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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105회 초인들의 세계 Ch 39. 디아스포라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2.11.23 | 회차평점 0 0

 

 

 

 

 

 

(이전 회차에서 계속)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최종 국면이라뇨?”

  “초인들과 위버멘쉬의 등장 말이다.”

  한 층 당혹이 깊어진 윤혁이 흠칫했다.

  “인간의 지혜를 뛰어넘은 초인적인 인재들, 그들이 단체로 각성을 일으켰지. 직접적인 각성 계기는 기존의 왜곡된 세상 시스템에 대한 의분(義忿)과 좌절당한 젊은 인재들의 야망이었지. 실상 그 배후에 모종의 영적 차원의 격변이 있었으리라고 추측은 된다만, 그 부분까진 자세히는 모르겠구나.”

  과거의 내막은 펼치면 펼칠수록 점입가경이었다.

  ‘계기? 초인 각성에도 계기가 있었나?’

  언뜻 형에게 유사한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은 착각이 스쳤다.

  “사실 나는 내 시대에 환난기와 주님의 재림이 있으리라 추측했단다.”

  물론 보기 좋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아니었으니 저도 이렇게 태어날 수 있었겠죠?”

  “허허, 맞다. 섣불리 때와 시를 추측해서는 안 됐지.”

  여기에 노인은 이 경고를 덧붙였다.

  “주님은 때와 시를 ‘영원히 모를 것’이라고 하시진 않았단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로 마지막 때를 알 수 없어’라고 속단하고 지레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반대로 지금이 마지막 때인지 아닌지를 분간해야지. 막상 성경에서 예언한 바로 그 징조가 이르면 우리도 때를 분간할 수 있게 된단다.”

  “하긴 그렇겠네요.”

  윤혁은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떠올랐다. 늑대가 왔다는 거짓말을 거듭했던 양치기 소년. 막상 진짜 늑대가 왔을 때 아무도 소년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지. 종말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종말이 오지도 않았는데 종말이 왔다면서 사람들을 미혹하는 교사들도 잘못이지만, 그들의 말에 지쳐 ‘절대로 주님의 재림의 때는 알 수 없어’라고 판단하고 눈과 귀를 닫은 채 모든 징조를 외면하는 사람들도 어리석긴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양치기 소년에게 시달렸어도 마지막까지 늑대는 살펴야지.’

  그런 의미에서 시대의 징조를 올바로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

  “초인들의 등장도 마지막 시대와 관련된 징조인가요?”

  윤혁은 불편한 진실과 직면하고자 직접적으로 질문했다.

  “아예 관련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섣부른 추측은 하지 않으련다.”

  노인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스탠스를 취했다.

  “나는 오히려 초인들보다는 이스라엘에서 발흥하는 부흥에 좀 더 소망을 걸었단다. 당시의 기세를 보면 정말로 온 이스라엘이 민족적인 회개를 할 기세였지. 그래서 난 마음이 더 급해져서 북한, 아랍, 중국 등 전통적으로 복음을 거부하던 곳에 선교하기를 힘썼단다.”

  흥미롭게도 그가 선교했다던 지역들은 현재는 그나마 신실한 자들이 많이 남은 곳이자 복음의 주요 활동 무대이기도 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제는 핍박 지대로 촛대가 옮겨진 셈이다.

  “유대인의 회심 비율이 임계점에 도달하면 마지막 최종 단계에 도달하리라 추측했었지. 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게 직업병이니 용서하려무나.”

  청년은 흥미진진한 모험담에 빨려 들어갔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이스라엘은 어떻게 됐죠?”

  이에 노인은 자애롭고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단다.”

  의외의 허탈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그들의 회심은 그 임계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꺾였지. 도리어 믿는 자들은 본국에서 축출되고 말았단다. ‘온 이스라엘의 회개’가 성립되기 직전에 변곡점에 이르러 상승 곡선이 꺾이고 미래가 보류되었단다.”

  “하지만 메시아닉 유대인들이 열심히 동족을 전도하지 않았나요?”

  “허허.”

  노인은 조금씩 표정이 무거워졌다.

  ‘이걸 알게 되면 윤혁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큰 심려에 빠지겠지. 그래도 진실은 알려야 한다.

  “당시 예슈아를 믿는 유대인들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란다. 하지만 동시에 또다른 흐름이 생겨났지. 대다수 유대인이 그들 시대에 마침내 고대하던 ‘메시아’가 도달했다고 믿었단다.”

  “메시아요? 누구에게 속은 거죠?”

  노인은 뜸을 잠시 들이더니 힘겹게 대답했다.

  “세상을 평정하고 질서를 재편한 영웅, 위버멘쉬. 바로 내 동생이었다.”

  “네?!”

  소스라치게 놀란 윤혁이 노인의 여린 귀를 망각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어이쿠, 깜짝이야.”

  “죄, 죄송해요.”

  “괜찮다. 그런데 딱히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없지 않겠니?”

  당대의 초대째 위버멘쉬는 지금의 카이젤과 달리 얼굴이 알려진 유명한 정치가였다. 그는 세계 최고의 미남들마저 초라해 보이게 만들 지나치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다. 신뢰감을 주는 큰 키와 탄탄하고 매력적인 체형까지 소유했다. 게다가 그는 그전까지는 세상이 보지 못한 천재였다. 정치, 외교, 경영, 발명, 그리고 모든 학문 영역에서 역대 최고의 천재마저 아득히 초월하는 재능과 무한히 성장하는 잠재력을 소유했다.

  더욱이 그는 지금껏 인류를 착취하고 수많은 문제를 낳았던 악의 무리마저도 멸절하였다. 또한 파탄 직전에 이르렀던 세계 경제 시스템마저도 대대적인 수술을 거쳐 새로이 탄생시켰다. 초인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그는 인류의 문명 수준도 ‘특이점’의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게다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선량한 인품도 지녔고 모두를 매혹하는 현란한 언변과 연설 실력까지 갖췄으니 누구든 혹하지 않고는 못 배겼을 것이다.

  ‘확실히 당시 위버멘쉬를 메시아로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겠네.’

  어르신은 이를 한 마디 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설명하셨다.

  “중심을 보시는 주님과 달리 사람은 외모를 보기 마련이지(삼상 16:7).”

  유대인들은 이천 년 전에 예수께서 오셨을 때는 그분이 베푼 화려한 기적을 보고 감탄하여 정치적 메시아로 모시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정작 그분이 십자가에서 인류의 죄를 짊어지는 길을 선택하자 실망한 유대인들은 가차 없이 그분을 배반했었다. 그랬던 유대인들의 후손이 위버멘쉬라는 칭호의 화려한 정치적 지도자가 나타나자 그를 모시기를 택했다.

  “그렇게 21세기의 유대 민족은 둘로 갈라졌단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왕인 위버멘쉬를 따르려는 대다수와 이천 년 전 인류의 죄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슈아를 믿기로 한 소수로 말이다.”

  “인간은 안타깝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군요.”

  “평안, 안전, 번영에 대한 욕심이 끝이 없기 때문이지.”

  노인은 씁쓸히 그 시절을 회상했다.

  ‘뭐, 더 결정적인 이유로 그 아이의 민족성도 기여했지만.’

  굳이 이 사실은 알리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흑역사도 얽혀있었으니까.

  여하튼 알레프는 그의 장년 시절 선교 사역 마지막 즈음에 이스라엘로 향했었고 그 땅에서 벌어지는 전반적인 흐름을 보고 들었다. 그는 메시아닉 유대인들을 도와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려 했으나 끝내 주류 유대인들의 반발로 인해서 실패하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중동, 중국, 북한 등지의 핍박 지대에서 자유로이 포교 활동이 이뤄지도록 반강제적인 국제 정치적 방법으로 도와주었던 동생이 이스라엘에서는 도리어 올무가 되고 말았다.

  ‘본의도 아니게 말이지.’

  동생 자신이 스스로를 메시아로 공개 선포한 적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내 동생은 끝내 죽고 말았지.”

  노인은 잠시 회한에 몸을 맡겼다. 맹신자들이 틀렸음이 그때 증명되었지. 그러나 그럼에도 그들은 현세적 메시아에 대한 헛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들은 언제든 새로운 왕이 등장할 것을 굳게 믿었다. 그리고 소수의 메시아닉 유대인들을 향해서도 핍박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한편 첫 위버멘쉬의 세대 무렵에 메시아 등장에 대한 기대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의 다수가 고토 귀환 운동에 동참해 이스라엘 땅으로 복귀했다.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유대 민족을 고토로 모을 것이라는 성경 예언이 부분적으로 진척이 이루어졌다. 정작 위버멘쉬 자신은 유대인 회심의 걸림돌이 되었으나 그 역시도 하나님의 섭리 일부였던 셈이다.

  그러나 위버멘쉬 사후에 세계에 대혼란이 임했고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가량이 사라져버렸다. 그 와중에 당연히 유대인 역시도 큰 피해를 보았다. 혼돈의 시대 내내 사실상 이스라엘 외부의 유대인은 거의 다 제거되다시피 했고 이스라엘 본토도 분쟁에 휘말려 인구가 많이 줄었다. 또한 예수 믿는 유대인이 받던 핍박은 그 강도가 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

  “메시아닉 유대인들은 동족과 싸우는 것 자체를 아예 거부했단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신 선민 동포들과 피를 흘릴 수 없었어. 그래서 그들은 자기 나라에서 쫓겨나는 처지를 택했지.”

  메시아닉 유대인들은 그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유랑 길로 내쫓겼다.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안타까운 사연이지.”

  “마치 사울 왕에게 쫓기던 다윗 왕과 비슷하네요.”

  “그렇지. 다윗도 사울에게서 그런 억울한 고초를 겪고도 차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으신 사울 왕에게 자기 손으로 피의 복수를 하지 못하고 포기하였지. 하나님께서 자신 대신 억울함을 갚아주실 줄을 믿고 말이야.”

  세속 역사 자료는 이러한 내막은 은폐한 채 이스라엘 문제를 그저 단순한 지역 정치적 분쟁 이슈 정도로 치부했다. 그래서인지 세속의 현대사만 배워온 윤혁으로서는 지금 어르신의 입으로 듣는 진실들이 낯설고 새로웠다. 윤혁은 루디아와 그녀의 혈육과 공동체 식구들이 지금껏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지 상상하면서 저절로 주먹에 힘을 넣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이방인들에게는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릴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구나. 이걸 슬퍼해야 할지, 다행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 어리석게도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다만.”

  “예수님의 재림이 늦춰져서 기회가 생긴 것이겠죠?”

  “대강 그렇게 이해하면 되겠구나. 성경 예언 시간표상 유대인 전체가 회개해버리면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테니까. 하나님께서는 이전에도 이방인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시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에게 약간의 고통을 허락하셨지. AD 70년 사건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 긍휼이 이어지는구나.”

  이를 ‘다행’이라고 봐야 할지 ‘비극’이라 봐야 할지 딜레마였다.

  “그래도……, 다 함께 주님을 믿으면 되잖아요.”

  청년의 순진무구한 얼굴이 시름에 잠겼다.

  “민족을 나눌 필요 없이 한 주님을 섬기는 일에 하나가 되면 될 텐데.”

  “네 말도 맞는구나, 얘야.”

  노인이 그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성경에는 단순히 유대인과 이방인의 영적 흐름을 ‘시소 관계’로만 표현하진 않는다. 때로는 오히려 양의 상관 관계, 윈윈 관계, 선순환의 관계처럼 묘사하는 듯한 구절들도 있다. 알레프도 그 구체적인 영적 역학 관계가 어떻게 나타날지 아직 알지 못했다.

  ‘내가 못 찾은 그 답을 이 아이가 찾아낼 수 있으려나?’

  노인은 기대 반 씁쓸함 반으로 계속 설명을 이어나갔다.

  한편, 위버멘쉬가 죽자 ‘최종 국면’은 일종의 돌림노래처럼 반복되는 양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곧이어 다음 대 초인들이 나타났다. 또한 최강의 초인 곧 위버멘쉬의 유지를 잇는 자도 나타났다. 그러나 1세대 때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와는 달리 2세대 때는 혼돈과 파괴의 시대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 세대마저 저물고 3세대의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폭주의 시대가 도래했구나.”

  제로원의 실상을 직접 본 윤혁은 그 표현을 절절히 공감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과도한 진화와 성장이 연쇄하는 시대에 이르렀어.”

  지금의 그는 더욱 강대한 존재로 급부상한 신세대에게 밀려난 뒷방 늙은이 신세였다. 한때 죄에서 돌이켜 회개한 인생의 표본이었던 그는 이제 어느덧 황혼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회는 없지만, 그래도 뒷세대가 조금 걱정되었다.

  “제 형도 어르신의 동생분과 비슷할까요?”

  윤혁이 걱정스레 물었다.

  “글쎄다. 섣불리 예언하려 해서는 안 되겠지.”

  “그가 만약 자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도 이미 온 은하를 주름잡는 거인이거늘, 그런 그가 모든 잠재력을 끌어낸다면 얼마나 더 두려운 자가 될까요? 분명, 어르신의 동생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위험 요소가 되겠죠.”

  “나는 이미 한 번 그런 추측을 하다가 실패했었기 때문에 이제는 단언을 내리고 싶지 않구나. 하지만 한 가지만 조언하자면 네 역할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구나.”

  어르신의 기대는 청년의 어깨에 부담으로 걸렸다.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노인은 이전의 나약했던 윤혁이 정신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고 기뻤다.

  “그래도 예전처럼 마냥 죽는소리는 안 하는구나.”

  아직은 연약함이 남아있긴 해도 전보다는 결의가 충만해 보였다.

  ‘아니, 오히려 그 연약함이 이 아이의 희망이 될지도?’

  하나님의 시선에 맞춰 바라보니 오히려 더 소망이 눈에 들어왔다.

  “형의 세계에서 이것저것 보고 들으면서 결단한 일이 있었나 보지?”

  “일단은요. 역시 제 능력만으로는 부족하지만요.”

  “그러면 하나님께 도움을 구해야지. 동료들과도 힘과 믿음을 나누고.”

  “네.”

  뻔한 조언이긴 해도 젊은이의 마음은 한켠 개운해졌다.

 

 

 

 

(다음 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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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스라엘 = 성경적 종말의 퍼즐을 푸는 매우 중요한 열쇠 중 하나. 예수님피셜, 바울피셜 팩트입니다. (참조: 로마서 9~11장, 그외 기타 수많은 구약 예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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