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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142회 초인들의 세계 Ch 52. 다잉메시지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3.02.02 | 회차평점 0 0

 

 

 

 

 

(이전 회차에서 연속됨)

 

 

 

 

 

  이내 함대는 Gal-X-1,203,091에서부터 뻗어나간 워프 흔적들을 모조리 색출해냈다. 제각기 다른 은하로 이어져 있었다. 카이젤은 아예 그곳들 전부에 함대를 흩어 보내 동일한 방법으로 정복할 생각이었다.

  “검색된 모든 워프 트레이스를 한꺼번에 추격한다.”

  전쟁 승리 여부는 아예 걱정하지도 않는 카이젤.

  “놈의 본체가 달아난 곳으로는 내가 기함을 끌고 직접 출동한다.”

  그는 이번 추격전으로 적이 뿌린 씨앗을 호리라도 남김없이 모조리 말살할 작정이었다. 아울러 이번 정복전을 기회 삼아 은하 간 이동과 통신 기술까지 압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적이 알아서 개간해준 은하들을 공짜로 집어삼키는 것은 덤이었다.

  ‘너는 딱 거기까지가 한계야. 그게 네 형편없는 수준을 증명하는 증거다.’

  카이젤은 속으로 호쾌하게 비웃었다. 자기 힘으로는 도무지 안 되니 자꾸만 외부의 다른 무언가에게 의존하는 습관, 그건 패배자들이나 갖는 습성이다. 카이젤은 그런 작태를 경멸하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문제가 남았다. 여러 워프 경로 중에서 범인이 달아난 진짜 방향이 어느 쪽인지 간파하는 일이었다. 하필이면 적이 초자연의 개입을 끌어들이는 바람에 진짜 경로를 파악하기가 영 간단치 않았다. 게다가 원거리라는 조건을 통해 ‘동일 시간대의 동일 개체’ 패러독스를 스스로에게 벌였으니 어느 쪽 은하로 간 적이 ‘최종 시점의 본체’인지 간파하기가 난해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을 예상하고 이 녀석을 데려왔지,’

  카이젤은 순진한 동생 쪽을 응시했다. 딱히 이 아이를 데려온 선택이 철저한 이성적 분석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었다. 반쯤은 초이성적인 직감에 의지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틀리지는 않았다. 바로 이 순간 동생을 데려온 선택이 옳았음이 명확히 입증되었다. 그 증거로 젠타르콘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초자연의 힘이 남긴 ‘좌표의 꼬임’이 깨어지면서 반역자가 남긴 ‘생체 이동이 포함된 진짜 최종 시점 경로’가 관측 장비로 명확하게 감지되기 시작했다.

 

 

 

 

 

 

*****

 

 

 

  함대는 기함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워프 흔적을 관측하면서 경로를 실시간으로 재분석하였다. 그 후, 해당 은하의 중심부로 워프하여 목표지점에 해당하는 은하들로 함선을 제각각 파견하였다.

  모든 과정이 처음보다 능수능란하게 진행되었다. 함선들 내부에 실시간 연구 시설들이 포함된 덕이었다. 각 함선의 인공지능들은 한 번 은하를 도약할 때마다 얻어지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함선 자체의 기술력에 반영하였다. 그 덕에 함에 탑재된 기술들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타임필드의 오차 역시 정교하게 교정되었다. 이젠 블랙홀 같은 고 중력 환경을 통과할 때도 통상 공간과 동일한 시간으로 보정할 수준이 되었다. 은하 간 워프 역시 에너지 소모율이 줄어들었고, 과거 시점으로의 이동도 정밀화되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실시간 진보는 공동으로 이뤄졌다. 마치 함대 전체가 한 몸을 이루어 살아 숨 쉬는 것만 같았다. 실시간으로 과제에 적응하는 생명체처럼 서로의 경험과 학습이 공유되고 공명하였다. 공간적으로 멀리 분단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 작용은 유효했다.

  여러 번 워프가 반복되면서 함대는 서서히 흩어졌다.

  처음에 은하를 건너올 때 시간 여행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함대의 99.98%를 두고 왔는데 남은 함대에서도 조금씩 파견단이 떨어져 나가면서 규모가 점점 더 수축되었다. 한 함선을 한 은하로 보낼 때는 통로 유지, 통신 유지, 시간 오차 조율을 위해 백만에서 천만 기 이상의 함선을 웜홀에 두어야 했기에 실제로 정복에 쓸 수 있는 양은 적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넉넉했다.

  점령에 직접 투입된 함선들은 이제 각 은하의 기계 시스템을 지배하는 사령탑이 될 것이다. 그들은 점령한 은하에 토착화된 기계들을 탈취하여 진화 속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면서, 시간이 충분히 흘러 현시점의 인류와 접촉할 때까지 안전히 보존해 둘 임무를 받았다. ‘현재 시간대’로 귀환했을 때 별 탈 없이 카이젤이 지배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한편, 그동안 윤혁은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형이나 한즈에게 자신이 왜 이 임무에 동행하는 것인지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잠자코 있으면 된다고만 할 뿐이었다.

  그동안 바깥에서는 전투, 항로 분석, 은하 간 워프로 이어지는 세 단계가 쳇바퀴처럼 반복되었다. 한두 번은 경이롭게 구경했지만, 슬슬 그마저도 지루해졌다. 그래서 윤혁은 잠자코 방 안에 틀어박혔다.

  만약 이 대규모 시간 여행 원정에서 길을 잃어버린다면 원래 시점의 지구로 되돌아갈 수는 있을까? 두 번 다시 인간을 만나지 못한 채 이곳에서 늙어 죽는 것은 아니겠지? 이런 염려가 피어났지만,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근심을 놓기로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고민을 체념해버리자 답답했던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윤혁에게 정작 근심되는 문제는 따로 있었다.

  ‘식민지의 주민들.’

  진에게 말로만 들었을 때는 마냥 동화 속 이야기 같아서 실감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뮬레이션 우주를 추적한 덕분에 우연히 여러 식민지 사람들과 접촉하였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단편적인 기억까지 채취했다. 동시에 그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도 체험하였다. 자신이 하나님과 만나 얻게 된 참된 회개, 삶의 기쁨, 영적 충만감, 하늘도시 주민들에게는 이 귀한 선물들이 결여되어 있었다. 그들은 영적으로 헤매고 있었고 삶의 목표에 대해서도 무지했다. 그저 시스템의 지배에 굴종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타성에 젖어있었다.

  만약 그들에게 접촉할 수만 있다면 진실을 알려줄 기회가 열릴까? 그들이 속한 세계들이 사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콜로니이며 그들의 뿌리는 지구라는 행성과 아담이라는 인간임을 알린다면? 그리고 머나먼 과거 어느 날에 그 작은 행성으로 온 우주를 지은 창조자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찾아와 사람들을 만나주었음을 알린다면? 윤혁의 의무감은 그가 반드시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일이 가능할지 확신이 안 섰다.

  ‘형은 그들에게 내가 진실을 전하는 걸 반대할까?’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시스템을 뒤흔드는 정치적 선동도 아니고 사람을 계몽하는 철학적인 지식도 아니었다. 그저 충만하게 생명을 누릴 기회를 함께 나누는 것만이 이 시간 그의 소망이었다. 이것이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할 일이 많은데도 당장 시작부터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

  ‘지구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말해줘야 해.’

  더는 진실의 고백을 미뤄둘 수 없었다. 자신의 형에 대해서도, 지구 바깥에서 숨 쉬고 있는 무수히 많은 동족에 대해서도. 마지막으로 생명의 진리를 전해줄 방법을 강구하려면 동료들과의 논의가 필요했다. 윤혁 혼자서는 그것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었다. 함께 일해줄 일꾼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주님 명령에 따르기 위해서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용기를 지닌 고귀한 사람들이 필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진실을 목격하기는 했으나 이 자리에 동료들은 없었다. 먼 우주 한복판에, 그것도 시간을 건너뛰어 내던져진 현실. 의지가 되어줄 가족과 친구들은 지금 시공간적으로 격리되어 있었다. 함선 안에서 같이 거하는 자라고는 두렵고 믿을 수 없는 인류연합의 왕과 그 부하뿐이었다. 영적으로 거리감이 드는 무거운 존재. 잠정적 대적일지도 모를 그가 자신의 혈육이라는 사실이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지금 이 외로운 허허벌판 속에서 자신의 안전한 귀환을 책임져줄 사람이 그런 자라는 사실은 더욱더 아이러니였다.

  더욱이 설령 무사히 귀환한다고 해도 윤혁에게는 아직 식민지의 관문을 통과할 방책이 없었다. 아니 그 전에 그곳까지 이동할 수단도 없었고, 있다고 해도 위치를 알지 못했다. 진이 돕겠다고는 했지만, 그를 어느 정도의 선까지 믿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했다. 이번만 해도 형 몰래 계책을 시도했던 그였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로 끝났지만 앞으로가 문제였다. 카이젤을 상대로도 그러는 자가 하물며 윤혁의 뒤통수를 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기껏 하나님의 일을 맡으려는 큰 뜻이 생겼거늘 참 모순적이게도 감정의 풍파는 윤혁을 어느 때보다 심란하게 만들었다. 낯선 곳에 떨어진 외로움과 근심, 형에게서 느껴지는 위화감과 거리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려, 믿음의 형제들에 대한 그리움까지, 연약한 인간 본연의 감정들이 겨우겨우 버티던 윤혁의 혼을 무너뜨리며 가슴 깊이 탄식하게 했다.

  그는 모든 마음을 내려놓고 애원하는 심정으로 기도에 집중하였다.

  ‘어려움 가운데 있는 그 사람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할 기회가 필요합니다.’

  어르신 말대로 지금 주어진 유일한 탈출구는 기도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진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모든 시공간을 초월해 계시는 영원의 하나님이라면 머나먼 미지의 시공간에 불시착한 지금의 그의 기도조차도 듣고 응답하시리라. 직접적 계시가 올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자기 생애에 기도가 응답될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의 이 기도가 주님의 뜻과 어긋나지 않음만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니 믿고 의지할 뿐입니다. 제힘으로는 방법이 없습니다.’

  부디 때가 되었을 때 어떤 형태로든 그분께서 뜻을 성취해주시기를.

 

 

 

 

 

 

*****

 

 

 

  원정이 시작된 후 기함 내부 기준으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원정대는 마침내 최종 목표지점에까지 도달했다. 기함을 제외한 모든 함대는 각기 다른 은하계들로 흩어진 상태였다. 그들과의 통신을 재개하려면 원래 시간대의 지구로 회귀해야 했다. 그전까지는 그저 파견된 함선들의 충직한 임무 수행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것으로 두더지 게임이 완벽하게 종료되었기를. 하긴 워프 흔적들을 모두 샅샅이 수색하기는 했으니 웬만해서 빠져나갈 구석도 없겠지만. 지옥에서 올라오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이겠지.”

  카이젤이 혼자서 씁쓸히 중얼거렸다.

  “이곳부터는 모든 워프 잔흔이 끊어지는데요.”

  함선 바깥으로 나가 공간을 살피던 비숍이 텔레파시를 통해서 말했다.

  “아마 망명의 행진이 여기까지라는 뜻이겠지.”

  “혹시나 다른 은하 혹은 차원 너머로 놓쳤을 가능성은 있습니까?”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지. 지금까지 측정된 패턴으로 보아 녀석의 워프는 불안정한 힘에 의지하고 있어. 사용할 때마다 생명력이 소모되었을 거다. 멀리 달아나는 데도 한계가 있었겠지. 그 덕에 우리로서는 추적이 쉬웠지만.”

  기함은 광역 결계를 펼쳐 마지막 은하인 Gal-Y-2,501과 그 중심 블랙홀 전반을 면밀히 수색하였다. 수천억 차례 이상을 뒤져도 워프나 게이트나 포탈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누구보다도 신중하고 의심 많은 카이젤 라흐블뤼크였지만 상대가 더 달아날 구석이 전혀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녀석의 몸은 어디 있죠?”

  “글쎄? 과연 어디에 있으려나.”

  마지막에 당도한 좌표인 Gal-Y-2,501에는 지금까지와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비교조차 할 수 없이 강력한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최후 방어선을 지키겠다는 신념이라도 탑재된 양 온갖 종류의 지저분한 전략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며 대항했다. 그 덕분에 전투 시간은 길어졌지만 그래봤자 5분 만에 종료되었다. 적들은 기함 젠타르콘에 의해 모조리 궤멸했다.

  “조금 전 군단이 보여준 전략 중 미심쩍은 기분이 드는 게 있군.”

  카이젤은 아직도 영 뒷맛이 찝찝한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녀석은 전에도 자주 내게 패했었지. 놈은 항상 궁지에 몰려 최후의 발악을 할 때마다 잘 보이는 전략 패턴이 있었어. 빠져나갈 구석이나 믿을만한 다른 방비책이 전혀 없을 때마다 놈은 그 패턴대로 행동했지.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으면 그 전략을 쓰지 않았어. 지금 보여준 전략에도 그 패턴이 녹아있군.”

  카이젤의 두뇌가 냉철하게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오버랩시켰다.

  “그럼 킹께서는 그자가 이곳에서 항전할 작정이었다고 생각합니까?”

  “아마도. 나름 여러 은하에 기계 군단을 심고 진화시킨 뒤 시간이 충분히 흐르면 인류연합에 대항할 작정이었겠지. 수억 년 이상 긴 시간을 채우면서 성장하면 인류연합에 맞설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을 거야.”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과거 시점의 뿌리를 친 바람에 무의미해졌군요.”

  반역자는 연합의 시간 추적 전략을 목격한 뒤로는 너무도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심어놓은 기계 군대와 생산 기지마저 버리고 더욱 먼 과거 시점의 더욱 먼 은하로 달아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제대로 된 대군단을 모으기를 포기하고 인류연합 군의 발목을 잡는 시간 끌기 전략으로 변경하였다. 아마 달아나기에도 여력이 부족했기에 지휘권을 취할 여유는 나지도 않았으리라.

  “덕분에 이렇게 긴 시간에 걸쳐 술래잡기 놀이를 하게 되었지.”

  시간축 상의 여러 서로 다른 지점들을 왕래하는 지루한 추격전.

  제법 성가시게 만들기는 했으나 적의 임시방편도 이제는 바닥났다.

  “초자연의 힘을 빌려 여러 은하에 기계를 심고, 우리의 추적으로 위험에 처하면 황급히 달아나기를 반복한 것 같아. 그렇게 쫓기다 수명이 다했거나 힘이 소모되는 단계에 봉착했겠지.”

  그 덕에 인류연합은 반역자가 선점했던 은하를 모조리 정복해버렸다.

  “도리어 개척에 들어갈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게 되었어.”

  “죽 쒀서 다른 사람에게 준 셈이네요. 우리야 고맙지만.”

  비숍이 통쾌하다는 투로 말했다.

  “그럼 녀석은 이 자리에서 더 이동하지 못한 채 죽게 된 겁니까?”

  충분히 도출 가능한 결론이었다. 만약 녀석이 도착한 시점과 지금 함대가 도달한 시점, 둘 사이의 간격이 컸다면 이미 그사이에 자연사했을 수도 있으리라. 혹은 힘을 과하게 빌린 탓에 몸이 망가져 죽었을 수도 있고.

  “확인해야겠지?”

  카이젤은 샅샅이 해당 은하 전역을 뒤지며 이상 신호 여부를 확인했다. 한참을 찾던 중 어떤 수상한 신호가 탐지 장치에 걸렸다.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파동이 아닌 인위적인 패턴의 파동이었다.

  “찾았군.”

 

 

 

 

 

(다음 회차에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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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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