

 

 

 

이번에는 회색머리의 미남자, 유명 배우 이안이 손을 내밀었다.

 

 

알렉시스는 흡족해하는 표정으로 동생과 악수하였다.

 

 

오프라인에서보다는 스크린에서 자주 보이던 동생의 얼굴.

 

 

과연 스크린은 그 아름다움의 반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고마워, 이안.”

 

 

 

 

 

알렉시스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열두 동생을 바라보며 만족스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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