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143회 초인들의 세계 Ch 52. 다잉메시지 (3)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3.02.04 | 회차평점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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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바로 신호를 기본 데이터 단위로 쪼개 해독하였다. 곧 번역된 내용이 화면상에 떠올랐다. 영상이나 그림이 담기지 않은, 짧은 텍스트 메시지였다.
사랑하는 내 친우에게.
‘서문부터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를 지껄이는군.’
전에도 늘 그랬듯, 그는 죽는 이 순간까지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 경박하고 품위 없는, 명예라고는 땅바닥에 내다 던진, 쓰레기 같은 인간.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네 녀석이 이것을 읽고 있다는 건 곧 내가 안배한 모든 발악이 수포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바겠지. 이 지겨운 짓도 더는 못 해 먹겠어. 네 녀석이랑 한바탕 겨루던 때가 더 즐거웠는데 말이야. 네가 없었다면 네가 누리는 모든 것을 내가 얻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 걸 알면서도 너랑 붙는 건 늘 흥미진진했지.
그런데 이제 작별할 시간이 되었군. 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어. 영혼까지 바친 끝에야 겨우 너에게 대항할 방법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군. 이것마저도 이렇게 허무하게 실패로 돌아가는구나. 저주받을!
끝내 평생 싸워서 한 번을 이겨보지 못하는구나.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발악해볼 생각이야. 성공률이 극히 희박해서 기대는 안 하지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어야 마땅하지. 뭐, 네가 이 메시지를 읽게 된다는 건 내 군대가 너를 죽이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일 테니 별 의미는 없겠군.
아무튼, 아무리 미웠어도 명실상부 친구였으니 작별 인사는 해주지. 훗날 지옥에서 다시 보자고. 누가 나를 위해서 곡해줄지는 모르겠어. 평생 내 만족을 위해 남들을 속이고 죽이고 해쳤으니 아무도 울지 않겠지. 끝내는 악마에게 영혼까지 팔아버렸으니 죽은 후에도 소망이 없겠어.
그대도 꼭 이 몸처럼 파멸하길 바라는 바야.
혹시라도 네 옆에 너를 붙들어줄, 네 소중한 양심이 되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자도 일찍 죽어버리기를 기원하며 악마에게 기도하지. 내가 내 족쇄를 강제로 부수었던 것처럼 너도 스스로 무너짐의 길로 달려가. 부디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다가 비참하게 죽어버려 주길.
아,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추신하지. 이미 내 시간 기준으로는 너무 오래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그런 위업을 잊을 수야 없지. 내가 너에게 복수하려고 기획했던 그날의 사건 말이야. 내 보기에도 내가 비겁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웠어.
이 나도 참 치졸하고 졸렬하군. 패배자 주제에 이런 추악한 희락에서 만족을 찾는 처지로 전락할 줄은 몰랐지. 그래도 난 생생히 기억해. 인간 폐기물들이 우리 자랑스러운 제왕을 처참한 몰골로 만들어버린 역전의 극락을 말이야. 수치스럽고 고통스럽겠지. 네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싶어.
만일 그때 널 죽이기까지 했더라면 기뻐 뛰놀았을 텐데. 운명이란 나의 예상대로 되진 않더군. 그래도 감상은 듣고 싶군. 평생 사내로서 감당하기 힘든 최악의 치욕과 결함을 안고 살게 된 기분은 어떤가? 하긴 그대는 원래부터 결함품이었으니 더 떨어질 자리도 없겠어.
부디 내가 남겨준 트라우마와 장애가 네 평생 너를 괴롭히며 내 존재를 네 속에 각인시켜주기를 소원해. 이런 식으로라도 너의 완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죽는 이 순간 작은 위안이 되겠지.
네 소중한 친구이자 원수인 ב(Bet)로부터.
‘최후의 발악이 확실하군.’
이 오랜 악당의 행동 패턴에 관하여는 카이젤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는 승률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절대로 이런 조잡하기 짝이 없는 방식으로 발악하며 정신적인 도발을 벌일 작자가 아니었다. 설령 심리전을 벌인다고 해도 훨씬 더 치밀한 전략을 썼을 것이다.
치욕적인 욕설을 듣고도 카이젤은 도리어 승리를 확신하였다.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정확히 기분을 형용할 길이 없었다. 그토록 오랜 세월 해결을 기다려왔던 숙제가 이토록 시시하게 끝나버리니 속이 뻥 뚫리는 느낌도 없이 찜찜함만 잔뜩 남았다.
“돌아간다, 비숍.”
허탈한 목소리로 카이젤이 귀환 명령을 내렸다.
우우우웅.
그때 별안 간 공간의 진동이 발생했다. 카이젤은 재빨리 현자의 눈으로 진원지를 관측하였다. 그곳에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괴이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 진동은 점차 지진처럼 격해지더니 곧 거대한 소용돌이로 변하였다.
‘중력도, 암흑물질도, 암흑에너지도 아니다?’
공포는 카이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었다.
‘아니, 물리력에 의한 현상이 아니야.’
그러나 이 순간의 공포만큼은 그에게마저도 불가항력적이었다.
‘초자연의 개입?’
설마 마지막으로 준비했다던 악당의 선물이 이것이었나? 정황상 그렇게밖에 볼 길이 없었다. 초자연적 에너지로 간주하기에는 조금 규모가 작은 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기함 젠타르콘에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침착히 카이젤은 퇴각 계획을 세웠다.
‘저 정체불명의 에너지원에 휘말리면 뒤가 없겠어.’
다단계 워프 방법으로 도주하면 도중에 저 파도에 따라 잡힐 것으로 예측되는 바이기에, 단 한 번의 워프만으로 귀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것도 목적지인, 출발한 시점의 지구로 바로. 다행히 때마침 기술적으로 완성된 최신 버전 88세대 워프를 사용하면 1회 만에 귀환하는 일이 가능키는 했다. 하지만 88세대 워프는 아직 충분한 실험적 검증이 덜 된 기술이었다. 미리 원 출발점에 워프 매개체를 심어두었기에 시행은 가능하겠지만, 아주 작은 오차만으로도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였다.
“비숍. 네가 함 지휘를 잠시 맡아라. 초은하단 단위의 도약을 시행한다.”
“저 폭풍, 심상치 않긴 하네요. 하긴 킹께서 시범 운행도 없이 최신 워프를 시행하려는 도박을 서슴지 않을 정도라면 저건 분명 뭔가 대단히 위협적인 것이겠죠?”
비숍은 투덜대면서도 지체없이 명령을 따랐다. 그는 기함의 최상부 조종 관제탑 위로 올라가 함의 지휘와 보호를 맡았다. 위기가 엄습하면 비숍 자신의 육체에 이식된 특수한 비밀 병기인 ‘그 힘’을 써서라도 함의 붕괴를 막을 심산이었다. 비숍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카이젤은 단독 워프 매개체를 꺼내었다. 그는 폐쇄된 보호실로 곧장 워프를 시행했다.
*****
윤혁은 무의식의 바다 가운데 잠들어 있었다. 꿈속에서 그는 한 번에 여러 사람이 되어있었다. 여러 가지 각기 다른 배경 속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 그들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들으며 그들 각각의 희로애락을 공유했다. 파편처럼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기억들이었다. 꿈속이라 모든 장면이 흐릿하고 불분명하고 개연성이 없었지만, 꿈임을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인생의 단편들이 퍼즐처럼 어지럽게 섞인 채 머릿속을 빙글빙글 회전했다. 어떤 삶은 유년부터 노년까지 쭉 이어져 있었고, 다른 이의 삶은 어느 기점까지만 이어지다가 뚝 끊겼다. 죽는 장면은 한 번도 명료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인생이라는 도표 중 죽음의 순간 위에만 검은 물감을 부은 것 같았다.
온갖 유형의 다양한 세상 속에서 벌어지는 한 가지 공통된 현상. 허망하게 하루살이처럼 발버둥을 치다가 쳇바퀴 속의 실험용 쥐처럼 사라지는 인생. 그 이질적인 공허감들이 가슴에 사무치도록 울리며 허공으로 흩어졌다. 극심한 심리적 통증이 느껴졌다. 윤혁 자신의 영적 통증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실존적 통증인지 분간할 재간이 없었다.
그렇게 혼미한 혼합의 연쇄가 포화 단계에 이르자 사진처럼 스쳐 가던 머릿속의 여러 기억이 일제히 균열을 일으키며 와르르 부서져 내렸다. 원래 자신의 정체성과 외부 존재의 기억이 마구 뒤섞이니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윤혁은 극렬한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눈을 꼭 감고 기다렸다.
그러나 통증 이후에는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각양각색의 기억 조각들이 서로 섞이더니 색상이 사라졌다. 물감을 섞으면 결국 마지막에 검은색이 남는 것처럼. 칠흑같이 짙은 흑암이 시야를 가렸다. 오감이 서서히 마비되었다.
이윽고 어느 목소리가 자신에게 중얼거렸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듯한 느낌의 기시감 담긴 소리였다. 외부의 소리인지 마음의 소리인지 전혀 분간되지 않았다. 전에도 그랬듯 그 목소리는 그의 혼이 낙심으로 가장 연약해진 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파고들었다.
<<그가 너의 인생을 이런 괴로운 자리까지 휘말리게 했다. 자, 차라리 멀리 도망치는 편이 낫지 않겠어? 지금이 기회야. 지금이라면 이 답답한 우리에서 나갈 수 있어.>>
익숙한 목소리가 되뇌는 말이 이상하리만큼 낯설지 않았다.
<<번뇌로부터 멀어지는 거야. 현실이고 뭐고 놔두고 편해지자고. 네게는 현실로부터 달아날 자유가 있어. 이 기회에 의무와 속박을 벗어던지는 게 어때? 고민할 필요 없어. 좋은 기회가 왔어.>>
은은하게 고혹적인 목소리가 탁하고 중독적인 음률을 뱉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눈을 열어라.]
정적을 뚫고 들려오는 희미한 음성에 번뜩 눈이 떠졌다.
“강윤혁!”
이어서 익숙한 다른 한 목소리도 귀에 들려왔다. 영혼 속에 울리는 소리가 아닌, 현실의 소리. 누군가가 윤혁의 어깨와 손목을 꽉 붙잡고 있었다. 이에 미약했던 현실의 기억도 다시금 선명해졌다. 아, 지독한 꿈을 꾸었구나. 안도감과 함께 해방의 눈물이 흘렀다.
“왜 매개체가 또 반응을 일으킨 거지?”
발치에 떨어진 상자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설마 이번에도 또 만진 건가? 너는 대체 왜!”
상자를 주우며 카이젤이 신경질적으로 날카롭게 화를 냈다.
“저, 저는⋯⋯, 분명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는데?”
흐린 의식이 천천히 맑아졌다. 몇 초간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흐려졌던 의식이 천천히 맑아졌다. 그제야 윤혁은 자신이 잠든 사이에 자기 몸이 무의식적으로 그 상자와 공명을 일으켰음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분명 이데아 진입 때처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멀리 치워놓았건만. 자신이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단거리 워프 기능?”
상자 속에 기록된 기능 사용 데이터를 읽은 카이젤이 성난 호랑이처럼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아직은 계약 체결도 완료되기 이전이라 소유권자도 아닌 지금의 동생은 물건 안에 내재된 보조 기능을 사용할 수 없을 터.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설마 이번에는 그 초자연적 힘이 개입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문득 그런 의심에까지 닿자 속에서 불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너, 어떤 방법으로 이것에 접속한 거지?”
“형?”
어깨를 움켜쥐고 거칠게 흔드는 형은 무서운 맹수 같았다.
“하마터면 함선 바깥으로 나갈 뻔했잖아! 이 어리석은 녀석!”
사나운 호통 소리에 윤혁은 실감이 들었다. 또 자신이 위기의 구렁텅이로 끌려갔었구나. 이것이 도대체 몇 번째인가. 안도감인지 고통인지 모를 한숨이 터져 나왔다. 보이지 않는 권세에 이리저리 끌어당겨지고 괴롭힘당할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허탈감에 온몸에서 기운이 빠졌다. 눈물이 간헐천처럼 새어 나왔다. 동생이 끝내 마음의 부담을 참지 못하고 울자, 격노하던 형은 당황하였다.
“강윤혁 너⋯⋯.”
순간 양심이 그를 맹렬히 고발했다. 동생을 이용하려고 이곳에 데려온 자는 엄연히 자신. 그것도 초자연과의 얽힘을 풀 나침반의 용도로 동생을 빌렸다. 여정 도중 자신의 이런 계산적인 모습을 알게 된다면 동생이 겁에 질리거나 실망할 것도 각오하고서 작당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될 문제라 여겼다. 동생이 그를 싫어하게 되어 멀어진다면 그 또한 되먹지도 않은 알량한 감정에 얽매여 나약해질 필요가 없어지리라. 그땐 우애고 유대고 끝맺으면 되는 거다. 분명 그렇게 단단히 맘먹었건만. 또다시 마음이 연약하게 흔들렸다.
“미안……, 소리치고 다그쳐서 미안하다.”
‘네겐 밝히지 않았지만, 널 이용하고 몰아붙였지.’
차마 고해의 목소리까지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힘들어하는 널 여기까지 데려온 것도 그렇고⋯⋯, 면목이 없구나.”
카이젤 자신도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 왜지? 왜 이 내가 나약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동생은 지금껏 무엇이든 쉽게 이해하고 해결해온 그에게조차도 해결되지 않는 불가사의였다. 대체 무엇이 그를 동생에게 휘둘리는 나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렸단 말인가?
‘죄책감이라고?’
윤혁은 제법 강인한 아이였다. 가진 재주는 별로 없었으나 그래도 당차고 신실하게 제 삶을 살아가는 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짐짓 잊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인 동생은 초인인 자신과는 달리 부러지기 쉽고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이가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보고서야 실감이 났다. 얼어붙었던 양심이 다시금 송곳처럼 가슴을 사정없이 찔러대었다. 그 통증이 그리도 아플 수가 없었다.
긴 여정에 지쳐 힘들었던 윤혁은 복잡한 묵은 감정을 게워냈다. 형은 미안한 마음을 이기지 못한 채 못내 동생을 살짝 안고 등을 토닥였다. 혹 억센 자신의 근력에 짓눌려 숨쉬기 답답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힘을 빼고 조심스럽게 달랬다. 부서지기 쉬운 도자기를 다루듯.
“미안하다.”
“놔주세요. 지금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해해.”
형은 동생을 차분히 달래며 그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출발해 온 원래 시간대의 지구로 귀환할 거다. 네 가족에게로 돌아갈 거야.”
염치가 있었는지 차마 ‘우리 가족’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저와 한 가지만 약속해주실 수 있어요?”
한참을 울먹인 뒤 동생은 애통한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무엇을 말이지? 말해봐라.”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던 그가 고개를 숙이고 부탁에 귀를 기울였다.
“형이 돌이킬 수 없이 너무 멀리 나갈까 봐……, 두려워요. 그러니 스스로 너무 멀리 나왔다고 생각될 때, 이 약속을 기억하고 잠시 멈춰줘요. 누군가 쫓아가서 다시 붙잡아줄 수 있도록…….”
너무 먼 곳이라고? 돌아올 수 없는? 무얼 의미하는지는 해석할 길이 없었으나 더는 물어볼 용기도 안 났다. 하지만 그는 일단 동생부터 달래기 위해 끄덕였다.
“알겠다. 알겠으니 이젠 그만 울어라. 내가 잘못했다.”
울음에 잠긴 윤혁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한 번 더 다짐의 약속을 걸었다. 속삭임에 가까운 그 이야기를 카이젤은 묵묵히 머릿속에 받아적었다.
“그래. 명심하마.”
카이젤은 동생을 잠잠히 자신의 품 위에 놓았다. 말없이 형의 어깨에 얼굴을 박은 채 윤혁은 잠잠히 침묵했다. 평생 겪지 못했던, 공허한 우주로의 출정. 그 험난함은 인생 경험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꽤 혹독할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억지로 참지 않고 눈물을 모두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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