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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183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9. 무덤에서 온 전언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3.06.10 | 회차평점 0 0

 

 

 

 

 

Chapter 9. 무덤에서 온 전언

 

 

 

 

 

 

  티라노아, 엘리바스, 톨루미온, 데즈노울, 이 네 대륙은 칼티엔뉴르라는 마법 세계를 떠받치는 네 기둥이었다. 흥미롭게도 이 네 개 대륙의 지정학적 외관은 인간의 심장을 구성하는 우심방, 우심실, 좌심방, 좌심실의 배치와 유사했다. 인공세계를 조성한 외부 세력의 의도적인 메시지가 담긴 디자인이었다. 안타깝게도 칼티엔뉴르 주민들은 낫 놓고 기역 자도 깨닫지 못했다.

  선교팀이 처음 하늘도시에 들어온 지 사십 일이 지났다. 그 짧은 시간 만에 윤혁과 루디아의 말솜씨는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다. 이번이 첫 실전 선교 여행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적응 속도였다.

  그간 셋은 뿔뿔이 흩어져 일할 때마다 각자에게 맞는 전도 스타일을 확립해나갔다. 그리고 모여서 움직일 때는 서로의 장점을 배워나갔다. 리온은 선배 전도자로서 친구들의 성경적 세계관의 확립을 보조해주었다. 윤혁은 초인들의 세계에서 보고 들었던 숱한 진실들을 알려 동료들이 칼티엔뉴르의 마법 배후에 얽힌 내막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다만, 두 청년은 종종 의로운 열정에 휘둘려 가차 없이 진리로 직격탄을 날리는 바람에 자주 현지인들과 갈등을 빚었는데 이럴 때는 루디아의 상냥함이 보완책이 되었다.

  이렇듯 함께 성장하면서 세 사람은 동료를 위하는 마음과 동료를 향한 신뢰가 점차 커졌다. 서로 간에 의견 충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갈등을 신중히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값진 가치들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동료들이 다 같이 성장하여 쓸만한 일꾼이 될 즘 마지막 넷째 대륙이자 세계 끝자락에 자리한 귀퉁이인 데즈노울에 당도할 차례가 되었다. 연습으로 갈고닦은 실력을 실전에서 보일 절호의 기회였다.

  공교롭게도 일행이 지금껏 대륙을 다녀간 순서는 피가 심장 속에서 흐르는 순서와 동일했는데 데즈노울은 네 부위 중 마침 혈액이 전신으로 방출되는 출구인 좌심실에 대응되는 지리적 형태를 지닌 곳이었다. 일행은 이를 이번 세계 이후 자신들 앞에 더 넓은 선교지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좋은 징조로 받아들였다.

  데즈노울에 상륙한 지 사흘째가 되었을 때, 진으로부터 윤혁에게로 다시금 간단한 메시지가 도달했다. 이번에는 긴 잡담 없이 간단한 전언이었다. 일행이 우주선으로 돌아갈 포탈을 열어두겠다는 내용이었다.

  “총 스무 개의 포탈을 대륙 각지에 펼쳐놓겠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 수고들을 나열하며 잔뜩 생색을 냈다. 칼티엔뉴르를 탑재한 하늘도시 모듈 본체의 우주 워프 경로를 추적하는 일, 관리 시스템을 해킹하는 일, 시스템에 갖가지 명분을 제시하여 세계 내부에 아웃-포탈을 개방하도록 승인을 받는 일 등으로 성가셨다고 투덜거리며 윤혁을 무안케 했다.

  “그러니 아버지가 혹시 캐묻더라도 제 얘기는 잘 해주셔야 합니다.”

  “……일단 잘 알겠습니다.”

  “포탈 유지 시간은 길지 않으니 서두르셔야 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반드시 제때 떠나야 하는 입장인 윤혁. 친구들이야 인형 접속을 종료하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몸으로 들어온 그는 그렇지 않다. 기회가 허락된다면 더 오래 머물면서 복음과 신앙이 칼티엔뉴르 전역에 확장되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시간이 없었다. 아직 다른 세계들에도 많은 영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윤혁은 포탈 발생 좌표들을 기록한 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

 

 

 

  데즈노울 대륙에서 선교팀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루미니센 공화국이었다. 데즈노울에는 유독 소환술과 정령술이 유행했는데, 루미니센 역시 그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시민들을 대표해 이 국가를 이끄는 집정관은 ‘시라수아’라는 이름의 젊은 사내였다. 그는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영웅이었다. 인근 도적들을 물리쳐 혁혁한 전공을 세운 지휘관이자 천재 전사였으며 오랑캐들을 무혈로 복속시킨 타고난 정치가이기도 했다.

  시라수아에게는 알리타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동생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인품과 자비로운 성격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국가적 마스코트였다. 그녀가 유명한 데는 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정령사로서의 명성 때문이었다. 알리타는 대륙에서 가장 탁월한 정령사 중 하나로 숱한 상위 정령들은 물론이고 정령왕 여럿과도 계약을 맺은 자였다.

  선교팀은 루미니센에 오자마자 번화가에서 대놓고 복음을 설파했다. 그 목적은 최대한 빨리 지도층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계획이 적중하였다. 시종들이 찾아와 집정관 오누이를 뵐 수 있도록 그들을 인도하였다. 그들을 따라간 윤혁 일행은 국빈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지도자들과 대화를 할 기회를 얻었다.

  “귀히 대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윤혁이 시라수아와 알리타에게 예를 갖춰 인사하였다.

  “손님들은 어떤 이유로 이곳을 방문하셨습니까? 우리는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원로들은 당신들이 첩자라고 의심했지만, 저희는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부디 허락하신다면 우리가 의심치 않도록 밝히 의중을 드러내 주십시오.”

  훤칠하게 잘생긴 백금발의 시라수아가 요청했다.

  ‘지금껏 이런 우호적인 태도는 드물었지.’

  리온은 이 기회를 최대한 잘 활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자칫 거부감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직설적인 접근보다는 우회적 설득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친애하는 루미니센 국민들에게 지혜의 말씀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이 말씀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전능하신 신께서 직접 주신 계율로 사람들을 교훈하여 영혼을 소생시킬 능력을 담은 전언입니다.”

  그는 성경에 대해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이 나라 사람들에게 성경을 널리 전파해 줄 것을 은연중에 부탁하였다. 과연 오누이는 하나님 말씀이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조금씩 호기심을 갖는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가르침은 무엇에 대한 것입니까?”

  “세상과 인간이 어디에서 왔으며,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디로 향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아울러 인간 영혼의 향방을 결정하는 지표를 가르쳐줍니다.”

  철학적 흥미를 자극받은 오누이는 눈을 반짝거렸다. 지구와는 달리 기독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지역인 루미니센 출신인 만큼 남다른 관심이 금세 나타나는 것이 선히 보였다. 그것이 실제 신앙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어쨌건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시라수아는 긍정적인 뉘앙스의 답변을 주었다.

  담화를 나눈 후 일행이 객실에서 머물며 쉬던 도중 알리타가 개인적 면담을 청하려 찾아왔다. 그녀는 성경이 가르치는 도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몹시 많아 보였다. 루디아가 그녀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녀는 알리타와 코드가 잘 맞았는지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둘은 밤새 성경 말씀을 주제로 토론하였다.

  “그러면 하나님이라는 분은 가장 위대한 정령왕님과 비슷한 분인가요?”

  알리타의 이 어려운 질문에 루디아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했다. 정석적인 직공보다는 지혜로운 첨언이 필요할 듯했다. 과학 지식이 풍부한 윤혁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 알리타 앞에 불려간 윤혁은 먼저 한 가지를 부탁했다.

  “정령이라는 것을 한 번 소환해주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알리타의 손짓 한 번에 현란한 빛을 흩뿌리는 형이상학적인 기하학의 생명체들이 허공에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 몇 번 더 그녀가 손짓하자 이번에는 훨씬 더 거대하고 우아한 빛덩어리들이 나타났다.

  “저것들은 영(靈)이 아닙니다.”

  찬찬히 그것들을 살핀 후 윤혁이 진단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만약 정령이란 게 정말 영이었더라면 마녀의 경우처럼 알리타는 영적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었다. 정령이라 불리는 저 개체들은 이름만 영이지 단지 인간과 계약을 한 인공생명체, 혹은 발명품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저것들의 재질은 뭘까? 형의 제복처럼 차원 간섭형 능력이 깃들어 있는 것 같은데 말이지. 혹시 벌크(Bulk) 차원에 속한 물질들로 구성되어있을까?’

  이런저런 과학적 고민을 하던 중 알리타가 되물었다.

  “영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저나 여러분 같은 인간들이 만든 발명품이죠. 여러분은 저것들을 섬길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은 위대하신 전능자 하나님께서 손수 빚으신 피조물이니까요. 모름지기 하나님의 형상을 소유한 인간이라면 오로지 그분께만 예배해야지 발명품을 모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윤혁은 정령 같은 정교한 발명품들을 제작해낸 인간의 지성이 참으로 놀라우면서도 두려웠다. 인류는 과거에 인공지능을 발명했을 시절 지적 교만에 빠졌었다. 하물며 저런 신기한 존재들을 만든 뒤로는 얼마나 더 자신만만히 뽐냈겠는가. 발명자에게는 교만을, 숭배자들에게는 우상숭배 문화를 낳게 하는 위험한 기술임이 분명했다.

  ‘게다가 저런 인공생명체와 인간의 과한 정신 접촉은 자칫 악한 영이 간섭하는 통로가 될 수 있겠지.’

  윤혁은 우상의 배후에는 항상 악령이 역사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그리고 자신이 신수와의 접촉으로 말미암아 악한 영향에 휘말릴 뻔했던 경험을 되새겨보았다. 무례를 조금 무릅쓰고라도 비슷한 위험성을 내포한 정령술은 지양하도록 경고를 하는 게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당황스럽네요. 저를 돌봐주신 소중한 정령님들인데.”

  알리타는 애써 예의를 갖추었으나 당황하는 어조였다. 그녀는 윤혁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인형 놀이의 폐해가 이미 그녀의 사고방식을 강하게 붙들고 있었다. 예수님을 찾아왔던 젊은 부자 관원이 재물 사랑을 버리지 못한 탓에 주를 따르지 않고 돌아섰던 것처럼(마 19:22, i), 알리타의 마음도 정령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예수에게로 나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시라수아 오누이와의 교제는 영혼 수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들은 성경과 하나님에 대해서 긍정적인 검토를 하며 호기심을 보여주었으나 딱 거기까지에만 머물렀다. 그 이상의 설득은 선교팀의 능력 바깥의 일이었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바라고는 그들이 다스리는 민간 지역에 성경이 전파되도록 발판을 닦아주는 일 정도였다.

  환대를 받으며 그 지역을 떠난 일행은 즉시 다른 도시들을 순회하며 계속 선교 활동을 이어나갔다. 지금껏 그렇듯 대다수는 등을 돌렸고 소수는 관심을 보였으며 극소수는 마음을 겨우 조금씩 열어나갔다. 한 지역에 진득하게 오래 남고픈 마음도 들었으나 아직 발길조차 닿지 않은 땅이 산더미처럼 쌓였기에 느릿느릿 지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후 일행은 또 한 명의 뛰어난 정령사를 만났다.

  그녀와의 만남은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루미니센 공화국과 남부 공국(公國)의 경계 지대에서 숲을 거닐던 세 선교사는 기이한 모습의 정령들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잠시 멈춰 섰다. 순수한 원소로 구성된 것 같은 정령들로 알리타가 보여준 정령들과는 다른 종류였다. 시선을 빼앗긴 그때 물가에서 노래하는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반짝거리는 정령광(精靈光)이 시냇물 위에 조각처럼 흩뿌려져 있었다. 그 빛 알갱이들은 햇빛을 반사하는 여인의 금발과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다운 진풍경을 자아내었다.

  여인의 이름은 아델라. 선교사들은 아델라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었다. 친근감을 형성한 뒤 일행은 알리타와 나누었던 것과 동일한 주제로 토론을 하였다. 아델라는 알리타와 마찬가지로 복음에 약간의 흥미는 보였지만 역시나 뚜렷한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제 형제들에게는 제 도움이 필요해요. 저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정령들과 계약을 맺었답니다. 정령술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거듭되는 설득도 전혀 닿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자유의지를 꺾어 믿음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리온은 이를 보고 복음을 거절하던 지구 시민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사람들은 언제나 그럴듯한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주께 온전히 충성하라는 부름을 거부하거나 뒤로 미룬다. 세상에서는 얼마든지 통용될 수 있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변명이겠지.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런 식으로 뒤를 돌아보는 자들은 자신의 제자로 삼지 않으셨다.

  대화를 마치자마자 아델라의 남동생이라는 자가 나타나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려 했다. 아델라가 지켜야 한다던 형제 중 하나인 듯했다. 흑발의 그 남자는 큰 검을 차고 있음을 보건대 탁월한 전사로 보였다. 그는 흡사 자신의 누이를 미혹하려는 사기꾼 무리를 본 것마냥 경멸의 눈초리를 흘리며 떠나갔다.

  “정령 숭배는 언뜻 보기에는 자연 친화적인 것 같지.”

  리온이 떠나가는 둘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전 세기 인류도 자연 보호라는 그럴싸한 명목을 앞세워 어머니 지구를 숭배하는 우매함에 빠졌지. 자연을 사랑하는 것과 자연을 숭배하는 것, 그 둘 사이에 선을 긋지 못하면 저와 같은 오류에 빠지겠지.”

  종종 신비롭고 아름답고 무해해 보이는 무언가가 도리어 은밀한 독 가시를 품는 경우가 있다. 정령술, 어머니 대자연 찬미, 겉보기에는 얼마나 고귀하고 친자연적인 미덕인가? 이성주의적 선전이건, 감정적이고 미신적인 문화건, 인류는 항상 ‘자연’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포장된 무언가에 흔들려왔다. 필시 앞으로도 인간들은 허울 좋은 이미지에 현혹되어 그릇됨과 타협하기를 멈추지 않으리라. 인류는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해왔으니까.

  “정작 아이러니한 부분은…….”

  덧붙여 윤혁은 모순적인 현실 하나를 더 지적했다.

  “저 정령들은 자연적인 존재조차 아니라는 점이지.”

  그는 교묘한 방식으로 자연 친화를 빙자한 인공생명체를 만들어낸 인류연합을 향해 혀를 차는 기분으로 탄식했다. 동시에 그들의 기술력이 얼마나 가공할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덕분에 다시금 인류의 위협적인 문명 발전 속도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부디 기우이기를.’

  문득 이런 우려도 들었다. 머잖아 인류가 하나님마저 대적하려 덤벼들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다음 세대가 아니라 자신의 생전에 그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다음 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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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지나친 환경주의는 자칫 어머니자연 숭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 소망해야 할 대상은 주님과 함께 거할 새 하늘과 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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