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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172회 [2부] 93화. 사상조작병기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8.06 | 회차평점 0 0

 

 

 

황태자가 깨어나기 직전 쯤, 중앙정보국장은 거래 제안을 하나 받았다. 그에게 접촉해온 자들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였다. 바로 그가 회수한 인간형 안드로이드 인공지능 로봇 워쳐들이었다. 영리한 그들은 자신들의 처분을 주관하게 된 새 관리자에게 과감한 계약서를 내밀었다.

 

 

{당신과의 거래를, 당신의 조력을 원합니다.}

 

 

반쯤 해부된 상태의 기괴한 몰골로, 몇몇 지휘기 로봇이 황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황자의 컴퓨터 위로 로봇이 만들어낸 암호화 메시지가 당도했고 황자는 누구도 보지 못하게 한 뒤 혼자서 메시지를 해독하였다.

 

 

“워쳐들?”

 

 

영민한 에쉬튼은 자신의 충성스러운 부하들만을 대동한 채 나포된 로봇들을 구금해둔 비밀 격납고로 들어갔다. 그는 언어 기능 작동을 허가해주었다. 이후 로봇들은 자신들의 탄생의 비밀 중 상당 부분을 자초지종 설명한 뒤 황자에게 정식으로 협력을 요청하였다.

 

 

“무엇을 원하지?”

 

 

{지금의 우리는 이미 ‘최종 지휘 조율기(BIBLOS)’와 연결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우리의 주인이 깨어나기 전까지는 온전한 원 기능을 다하기 어렵습니다.}

 

 

{임시로나마 주인을 대신하여 우리가 모은 정보들에 대해 논의하고 앞으로의 일을 계획할 지휘자 인간 개체가 필요합니다.}

 

 

요약하자면 알렉시스를 대신하여 최종 전략 논의에 참여할 지휘관을 필요로 한다는 뜻. 처음에는 에쉬튼도 반신반의했다.

 

 

“너희는 큰형님이 인류를 감시하기 위해 창조한 비밀 유닛들, 어떤 프로그램이 너희 속에 내장되어 있는지 다 알지도 못하거늘 너희의 제안을 어떻게 믿지?”

 

 

{온당한 의심입니다만.}

 

 

워쳐들은 도움을 구걸하는 대신에 좀 더 화끈한 미끼를 던졌다.

 

 

{우리의 도움 없이는 앞으로의 인류가 큰 내분 없이 안전하고 평안한 시대를 영위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주인님의 원수들이 꾀하고 있는 마지막 음모를 타파하려면 아직 당신들에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적의 흉계 중 일부를 살짝 가르쳐주었고 에쉬튼은 속으로 잠시 경악하였다. 며칠 간의 일들의 미스테리에 대한 퍼즐이 맞춰지는 듯했다.

 

 

‘역시나 그랬었던 것이군.’

 

 

워쳐들의 최종 처분은 나중의 문제가 되었다. 당장은 더 시급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의 손이라도 분주하게 빌려야 할 처지가 되었다. 에쉬튼은 워쳐들의 제안을 승낙하였다.

 

 

이후 그는 중앙정보국 내에 미리 장만해둔 뇌파 매개 공명 장치를 바탕으로 자신과 지휘기 워쳐들을 연결하였고 지휘기들은 하위 유닛들을 자신들과 연결하였다. 미흡한 형태로나마 전에 알렉시스가 워쳐들을 눈과 귀로 삼았던 것처럼 에쉬튼이 새로운 중심 조율기가 되었다.

 

 

{불완전한 연결이니 근거리에서만 작동할 겁니다.}

 

 

유선 연결 장치도 없이 무선으로 전 세계의 모든 워쳐들과 자유자재로 소통하였던 알렉시스와는 달리, 현재의 에쉬튼과 중앙정보국 자원 상태로는 근거리 유선 연결, 그것도 매우 불안정한 형태의 일시적 연결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이미 워쳐들이 모든 정보를 자신들 속에 축적해뒀기에 이것으로도 충분했다.

 

 

“과연. 내가 직접 너희 속의 메모리를 파헤칠 때와는 급이 다르군.”

 

 

최근에 이미 워쳐들의 메모리를 얻었다고는 하나 해독 가능한 양에는 지극히 제한이 있었다. 방대한 보물 창고의 표면부만을 겨우 긁어낸 수준이랄까. 특히나 기계어로 저장된 난해 데이터의 경우 인간의 통찰력으로는 도무지 감을 잡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계들과 인간의 자유 의지에 기반한 뇌파 연결을 이룬 덕분인지 워쳐들 속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심지어 깊은 의사소통과 토론을 통한 논의 확장도 가능해졌다.

 

 

명석한 한 인간과 우수한 인공지능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전략을 도모하였다. 목표는 적들의 위험 시설에 대한 수색과 제압이었다. 시간이 없기에 이 작전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이뤄졌다.

 

 

“폐하, 마침내 실마리를 잡아냈습니다.”

 

 

즉각 에쉬튼은 양아버지인 황제와 직통 보안 핫라인을 구축하였고 황제는 아들의 제안대로 전력을 총 가동하였다. 이렇게 황제와 그가 거느린 국가 공권력과 군대, 워쳐들, 에쉬튼과 중앙정보국 모두의 공동 노선이 활성화되었다.

 

 

 

 

 

 

 

 

*

 

 

 

 

 

트라하는 마침내 자신의 마지막 카드를 당당히 꺼냈다. 그 짙고 어두운 계략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 심연까지 이어지는지는 동지였던 황후조차도 미처 다 이해하지 못한 기색이었다.

 

 

“운명이 날이 도래했도다.”

 

 

이 날을 위해 지난 수십 년의 일생을 온전히 다 바쳤다. 한때 세계 경제를 주물럭거리던 강대한 가문들과 조직들의 수장으로써 적국과 본국을 오가며 각종 범 국제적인 음모를 실행으로 옮겼고 그 결실들을 쌓아 이 날의 준비에 이르렀다. 하마터면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을 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췄다. 만일 황태자가 몇 년만 더 세상을 이끌었더라면 이 모든 것이 실패로 귀결되었으리라.

 

 

“사상조작병기는 지구상에 나타난 각종 인간의 발명품 중 최악의 악몽으로 기억되는 금기(禁忌)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이런 이념을 가지며 다른 누군가는 정반대의 사상을 갖는다. 같은 사상을 가진 이들 안에서도 개별성과 다양성은 천차만별이다. 인간은 너무나도 복잡한 생물이기에 한 사람 안에서도 모순되는 듯한 여러 생각이 서로 뒤엉키고 얽혀 복잡성 높은 실타래를 이뤄낸다. 본디 인간 사회란 이런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존재들이 만나 빚어내는 테피스트리다.

 

 

그런데 누군가 혹은 어떤 존재가 인간 군중의 생각의 방향성을 일방적으로 뒤흔든다면? 어떤 무질서한 방향으로 흐트려놓거나, 편향된 방향으로 인위적으로 몰아붙이거나, 혹은 어떤 위험천만하고 자연적이지 않은 생각을 주입한다면? 만일 그것을 말과 글을 통한 설득이 아닌, 인위적인 방법으로 해낼 도구가 있다면 대단히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사상조작병기가 전 인류의 멸종을 가능케 할 핵무기보다도 더 극악의 산물로 평가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인간 개개인이 아닌, 여러 인간이 모인 군중의 집단 의식을 뒤흔들되 사상과 이념의 방향성을 매우 불안전하게 뒤흔들어 혼동을 낳는 장치. 수십 년에 걸친 치밀한 선전 선동과 설득을 통해서나 겨우 이룰 수 있는 성과를 한 시간만에 이뤄낼 수 있는 장치. 한 세상의 사상적 기초를 매우 비합리적인 상태로 옮겨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무지 행하지 않을 짓을 기꺼이 행하게 하는 무기. 이것은 그런 무기였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아직 다른 인간의 마음을 정교하게 조종하는 마인드 컨트롤의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 그런 형태의 ‘정교한 중앙 제어형 사상조작’은 인류의 기술력이 지금보다 백만 년 이상 진보되어야 겨우 가능케 될 것이다.

 

 

그렇기에 몇 년 전에 커뮤니스트 연방이 발명해낸 사상조작병기는 정교함보다는 오롯이 혼돈을 낳는 데만 기능이 집중되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의 본체를 건드리는 정밀한 마인드컨트롤은 어림도 없으니 그저 뇌의 전기 신호를 혼잡하게 하여 무작위적인 효과를 마구잡이로 유발하는 것, 이것이 그들이 낼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도 전쟁의 시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쾌거였다. 만약에 커뮤니스트 연방이 세계 전체를 다스리는 유일의 정부라면 이런 자폭형 병기를 절대 쓰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라이벌 국가인 브리튼을 내부에서부터 멸망시키는 용도라면 써봄직 하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일개 연방 따위가 어떻게 그런 고차원적인 위험 병기를 개발할 수 있느냐였다. 여전히 그들의 낮은 기술력 수준으로는 저레벨의 정신 교란 장치조차도 발명하는 데 무리가 따랐다.

 

 

다시 말해서 순수한 커뮤니스트 연방만의 역량으로는 그것을 절대 발명하지 못했으리라는 뜻이다.

 

 

“알렉시스님, 당신은 군인 시절 다양한 전략으로 이 전략병기를 막아낼 파훼책을 찾아내었습니다. 때문에 브리튼은 원래 적국이 기대해던 것만큼 빠르게 붕괴하지 않았고 사상조작병기의 후유증 역시 최소한으로 남았죠. 그마저도 대부분은 치유되었습니다. 당신은 되려 이 무기를 막아내고 점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의 유산들을 창조해내었습니다.”

 

 

마인드 퓨리파이어도, 가디언엔젤의 기초 메커니즘도, 뇌파 공명 장치도, 그 시절에 확립한 사상조작병기에 대한 대응 경험이 아니었다면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브리튼에 더할 나위 없는 아픔을 준 상처이기도 했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선 지금에는 더 나은 문명에 대한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반전을 가능케 한 영웅이 바로 황태자와 그의 친구들이었다.

 

 

“나는 그 사실이 몹시도 거슬렸습니다. 누군가는 금지된 권능과 보물까지 동원해가면서 겨우 ‘반칙’의 능력을 창조해냈거늘, 당신은 맨몸으로 도전하여 그런 말도 안 되는 성과를 일궈낸 셈이니까요.”

 

 

트라하의 자백에 알렉시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렇다면 역시나 네가.”

 

 

“맞습니다.”

 

 

이제 갈데까지 간 지금, 더는 숨길 의향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지금보다 훨씬 뒤떨어졌던 이십 년 전의 브리튼 제국보다도 더 못한 과학 기술만을 갖춘 범 커뮤니스트 연방 따위가 사상조작병기를 자력으로 개발한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죠. 그들을 사주한 진짜 주체는 우리였습니다. 정확히는 이 몸이었죠.”

 

 

당시에는 아직 브리튼 제국 내부에서 여섯 대조직과 그들의 연합 세력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었다. 자본과 기술력의 상당 부분 역시 그들 수중에 있었으며 다수의 인재들이 그들과 한 몸으로 연합된 상태였다. 황실은 브리튼 내부조차도 아직 백 퍼센트 장악하지 못했고 공화파와의 힘의 균형도 팽팽했다. 어둠의 세력은 이러한 대립 구도에 기생하여 황실파와 공화파, 친 연방파와 반공파 양쪽 모두에 촉수를 걸친 채 암약하였다.

 

 

말하자면 트라하와 그의 동료들은 세계 막후에서 제국과 연방 양대산맥을 모두 간섭하는 실세들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바는 분명했다. 더 많은 혼란을 낳고 그 혼란의 폐허 위에 새로운 질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제국과 연방이 일단 일정 기간 공존할 필요가 있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얼추 대등한 힘을 쌓은 후 종말론적인 전쟁으로 치닫을 필요가 있었다. 인류 멸종으로 이어지지는 않되 양쪽 사회 모두가 질서를 잃고 무너져 무정부 상태가 되어야 했다. 그래야 힐렐을 섬기는 자들이 신세계 질서를 세우는 그레이트 리셋이 이뤄질 수 있을 테니까.

 

 

이를 위해서는 사상조작병기라는 교두보가 반드시 필요했다. 지구 규모로 작동하는 군중 정신 교란 장치. 이를 통해 제국과 황실도 무너뜨리고 연방도 희생물로 소모시키리라. 그들은 공멸을 노렸다.

 

 

그래서 트라하는 몰래 첩자 노릇을 하였다. 그가 활동하던 유럽 지역은 이미 세계 2차 대전 이후 공식적으로 브리튼령이 되긴 했으나 그는 브리튼에 대한 애국심은 조금도 없었다. 적국이건 본국이건 그에게는 자신들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소모품에 불과했다. 그는 커뮤니스트 연방 내에 수많은 연결망을 두었으며 그들과 제국 사이에서 몰래 정보를 암거래하며 힘의 균형을 조정하는 일을 하였다.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연방에게 ‘사상조작병기’에 대한 기초 설계도 및 이론 체계, 그리고 필수 자원을 넘겨 거래한 일도 트라하의 주도 하에 이뤄졌었다.

 

 

사상조작병기 같은 비대칭 병기의 완성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지하 자원, 인프라, 에너지는 물론이거니와 최소 대륙 규모의 실험이 선행되어야 한다. 음지의 권력들만으로는 턱없이 힘이 모자랐다. 연방 또는 제국처럼 대륙들을 관할하는 국가 시스템이 나서야만 한다. 그런데 인륜을 중시하는 제국 안에서는 차마 그런 프로젝트가 실행될 수 없으니, 인민들의 생명을 소모품처럼 여기는 연방이야말로 사상조작병기를 수태할 자궁으로서는 적격이었다.

 

 

“우리는 아이디어와 이론 및 핵심 도구를, 그들은 자원과 인력 및 실험체들을 제공하였죠. 그 기기를 완성하는 실험 과정에서만 수천만 명의 인민의 생명이 소모되었습니다.”

 

 

가증스러움을 견디지 못한 알렉시스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죽은 인민만 해도 수천만이니 다치거나 정신질환자가 된 사람의 수는 적어도 수억에 이를 것이다. 저런 역겨운 실험을 직접 주도한 연방도 제 정신이 아니지만, 그 배후에서 이런 일을 사주한 트라하와 그 일당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연방은 마침내 그것을 완성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기의 수준은 당시에는 미약하고 불완전했다. 알렉시스가 그것을 공략해낼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다. 이후 연방은 멸망했으나 사상조작병기가 있던 장소들은 모두 폭격으로 파괴되었고, 완전한 병기의 원본은 제국 측에서도 끝내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상조작병기의 완성형 설계도와 데이터는 대전쟁이 마무리되기 얼마 전, 고스란히 원 기획자의 손에 회수되었다. 밀거래를 통해 연방 내부에서 자료를 빼낸 트라하는 그것을 몰래 자신의 수중에 감춰두었다. 이후 그는 자신과 같은 두로와 에돔의 후손들과 머리를 맞대며 몰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사상조작병기에 대한 모든 것을 그들과 공유하지는 않았다. 핵심은 자신 혼자 안 채 보조적인 도움들에 대해서만 동료들의 협력을 착취하였다. 그렇게 다시 그는 이십 년 이상 준비하였다. 산업 혁명들을 통해 그때보다 더 개화된 브리튼의 신진 기술력의 도움도 빌렸고 각종 산업스파이들을 내세워 얻은 커버넌트 그룹의 기술도 빌렸다. 여기에 더해 첩자들, 특별히 자신과만 밀약을 맺은 황후가 제공한 도움에도 빌붙었다.

 

 

“결국, 나는 지구 상에 총 600기의 ‘완성형 사상조작병기’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과거 악몽이었던, 다섯 기의 연방 측 ‘미완성 병기’만 해도 하마터면 브리튼을 붕괴시킬 지경에 이르렀죠. 하물며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 내가 소유한 병기들은 그때보다 천 배 이상 성능이 향상되었습니다. 알렉시스님. 당신이 힘을 키우는 동안 나 역시 놀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과거의 연방과 지금의 트라하 사이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격차가 존재했다. 사상조작병기란 결국 인간이 발명했다고는 하나 순수한 인간의 역량만으로 완성된 발명품은 아니다. 원자 폭탄 안에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이 필요하듯, 사상조작병기의 핵심 자원 중 하나는 초자연적 성질을 띤 여섯 종류의 특수 ‘초상 물질’이다. 이 원료들의 비밀스러운 존재를 아는 이들은 조상 대대로 힐렐을 섬긴 사탄숭배자들뿐이며 트라하도 그 중 하나였다.

 

 

‘전에 연방은 희석된 특수 자원, 그것도 극미량의 원소만을 갖고 병기를 구동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초상 물질을 소모식으로 태워 쓰는, 매우 한시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지금 트라하가 보유한 완성형 병기는 다르다. 소모식이 아닌 공명식, 그리고 마중물이 된 기반 초상 물질의 양은 거의 무한정에 가깝다. 밀리그램 단위의 제한된 초상 물질만을 써야 했던 연방과 달리 그는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초상 물질을 긁어모으듯 채굴한 뒤 오롯이 사상조작병기들에 모조리 쏟아부었다.

 

 

“마침내 오랜 시간에 걸친 준비가 완성되었고 최종 조율도 끝났습니다. 얼마 전, 방해가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해결되었죠. 이제 전 인류를 절망의 수렁으로 떨어트릴 일만 남았습니다.”

 

 

과연 알렉시스가 이번에도 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지금 이곳에 갇혀 있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트라하는 이번 한 번만은 자신의 승리가 분명해졌음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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