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66회 초인들의 세계 Ch 28. 과거의 그림자 (1)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2.10.07 | 회차평점 0 |
Chapter 28. 과거의 그림자
- 수십 년 전 -
젊은 남자 한 명이 커다란 책상 위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수행하였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외양에 치밀하고 신중해 보이는 어른의 향기가 물신 느껴지는 매력적인 사내였다. 큰 키와 탄탄한 몸이 옷 위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갈색 머리카락에는 윤기가 흘렀으며 기이하게 신비감을 자아내는 오드아이가 돋보였다. 왼쪽 눈은 루비 같은 홍색, 오른쪽 눈은 자수정 같은 자색이었다. 신이 공들여 빚어낸 것 같은 훌륭한 이목구비를 지닌 절정의 미남이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약속 시간에 딱 맞췄네. 마침 좋은 타이밍이야.’
갈색 머리 남자는 기분 좋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나야. 들어가도 될까?”
“어서 들어와, 형.”
문이 열리며 다른 남자가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와 꼭 닮은 잘생긴 얼굴, 하지만 고생한 삶의 흔적이 표정에 녹아 있었다. 그는 동생보다 짙은 갈색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었다. 푸른색 눈동자는 깊은 바다 같았다. 근사한 양복을 입은 채 자리에 앉은 동생과는 달리 수수한 옷을 입고 있었다.
“어서 이것 좀 봐, 형.”
동생은 신이 난 표정으로 자랑스럽게 무언가를 지목했다.
“이번에는 또 뭔데?”
형이라고 불린 사람이 쭈뼛거리다가 조심스레 동생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아직 그는 동생을 대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형은 동생이 열중하는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더니, 그것이 시사하는 의미를 즉각 알아차렸다.
“이제 끝장을 볼 작정이구나.”
“그래. 승기를 잡은 김에 뿌리를 뽑고 끝을 내야지.”
이미 압도적이라 해도 좋을 승리를 거뒀으나 그들은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를 적진에 남겨두고 있었다. 워낙에 끈질기고 지독한 상대이니 단순히 사지를 끊는 정도로는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리라.
“본격적으로 ‘오버 리셋’ 1단계 프로세스에 들어가기까지 몇 년 안 남았어.”
“벌써 그렇게까지 됐나? 시간도 참 빠르네.”
“형도 슬슬 준비해두는 게 좋아. 내 친구들도 이미 움직이는 중이야.”
“너희가 바쁘지, 내게 무슨 권한이 있겠어.”
동생 쪽은 승리감에 찬 미소로 충만했다. 그러나 형은 오히려 걱정을 품은 표정이었다. 동생이 자신의 분위기에 기꺼이 동승해주지 않은 형이 조금 서운한지 그의 팔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왜 그래, 형. 이건 승리를 위해 필수적인 절차잖아. 가문과 쓰레기들이 남긴 배설물들과 그들의 잠정적인 계획을 완전히 좌절시키고 붕괴시키는 것. 새 시대를 열기 전에 과거의 폐기물을 청산해야지, 안 그래? 그래야 선량한 사람들이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네 의도는 이해해. 하지만 성급한 움직임이 아닐까?”
의도는 좋지만, 자칫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피를 볼지도 모른다.
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권한이 없었다.
“그건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
동생이 형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과학자로서 시간을 올인하는 형 쪽이 공학으로는 조금 더 나을지 몰라도 정치나 경영, 외교나 사회학, 심리학은 내 전문이잖아. 게다가 난 절대로 불의한 전략과는 타협하지 않아. 정당한 방법, 최소한의 피해, 최대의 결과, 그게 내 모토지.”
“너를 못 믿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천재 중의 천재인 동생의 실력이야 당연히 믿었다. 그는 항상 실제 성과로 자신을 증명하였고 무수한 기적들을 버젓이 낳았으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도 놀라운 추진력, 예리한 예견 능력, 지혜로운 판단력으로 정답을 찾아내겠지.
하지만 다른 부분이 고민이었다.
동생이 현재 꾸미고 있는 계획은 전 세계의 금융 시스템의 정상화, 이른바 ‘오버 리셋’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였다. 인플레이션, 화폐의 부도, 환율 불안정성, 국가 간의 경제 전쟁, 사회주의 잔재, 부동산과 주식과 가상화폐를 남용하는 투기적 행위 등의 인류가 축적해놓은 오류를 정화하는 것. 나아가 네오 오더가 밑바닥부터 쌓아놓은 무수한 병폐를 말끔히 적출하고 처음부터 제대로 된 경제 시스템을 다시 재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아울러 이것은 그들의 오랜 적수의 생명줄, 곧 경제 카르텔을 끝장내기 위한 최후의 타격이기도 했다. 사실 이 ‘리셋’이란 건 이들의 적이 꾸미던 끈질긴 계획 중 하나이기도 했다. 전 세계 경제를 무너뜨리고 자신들만의 독점 경제 체제를 구축해 기득권만의 디스토피아를 만들려는 계획. 이에 동생은 불은 맞불로, 열은 열로 상대하는 전략을 구축해 적의 계략을 적의 머리로 돌려주기로 작정했다.
동생은 이미 오랜 세월에 거쳐 밑밥이 깔려버린 리셋을 어영부영 차악 전략으로 덮거나 흐지부지 지연시키기보다는, 차라리 화끈하게 적들의 리셋보다 더 우월하고 혁명적이되 윤리적으로도 시대를 앞서가는 ‘오버 리셋’을 덮어씌우는 계획을 꾸몄다. 그렇게 하여 그는 지금의 사악들을 삭제하는 건 물론 두 번 다시 금융 카르텔이나 네오 오더 같은 악한 존재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새 시대 인류의 안정적인 기틀을 닦고자 했다.
“걱정할 것 없어. 나랑 내 친구들이 알아서 처분할게. 나도 갑작스럽게 경제 체제를 초기화할 생각은 없어. 서서히 바이러스처럼 침투시켜서 기존 시스템을 침식해 밑바탕부터 싹 치환할 생각이야. 물론 일반 대중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개혁할 계획이고.”
그때 한참 고민에 잠겨 있던 형이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내가 그 프로젝트에 부분적이나마 참여해도 좋을까?”
“어라? 그새 관심이라도 생긴 거야, 형? 어쩐 일이래?”
동생은 형의 개입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젠 좀 내가 베푸는 권리들을 누려볼 마음이 생긴 건가?’
늘 과거 일 때문에 미안해하며 스스로 낮은 위치를 전전하면서 자발적 종노릇을 하던 형이 뜻밖의 당당함을 내보이자 동생으로서는 몹시 반가웠다. 이번 기회에 형도 자신이 진즉 그를 용서했음을 이해하게 되리라.
한편, 형은 동상이몽의 생각을 품고 있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동생은 자기만의 정의에 맞춰 오버 리셋을 성공시키고 새로운 형태의 자본을 창조할 것이다. 그것이 무슨 형태로 변하여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몹시 걱정되었다. 경제 붕괴를 염려하는 건 아니었다. 동생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이고, 도덕관이 투철하며 영적 감각까지도 올곧은 사람이었으니까. 더욱이 그의 지혜는 한 번도 실패작을 보인 일이 없었다. 다만 그보다는 인류가 그릇된 신념의 길로 나아갈까 염려되었다.
“조금 많이 에둘러 가는 길이겠지만, 네가 지금 고안한 ‘시민권(Citizenship)’ 기반의 최신형 자본 대신에 생체 징후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의 자본으로 노선을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어.”
이에 동생은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듯 눈을 껌뻑거렸다.
“흐음, 나쁘진 않네. 나도 아이디어는 내봤었지. 그런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될 텐데? 아직 우리에게는 생명 활동의 양자적 상태를 기록할 만한 수준의 문명이나 기술력이 없어. 전력을 다해 노력해도 유사품만 수년 이상은 더 걸릴 거야. 승기를 잡은 지금 타이밍을 놓쳐선 안 돼. 굳이 불편하게 그런 방법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우는 의문 담긴 표정으로 형의 표정을 꿰뚫어 보았다. 먹이를 노리는 흑표범 같은 동생의 예리한 시선에 절로 위축되었다. 지금껏 어떤 사람도 저 통찰력 담긴 눈의 압박감을 버텨내지 못했다.
“내가 연구 책임자로 관여할 수 있게 해줘. 부탁할게.”
용기를 내어 의사를 표하였다.
“형 실력이야 내가 신뢰하지만, 좀 보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시민권 기반이냐, 생명 기반이냐.
남들이 보면 그것이 무슨 차이이냐 싶겠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자에게 그것은 대단히 중대한 갈림길의 문제였다. 시민권 기반 자본의 경우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주체를 인위적으로 제한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물론 지금 동생이 고안한 개혁은 지구상 모든 국가, 모든 인간 개체를 포함한 계획이지만, 미래에까지 모든 인간이 차별 없이 시민권을 유지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시민권이란 것도, 자본도 결국 박탈 가능한 약속에 불과하지.’
범법자들에게서는 시민권이 박탈될 수도 있고 신원이 보장되지 않은 사람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자칫 악용될 때는 국가나 연합에 충성하지 않은 사람들이 경제 활동에서 배제당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특정 조건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거나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잃게 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반면 생명 기본 자본은 만드는 과정은 어렵겠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생명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겠지.’
경제권이 시민의 충성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전체주의적 통제 가능성이 단 1%라도 끼어들 틈이 남지 않도록 철두철미한 완전성을 띤 자본을 만들어야 한다. 본래 기술력이 발달할수록 통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자본의 특성상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술력의 발전은 필연적인 흐름이라 막을 수 없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자.
‘난 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것 같은데.’
동생은 미소 지으며 형을 꿰뚫어 보았다. 속마음을 완벽히 숨길 줄 아는 자신과는 달리 나약한 형은 그 속을 간파하기가 너무나도 쉬웠다. 자신을 괴롭혔던 어린 시절에도, 무릎 꿇고 사과한 뒤 자신 밑에서 종처럼 봉사하는 지금도.
“그래, 허락해줄게.”
“고마워. 최선을 다해서 잘해볼게.”
“난 형을 믿어. 대신 우리가 모두 신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해.”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 모두를 설득할 정도는 돼야 한다는 압박이었다.
“알았어. 실망시키지 않을게.”
형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프로젝트에 결제한 뒤 방을 나섰다.
***
윤혁은 이제 전보다 공부와 체력 단련에 더욱 성실하게 임하였다. 성적을 올리려는 문제가 아니라, 유용성을 갖추기 위함이었다. 그는 이제 이웃에 유익을 끼칠 수 있는 건실한 시민이 될 필요성을 체감했다.
그는 전공 분야 외에도 여러 분야의 공학을 폭넓은 시각으로 공부했다. 사회학, 경제학, 역사 등 세계정세를 파악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학문은 틈이 나는 대로 독서를 통해 성심껏 배웠다. 물론 성경 말씀에 대한 심도 있는 묵상도 잊지 않았다. 최소한 하나님에 관해 지금보다 더 깊고 올바르게 알아야 복음을 전할 때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으리라.
한편 운동을 위해 찾아간 체육관에서는 오랜만에 찬영과 다시 만나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거의 한 달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얼굴을 못 봤다. 찬영은 여전히 변함없이 건강해 보였다. 반면 윤혁은 본인이 눈치채지도 못한 새 힘도 꽤 세지고 몸도 꽤 단련된 상태였다. 찬영도 그걸 보고 제법 놀랐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드 트레이닝이라도 했니?”
“하하, 뭐, 좀 험하게 굴리는 트레이너가 있긴 했죠.”
사실 딱히 형이 그를 혹독하게 훈련시킨 건 아니었다. 단지 곁에 있다 보면 자연스레 운동 강도를 높여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전문적으로 몸 쓰며 싸우는 히어로인 찬영보다 실내 업무만 할 것 같은 형님 쪽이 훨씬 피지컬이 발달해있다는 점은 참 신기했다. 그런 사람과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긴 매일 서너 시간은 육체를 강화하는 데 성실히 투자하셨지.’
그런데 그렇게 몸을 가혹하게 혹사시키고도 나머지 시간 내내 두뇌를 팽팽히 회전시키면서 지치는 기색조차도 없으니 더욱 신기할 노릇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형은 여간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초인의 육체는 역시 일반인의 육체와 다르구나.’
일반인과 비교해서 노화 저항력은 물론이고 근력, 운동 신경, 신체 능력도 뛰어나다고 했었지. 신진대사도 월등하다고 했고. 룩이나 비숍 같은 바이오닉 솔져는 태생 자체가 생체병기이니 예외적인 경우이겠지만 카이젤이나 유성운 같은 사람의 신체도 일반인 기준으로는 굉장했다.
‘왠지 찬영이 형이 인간미가 느껴지네.’
평범한 신체의 한계를 지니고도 불의 위험과 용감하게 싸우는 그가 어떤 의미에서는 초인들보다 더 멋있게 생각되어졌다. 처음 보았을 때의 그는 정말 엄청난 히어로였다. 지금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런데 근래 들어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운동하는 거야?”
찬영이 평소보다 유독 운동에 열을 보이는 윤혁에게 물었다.
“뭔가 계기라도 생긴 건가?”
“앞으로 고된 일을 맡게 될지도 모르거든요.”
윤혁은 간략하게만 대답했다.
“으음, 혹시 위험한 데로 모험이라도 떠나는 건가? 우주여행이라도 되나?”
“하하, 대충 비슷해요.”
그날 선교팀과의 결의 이후 선교지가 편하거나 안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두었다. 비록 중동 근방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이긴 하지만 리온도 부상을 입었었다. 윤혁도 몇 차례 폭발, 기계, 군단의 위험을 겪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자기 몸 지킬 능력을 함양하는 일은 아무리 중요성을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
“실전에서 써먹으려면 근력도 근력대로 중요하지만, 빠른 움직임과 반사 신경, 그리고 순간 대처 능력이 더 필요할걸. 그런 자질은 단순히 여기서만 운동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찬영이 윤혁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었다. 그의 말이 백번 옳았다. 윤혁 역시 어느 정도는 전문 훈련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물론 운동 신경을 인위적으로 증폭하거나 강화하는 기술도 존재한다지만 그런 걸 돌아볼 경제적 여유도 넉넉하지 않았고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건 왠지 꺼려졌다.
“여유가 되면 내가 훈련을 좀 도와줄까?”
찬영이 흔쾌히 솔깃한 제안을 내밀었다.
“바쁘시진 않으시고요?”
“바쁘긴 무슨. 요새 안전사고 발생률이 현격히 저하됐거든. 플레어 파이터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자동화 시스템이 진화하기도 했고. 어쩌면 나도 가까운 미래에는 실직자가 될지도 모르지.”
그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너무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실직이라.’
오히려 찬영 같이 위험에 노출되는 직종에서 일하는 분은 실직하는 편이 더 전화위복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지는 않을 것이니까. 사회적으로 선한 이바지를 많이 한 사람의 포인트 축적 속도는 많이 상향 증폭되어 있으니 평생토록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훈련하는 곳이 있거든. 그곳에 같이 다녀보자.”
찬영은 전문 훈련장을 제안했다.
“플레어 파이터를 지망하는 사람들도 거기서 많이 훈련받거든.”
“일반인이 참석해도 좋을까요?”
“단순히 취미나 신체 단련을 목적으로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 말에 솔깃한 윤혁은 잠깐의 고민 후 곧장 승낙했다.
(다음 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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