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74회 초인들의 세계 Ch 30. 진실 게임 (3)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2.10.10 | 회차평점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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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차례가 돌아오자마자 윤혁은 신선한 질문을 던졌다.
“신의 존재를 믿습니까?”
상대는 고민하는 기색을 나타냈다. 확실히 깊은 고뇌를 유발할 만한 질문이긴 했다. 겉으로는 단순한 물음이지만, 본질은 깊고 고차원적인 질문이니까. 사색하는 철학자의 모습이 그에게서 엿보였다. 사뭇 고상해 보였다.
“신의 존재는 나도 믿는다.”
뜻밖의 대답이었다.
“아니⋯⋯, 난 신께서 존재하심을 알고 있지.”
더 의외인 답변이 이어졌다.
‘세상에!’
윤혁은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 형의 다음 말에 귀를 기울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볼까?”
진실 게임의 긴장감이 처음으로 극한까지 고조되었다.
“나는 신 그분이 인격체(人格體)임도 명확히 알고 있다.”
소름이 돋았다. 보통 카이젤처럼 인본주의적인 성향이 짙은 사람은 신을 믿으려 하지 않거나 믿더라도 무인격적인 ‘자연’으로서의, 혹은 ‘법칙’으로서의 신을 믿는 것이 보통이거늘. 동생에게 형이 고백한 답변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의도적으로 ‘믿는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안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었다. 카이젤 같은 과학자는 철두철미하게 이성으로 검증된 존재만을 믿기 마련. 그는 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라도 해낸 것인가?
“또한 나는 초자연의 왕이신 그 존재의 정체가 다름 아닌 아브라함 계통 종교에 계시된 신, 더 구체적으로 지목하면 고대 헤브라이 민족에게 계시된 바로 그 유일신임을 알고 있다.”
“네?!”
윤혁은 자기도 모르게 침착함을 잃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고?’
재빨리 정신을 차린 그는 자세를 낮추었다.
‘형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님의 신성을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런데 왜 그분께 순복하지 않는 거지?’
윤혁의 상식으로는 신의 전지전능함을 머리로 선명히 아는 인간이 그분의 명령에 순종치 않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순전한 마음으로 믿음을 받아들였던 청년은 미처 간과하고 있었다. 지식으로 믿는 믿음과 마음으로 믿는 믿음이 다르다는 사실을.
“하나님을 어떻게 믿게, 아니 알게 되셨죠?”
“근거는 간단해. 그 존재가 계시한 책에 담겨 있는 온갖 코드들, 그 정보가 정확하게 자연계의 질서와 합치하기 때문이지. 수학적으로 연산했을 때, 또 논리적으로 추리했을 때 한 치의 오차도 발생하지 않아. 결코 일개 고대인이 우연에 의지해서 만들어낼 수 없는 위업이지.”
“코드라고요?”
“아, 너희들 표현대로라면 ‘예언’이 낫겠군.”
“설마 성경과 성경에 계시된 예언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게도 말하지. 정작 너희 믿는 자들도 그 책의 무한한 깊이를 태반조차 간파하지 못했더군. 심지어 과거 유명했던 신자들조차도 말이야. 아마 단순 지식만으로는 내가 역사상 그 어떤 신자보다도 많은 비밀을 간파했을 거다.”
때로는 성경 신자보다 불신자가 더 많은 성경 지식을 깨닫기도 한다. 눈앞에 그 극단적인 예시가 있었다. 솔직히 윤혁은 제아무리 형이 똑똑해도 성경을 믿진 못할 줄로 알았다. 그 책은 지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영역이 아닌, 영적인 감각으로만 수용할 수 있는 책이니까. 그러나 카이젤의 말도 안 되는 지성은 그 한계마저 깨부쉈다. 신자들과의 영성의 갭을 지성만으로 가뿐히 메워버렸다.
‘모든 지식이 극한에 달하면, 결국 신을 인정하게 된다 이건가?’
하긴 애매하게 지식을 자랑하는 자들이나 신을 부정하지, 정말 진짜배기로 뛰어난 지혜자는 어느 영역에서든 부정치 못할 하나님의 실존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카이젤은 세상 모든 지식에 있어서 누구도 도달하지 못할 경지에 다다랐으니 더더욱 그러하였으리라. 그렇게 깨닫게 된 사실을 자기 심령으로 믿고 순종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지만.
“또 하나의 근거를 대자면⋯⋯, 연구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지.”
카이젤은 동생 앞에서 성경 계시에 대한 지식적 근거를 드러냈다.
“이를테면 인간과 생명체는 결코 진화로 만들어질 수 없지.”
그는 간단한 프리젠테이션 삼아서 홀로그램 자료들을 앞에 소환하였다.
지금껏 그는 무수히 많은 생명 공학 연구를 시행해왔었다. 인간을 탄생 단계에서부터 변개하는 행위가 금기일 뿐이지 그 외의 탄소 생명체, 탄소 이외의 원소를 기반으로 하는 유사 생명체, 기계 기반의 세포 같은 건 얼마든 실험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껏 무수한 확률의 경우의 수를 일일이 만져 보며 생명 탄생의 이치를 철두철미하게 터득해왔었다.
이 여정 끝에 결과적으로 한 가지 이치를 깨달았다. 한 종족이 창조되려면 반드시 온전한 지성의 개입 혹은 그 지성을 모방한 개입이 필요함을. 숱한 시뮬레이션 끝에 확정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그 결론은 과거의 진화론, 창조론 논쟁처럼 추론이나 믿음의 영역이 아닌, 문자 그대로 과학적 확증의 영역이었다. 진화론의 허구성이라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간이 바로 카이젤이었다.
한편 동생은 속으로 울분과 안타까움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당장 형을 붙잡고 묻고 싶었다. 성경에 계시된 신의 실체를 그렇게 잘 파악하고 알고 있으면서 왜 지금껏 오만한 일들을 벌여왔는가. 자신이 받은 거대한 재능에 감사하며 그분께 영광을 돌려야 마땅하거늘.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의 전지전능성과 완전성은 아직 확실히 믿지는 않는다.”
카이젤의 담론이 이어졌다.
“그 끝을 가늠해본 적이 없으니까. 한없이 전능에 근접한 존재이자 창조의 근원임은 분명하겠지. 하지만 그가 완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지금의 창조와 섭리를 자아내는 데는 거대한 힘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전지전능함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지. 무한에 가까워 보일 만큼 강대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야.”
이에 울컥한 윤혁은 용기를 내어 반론하였다.
“성경은 분명히 그분의 완전무결함을 주장하고 있죠.”
“그렇지. 하지만 주장과 팩트는 다르단다, 윤혁아.”
“그분은 절대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 분인데요?”
“그도 자신의 끝을 가늠해본 적은 없었을 수도 있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일은 전부 이뤄졌어요.”
“능력만 충분히 성장한다면 가능할 일이야. 아직 그의 컨트롤을 벗어난 피조물이 없기에 그런 것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특이점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게다가 네가 믿는 그 책에 계시된 ‘신의 품성’과 ‘신의 능력’ 사이에는 논리적인 상충이 많아. 그에게 정말로 흠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설령 신 자신에게 흠이 있었더라도 그것을 자랑스럽게 계시하진 않았겠지?”
신의 존재를 아는 것과 그분을 인격적으로 신뢰하는 것.
그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었다.
이제야 윤혁도 대강 형의 신앙관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신의 존재는 믿되 그분의 신실함과 절대성은 의심한다, 이건가?’
더욱이 그는 인간이 신이 정해둔 한계를 극복해낼 잠재력을 지닌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 아니 형 자신부터가 당장 신을 극복해야 할 대상처럼 여기는 중으로 보였다. 어쩌면 그는 우주를, 더 나아가 모든 우주들 위의 우주를 신의 손아귀에서 탈환하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맙소사! 힐렐(Hebrew: Heylel, Latin: Lucifer)과 똑같은 마인드잖아?’
저 사람을 이대로 내버려 둬도 되는 걸까?
사실 기독교의 하나님을 미워하는 사람이야 원래도 많았다. 심지어 신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철학자와 과학자들도 숱하게 나왔었다. 하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는 않는다.
카이젤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신의 존재는 머리로 정확히 알고 그분의 속성과 계시 또한 알되 신에게 순종치는 않는다. 단순히 능력도 없는 주제에 큰소리치는 빈 수레도 아니었다. 그는 진심으로 신처럼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신과 자신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신중함까지 갖춘 채 말이다.
‘큰일이야.’
불쾌감이 내면을 후벼 팠지만, 걱정이 그보다 더 컸다.
하나님께서 부디 저 오만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셔야 할 텐데.
“슬슬 재미가 달아오르는군.”
그런 동생의 염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형은 웃기만 했다.
“내 차례다. 어디 보자. 무엇이 좋을까?”
카이젤은 입꼬리를 당겼다. 잘생긴 그 미소가 순간 섬뜩하게 다가왔다.
“그래, 그게 좋겠군.”
윤혁은 자신이 궁지에 몰렸음을 직감했다.
“복음주의 선교사들과 개인적인 인연을 맺었나?”
“⋯⋯!”
“단순한 친분 말고, 그들과 영혼의 짐까지 나눠 짊어지는 것 말이다.”
역시 그는 그것도 파악하고 있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윤혁은 타들어 가는 심정으로 고심했다.
‘형은 선교사들을 어떻게 여길까?’
간과하고 있을 수도 있다. 솔직히 그들이 아무리 종교를 퍼뜨려도 자신의 정치적 권위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을 테니까. 윤혁의 동료 중 세계 단일정부를 직접적으로 정죄한 자는 없었다. 그 옛날 같았으면 능히 정죄의 돌을 던졌겠지만, 오늘날은 아무리 선교사라도 그런 엄두를 낼 자는 없었다.
하지만 형이 복음 전파에 대해 불쾌감을 느낄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명분은 없겠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과거 인류의 여러 독재자가 줄곧 복음을 핍박해온 역사에 비춰봐서 그런지, 괜히 형에게서도 핍박을 받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괜한 자격지심과 피해의식 때문에 비롯된 비합리적인 의심일까? 그는 정말로 복음 전파에 부정적인 입장일까? 자신이 입을 잘못 놀리면 동료들은 어떻게 될까?
진실을 말하기를 망설이는 윤혁의 반응을 감지한 것인지 기다렸다는 듯 몸 깊숙한 곳에서 고통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 고통이 단순한 위약효과인지 나노머신이 유발한 실제적인 통증인지는 증명할 길이 없었다.
다급한 심정에 두려움을 몰아내기 위해서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그리고 예수님께 기도를 드렸다. 궁지에 몰린 탓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명료한 말을 생각해낼 수도 없었다. 그저 짧은 부르짖음으로 도움을 요구할 뿐이었다.
다행히 그 기도의 응답인지 형은 자비를 베풀었다.
“대답하지 않아도 좋다.”
물론 그사이에 윤혁이 일으킨 동요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는 없었다.
‘당했다. 아니, 살아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
이제 윤혁에게로 턴이 돌아왔다.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 이미 그는 많이 말려든 상태였다. 상대의 의표를 찔러야만 했다. 하지만 분하게도 상대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가 처음에 정말로 고통을 체험했던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연기를 했던 것인지도 가늠이 안 됐다. 처음부터 형은 이런 심리전을 노린 것이었을까? 문득 인류 최강의 지성체에게 겁도 없이 덤벼든 자신이 얼마나 치기 어렸는지 후회되었다.
“생명체의 정신에 간섭하는 방법, 연구하신 적 있나요?”
차선책으로 정신지배에 대한 단서라도 건져야 했다.
“정신 조종이라⋯⋯, 너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군.”
카이젤은 너무도 손쉽게 동생의 올무를 벗어났다.
“심리전이나 유도신문도 넓은 의미에서 정신 조종에 포함되겠지. 어차피 그런 것들은 수천 년간 인류가 자행해오던 수단이었지. 약을 써서 심신미약으로 만드는 일도, 뇌 수술을 해서 개조하는 일도, 딱히 초인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잘만 쓰던 방법들이었어. 그런 방법들이나 손을 대지 않고 지배하는 방법이나 도덕적으로 차등이 있는 것 같진 않군.”
그는 호랑이보다 강하되 여우보다도 교활한 인간이었다.
“네 질문으로는 네가 원하는 바를 얻기에는 힘들 것 같군.”
카이젤이 태연하게 비웃었다.
“명료화하는 기술을 다시 공부해오도록.”
한 번 심리전에서 압도당했던 윤혁은 분을 낼 기력조차 없었다.
“한 가지 힌트를 주지.”
카이젤은 지친 동생의 턱을 여유만만하게 매만졌다.
“이미 난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 대해서는 완전한 정신 간섭 기술도 서슴지 않고 활용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인공 생명체 중에는 지극히 위험한 가능성을 내재한 것도 많으니까. 인류의 대표자로서 철저히 지배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
‘인공 생명체라고?’
바이오닉 솔져 같은 개조 인간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기계와는 또 다른 무언가일까? 아니 분명 그들에게도 정신이 있다는 듯한 암시를 주었으니 기계와는 다른 개념이리라. 그러면 형은 정신을 가진 생명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었단 말인가?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도대체 이 사람은 무슨 일들을 벌여온 거지?’
인간의 정신 조종에 관해서는 끝까지 정보를 주지 않았다. 순순히 알려줄 정도로 만만한 사람이 아닌 건 알았지만 왠지 실망감이 마음을 채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초인을 상대로 머리를 굴려보려고 했던 게 실수였다.
“이번에는 네가 솔직히 대답했으면 좋겠구나, 윤혁아.”
마지막 차례를 넘겨받은 카이젤. 그의 양쪽 금안과 그 위에 동공과 동심원으로 놓인 붉은 고리와 푸른 고리가 선명하게 빛을 발하였다. 윤혁은 마른침을 넘기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카이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반쪽짜리 초인……, 아버지 말고 또 본 적이 있나?”
머릿속에 그 어르신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그분을 찾는 세력이 있다고 했었지. 형도 그중 하나라 했던가? 명료하게 밝히진 않았어도 사실상 그런 암시를 주셨던 것도 같다. 무슨 목적일까? 비밀 캐내기? 감춰둔 물건? 호의를 베푼 분을 곤란하게 만들 수는 없거늘. 고심되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침착함이 마음에 내려앉았다. 기도가 응답된 덕분이었을까? 조금 전 턴과는 달리 차분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어차피 나는 그분의 이름도, 어디에서 온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단순히 접촉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단서를 주지 못한다. 어르신도 그것까지 참작하고 윤혁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셨으리라. 새삼 그분의 섬세한 현명함이 감탄스러웠다.
“아마도……, 맞을 겁니다.”
괜한 의심을 사면 추적만 붙어 더욱 곤란하게 될 뿐. 거짓말보다는 정공법이 나았다. 과연 카이젤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는 아마도 윤혁의 행로를 줄곧 감시해왔으리라. 이 자리에서 그가 얻을 추가 정보는 없었다.
“1세대 초인들은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지. 네오 오더와 맞서려다 보니 스스로 신분을 삭제해야만 했지. 나중에 권력의 정점에 오른 뒤에도 그들은 이름보다는 코드네임, 곧 ‘알파벳’을 즐겨 사용했지.”
이제 그는 진실 게임은 흥이 다했는지 상냥한 어투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양한 종류의 알파벳들이 이용되었지.”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알파벳을 비롯해 온갖 문자 세트가 쓰였단다.
참고로 위버멘쉬의 알파벳은 Ü, 독일어 Übermensch에서 따왔다.
“그리고 히브리 알파벳인 첫 자인 א(알레프)를 본뜬 사람도 있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일한 자. 그자는 21세기 과학자 중 위버멘쉬 자신과 더불어 최고 중 하나였다. 위버멘쉬의 형제였고 전에는 네오 오더의 하수인이었으나 기독교로 개종한 이후에는 자신의 족속에게서 벗어나 인류를 위해서 연구하고 봉사하는 일에 힘썼단다.
참고로 א(알레프)는 카이젤의 미들네임이기도 했다. 나름 존경의 의미라나.
“그분께는 현세대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기개와 신념이 있었거든.”
덕분에 취조당하는 대신에 오히려 수확을 얻었다. 형의 간접 증언(어르신께 다소 흑역사가 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과 어르신의 증언을 대비함으로써 어르신이 순수하게 진실만을 말하였음을 깨달았다. 아주 잠시나마 그분을 의심했던 것이 죄송스러웠다. 덕분에 이제부터는 확실히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르신께서 전해준 이야기가 전부 진짜였구나.’
형은 동생에게 겁을 줘서 미안하다며 사과의 말을 전한 뒤 게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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