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201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13. 스테판 (3)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3.07.27 | 회차평점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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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리온은 슬기롭게 본론으로 화제를 다시 이끌었다. 궁금증의 잔상은 찝찝하긴 했으나 이는 내려놓아야 했다. 당장 스테판의 과거보다 중요한 문제는 그의 영혼과 미래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그 기억 파편들이 ‘거짓 신’들과는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방금 내가 세계관적 정보들을 얻었다고 이야기했잖소.”
여러 세계를 출입하면서 그런 혜택을 얻은 덕분에 스테판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주민들과는 달리 넓은 시각을 획득하는 일이 가능했다. 그로 인해 그는 모든 세계가 그저 상위의 존재들에 의해서 사육되는 가두리 양식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
“좋은 말로 표현하면 외세의 속국이겠지. 물론 그것만으로 이곳 토속 신들이 가짜라고 증언할 수 없음은 잘 알고 있소. 속국의 신들은 진정한 신이 아니다? 그런 식의 논리 전개는 다소 비약이 심하오.”
이에 루디아는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녀의 조국인 이스라엘도 로마를 비롯한 여러 고대 제국의 속국 노릇을 했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섬기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절대자가 아니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스테판의 논리가 정당화되려면 다른 근거들도 필요했다.
“세계관 정보에는 그 세계 내부의 정보뿐 아니라 세계 안팎의 연결고리와 관련된 정보도 어렴풋이나마 포함되어 있었소. 말로 구체화하기 힘든 희미한 내용인지라 나도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그러자 이번에는 윤혁이 번쩍 귀를 기울였다.
‘무슨 뜻이지?’
“그 때문인지 많은 천기누설에 노출되고 말았소. 이를테면 이곳의 ‘신들’이라는 시스템이 실상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처럼.”
스테판은 머리를 긁적이며 횡설수설하듯 말했다.
“카뮈네라에 대한 정보는 비교적 최근 기억이라서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소. 이곳의 세계관 본질을 봄으로써 알게 되었소. 토속 신 시스템의 기원은 바깥에 도사리는 관리자들이오. 비록 구체적인 물증은 없지만……, 믿어주시오. 나도 구체적인 추론을 건너뛴 채 불수의적으로 이런 정보를 얻었소.”
그제야 일행은 스테판에 대한 의문을 거두었다. 모든 의문점이 해소되어서는 아니었다. 여전히 그는 낯설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어쩐지 그에게서 진심과 순수함이 느껴졌고 그의 고뇌와 갈등에 연민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의심보다는 신뢰로서 첫 단추를 시작하고픈 생각이 확고해졌다.
“당신 말 믿어요.”
윤혁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사실 저도 당신과 똑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스테판은 얼떨결에 잠잠히 그가 내민 손을 받아주었다.
“도리어 이렇게 솔직한 증언을 해주셔서 제 쪽에서도 기쁘네요.”
스테판 쪽에서는 궁금한 점이 산더미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부러 자신들을 도울 이방인들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며 침묵하였다. 마음을 놓기로 한 윤혁은 자신들의 사정과 세계의 일들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지구에 대해서, 인류연합이라는 집단에 대해서, 심지어 초인들에 대해서까지.
그러자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스테판은 배경지식 탓에 그 전달 받은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수긍은 하였다. 지금까지 칼티엔뉴르와 카뮈네라에서는 정신 간섭의 영향력 때문인지 주민들에게 바깥 세계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밝히면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았었다. 복음을 함께 겸하여 전할 때만 약간의 예외 현상이 발생했을 뿐. 하지만 스테판의 경우는 색달랐다. 그에게는 기존의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듯했다.
‘이 사람……, 도대체 정체가 뭐지?’
의문스러워하는 윤혁에게 스테판이 다시 말했다.
“당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전부 이해되지는 않소. 그래도 무언가 단서가 잡힐듯한 감각이 드는 것 같소. 동시에 뭔가가 머릿속에서 나의 이해를 방해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 같소.”
이러한 증언을 듣고 보면 정신 간섭의 영향력이 아예 없지는 않아 보였다. 윤혁은 가설을 세웠다. 스테판의 정체나 그를 조종하던 ‘그녀’라 불리던 존재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적어도 분명한 것은, 스테판이 매우 이례적인 존재, 곧 ‘이레귤러’라는 점이었다.
‘그를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
*
이윽고 넷의 발걸음을 멈춘 장소는 도시가 밀집된 사막 지역이었다. 사막임에도 훌륭한 목초지와 농경지를 가진 점에서 위화감이 들었으나,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이겠거니 하고 이해하고 넘어갔다. 도시의 모습은 지구 기준으로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여러 문명 양식이 샐러드처럼 혼합된 듯한 기이한 양상이었다. 전반적으로 신비한 전설 속 문명들을 연상시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정작 눈길을 끌어당기는 대상은 도시가 아니었다. 거대한 정이십면체 구조물이 저 멀리 선명히 보였다. 구조물의 크기가 너무 거대한 나머지 대기권의 끝자락에 닿을 것만 같았다. 마치 위성의 일부분이 땅 위에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 모양과 재질은 피라미드를 연상시켰으나 물리학적으로 도무지 유지할 수 없는 형태라 이질감이 들었다.
“저, 저것은!”
“분명 지도상에서는 보이지 않았는데?”
“역시나 그때 보았던 그림자는 저것이었나?”
일행은 건축물의 웅장한 규모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저것은 이곳 주민들이 건설한 것이 아니오. 카뮈네라의 지역 신들, 그중에서도 특별히 우월한 강자들로 구성된 세력이 저곳을 둥지 삼아 똬리를 틀고 있소. 저곳은 사기꾼들의 소굴 중 하나요.”
스테판의 해설을 배경으로 정이십면체의 피라미드를 감상하니 과연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발하는 것만 같았다. 저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함선들을 봤었던 윤혁마저도 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기묘한 위화감과 불쾌감이 그의 폐부를 찔렀다.
“아이코사헤드런(Icosahedron)이오. 이 건물은 신들의 집이지. 나는 저곳에 직접 들어가서 신들과 크게 다툰 뒤 가까스로 탈출하였던 경험이 있소. 그 덕에 더 확실한 증거를 얻었소.”
“증거라니요?”
“카뮈네라가 거짓 신들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증거 말이오. 세 가지를 제시해줄 수 있다고 했었고 이미 둘은 말해줬소.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세 번째 증거요.”
스테판은 자신이 겪은 일화를 들려주었다. 약 1년 전의 일이었다. 그는 그 이전부터 꽤 오랫동안 카뮈네라의 신들의 거짓됨에 관해 깊이 의심하였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적절한 기회가 찾아왔다. 아이코사헤드런은 주기적으로 문을 개방해 외부의 순례자들을 받아들이는 관습이 있었는데 때마침 스테판이 이 지역을 순회하던 무렵 아이코사헤드런 개방 시기가 딱 맞아떨어졌다.
그간 순례자들은 종종 아이코사헤드런이 개방될 때마다 신들과 그 사자들을 뵙기 위해 궁정 속 거대 미로를 탐험하곤 했다. 아이코사헤드런 내부에서 얕은 곳을 넘어 더 깊은 곳으로 진입하려면 관문이나 통로에 설치된 과제를 해결하거나 타 모험가들과의 내기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했다. 내기 내용은 다양했다. 순례자들끼리의 게임인 경우도 있었고, 신의 사자가 찾아와 내기를 걸기도 했다. 실패자나 낙오자는 추방되거나 형벌을 받아 미로 내부에 봉인되었다. 그 이후 순례자의 운명이 어찌 되는지에 관하여는 온갖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된 바는 없었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순례자가 도전해오는 동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는 성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이코사헤드런 내부에서는 과제 해결에 대한 보상으로, 혹은 보물 창고로부터 도굴하는 방식으로 성물을 얻는 일이 가능했다. 성물들은 대개 카뮈네라의 현지 문명 수준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신기한 능력을 함유한 물건들이었다. 모험을 통해 탈취된 성물은 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었고 획득자에게는 큰 부와 힘을 가져다주었다.
스테판은 그런 하찮은 동기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으나 그럼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코사헤드런의 깊은 토굴로 내려가 신들이라 불리는 작자들의 정체를 확인하고자 했다. 몇 달간의 여정이 이어졌다. 여러 번의 내기와 시험, 순례자들과의 다양한 시합과 대결, 성채를 수호하는 수호신과의 수수께끼 대결, 숨겨진 함정 퍼즐로부터의 탈출까지, 하나같이 아슬아슬했지만 스테판은 끝내 장애물들을 모두 뚫었다. 그는 누구도 들어가 보지 못한 깊숙한 심장부에 발을 디뎠다.
“그곳에서 신을 자칭하는 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었소.”
가까스로 표층부를 뚫고 다다른 심장부에는 지하 왕들의 궁정이 미로처럼 펼쳐져 있었다. 각 왕에게는 자기 담당의 지하 구역이 있었고, 이 지하 구역들은 해자와 지하 통로, 동굴과 관문, 승강기 등을 통해 거미줄처럼 촘촘히 이어져 있었다. 아니, 개미굴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했다. 수천의 여왕개미들이 공존하는 개미굴. 어쩌면 만마굴이 더 적당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거기서도 그들과 치열한 경기를, 어둠의 유희(遊嬉)를 치렀소.”
각각의 왕들은, 자칭 신들이라는 그것들은 권속들, 수호신들, 수호군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것들은 전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었다. 왕의 명령이 한번 내려질 때면 미라나 시체의 군대가 움직였고 석상과 골렘과 인공물이 살아서 움직이기도 했다. 때때로 어떤 왕은 유령과 같은 존재를 대거 불러서 자신의 군대처럼 부리기도 했다.
“나는 그 군대를 피해 도망 다녔소. 거대한 수호 석상의 피격에 하마터면 죽을 뻔도 했지. 어떨 때는 왕들이 지하 도시의 지형지물들을 조종해 함정에 빠트렸소. 위험하긴 했지만 살아남았소. 그리고 그 와중에 정보도 많이 얻었지.”
처음에는 왕들과 그 수하들을 피해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차츰 반복되다 보니 스테판도 그 패턴과 원리를 깨닫고 적응해나갔다. 그러다 보니 그는 아이코사헤드런의 수호자들이 불가항력의 존재가 아닌, 일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인형에 불과함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여기에 그는 다른 세계에서 얻었던 세계관 지식의 파편들을 덧대어 대조하고 분석해보았다. 그렇게 그는 아이코사헤드런 시스템 속에 함유된 허와 실을 눈치챘다.
“그나저나 어둠의 유희란 무엇입니까?”
리온으로서는 그 용어가 불길하게 느껴졌다.
“왕들, 아니 지하에 봉인된 신들을 상대로 경기하되 ‘신비의 힘’을 빌려서 대결하는 것을 말하오. 그 경기는 단 한 번만 내기에서 패하면 노예가 되도록 프로그램된 시스템이오.”
여기서 신비의 힘이란 석판에 봉인된 어떤 환수를 소환하는 것을 뜻했다. 어둠의 유희가 벌어지면 왕과 도전자는 각자 석판 속의 환수들의 힘을 부여받아 일정 규칙하에 일종의 유사 체스 경기를 벌이게 된다. 규칙들은 그때그때 변화무쌍하게 변모했으며 대개는 매우 살벌한 형태를 취했다. 스테판은 동굴 속에서 만난 다른 함정들과 과제들의 속임수 원리는 대강 눈치챘으나 환수에 대하여는 아직 간파하지 못했다.
“어찌 되었건 지금 멀쩡하게 살아 돌아오셨다는 것은……, 그 어둠의 유희란 것에서도 단 한 번도 패하신 적이 없다는 뜻이군요.”
윤혁의 질문에 스테판이 끄덕였다.
“그렇소. 하지만 내 머리가 뛰어나서 그런 것은 아니오. 물론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한 것은 사실이오만……, 그보다는 다른 핵심 요인이 있었소. 매번 결정적인 위기가 닥쳐왔을 때마다 누군가가 내 머릿속에 누군가가 은밀히 해결책을 속삭이는 듯한 감각이 들었소.”
스테판의 증언에 따르면 기이하게도 그 간섭하는 목소리는 의뭉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도 익숙한 기분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듯했다나. 보통이라면 영적 현상이나 환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스테판 같은 경우라면 더 중요한 경우의 수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 목소리가 당신이 말한 ‘그녀’와 관련이 있을까요?”
심증뿐이긴 하지만 스테판을 여러 세계 속에 집어넣고 빼고를 반복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그의 기억 속에 남은 유일한 인연이라고 추측되는 그녀. 그녀와 그 사이에는 모종의 연결고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추측하오.”
스테판은 이어서 그녀에 관해 말해주었다. 그녀와 어떻게 만났는지는 그도 몰랐다. 그녀와 함께한 시간의 기억이 워낙 희미하고 뒤죽박죽이었으니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는 그녀와 같은 공간에서 지냈었고 다양한 감정도 교류했었다. 마치 한 가족처럼.
또한 그녀는 종종 어떤 신비한 존재, 이른바 궁극적인 존재에 관해 넌지시 말하곤 했다. 이상하리만큼 그 가르침은 선명하게 기억되었다. 그녀와 관련된 기억이 거의 지워진 지금도 느껴질 만큼. 어쩌면 신의 정체를 발견하려는 소욕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현월(絃月)’이라는 존재를 내게 언급했던 것 같소. 언급보다는 거의 세뇌에 가까웠다고 해야 하려나? 아무튼 그녀와 나눈 다른 대화는 다 잊어버렸건만, 그 현월이라는 개념만은 어느 정도 기억이 드오.”
“현월이라니요?”
윤혁은 그 개념이 대체 무엇을 시사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온과 루디아는 대번 감을 잡았는지 표정이 굳어졌다. 단호하게 확신하는 태도는 아니었지만, 그들은 어렴풋하게나마 뭔가를 직감한 듯했다. 그러나 대놓고 말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친구들이 뭔가를 알면서도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자 윤혁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리온과 룻이 왜?’
한창 대화를 나누던 그때, 아이코사헤드런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선 문양이 햇빛을 받아 섬광을 뿜었다. 그러더니 굉음과 함께 틈새가 벌어지면서 입구가 만들어졌다. 기다렸다는 듯 성지순례를 위해 찾아와 대문 앞에서 대기하던 거대한 무리가 물밀듯이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저런!”
루디아가 그들을 심려스럽게 바라보았다.
“따라갈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오.”
스테판이 셋을 만류했다. 윤혁은 혹시라도 단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도 느꼈다. 하지만 방금까지 들은 증언대로라면 대단히 위험한 곳이 자명한 장소. 무턱대고 도박을 벌일 생각은 미리부터 금하는 편이 현명하리라.
“이제 나는 당신들에게 내가 발견한 증거를 전부 전해주었소. 신들의 외관상의 행태를 보고 논리적으로 추론한 첫 번째 근거, 내 기억의 파편 속에서 찾은 주관적인 두 번째 증거, 그리고 직접 지하에까지 내려가서 보고 들으며 발견한 세 번째 증거까지.”
그는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진지해 보였다. 진리와 진실에 대해 목마른 나그네가 그들 앞에 서 있었다. 외면할 수도 없고, 외면해서도 안 될 직면. 일행은 막중하기 이를 데 없는 책임감을 느꼈다.
“하지만 가짜에 대한 증거보다 중요한 것은 진짜에 대한 증거요. 나는 진짜에 대한 증거는 아직도 찾지 못했소. 혹시 당신들은 그것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소. 내 말이 맞지 않소?”
이제까지는 그저 서론. 정작 중요한 부분은 지금부터가 시작. 스테판에게 중요한 일은 기억상실증의 회복이나 잃은 과거의 재조립이 아니었다. 어떤 경로를 거쳐 궁금증을 얻었건 간에 그에게는 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했다.
(다음 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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