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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234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24. 세뇌당하는 세계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3.10.09 | 회차평점 0 0

 

 

 

 

 

 

 

*

 

 

 

   리온을 제외한 세 선교사는 내기 첫날까지만 해도 티아라가 하이테로 대륙의 모든 종족을 완벽한 평화 상태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말을 믿지 못했다. 지구조차 그토록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못 이뤘던 일이거늘 하물며 종족 다양성으로는 지구보다 훨씬 더한 곳에서 평화를 이룩하겠다니. 솔직히 그들로서는 그녀의 허풍이 약간 정신 나간 소리 정도로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과연 첫날에는 여러 곳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아무런 낌새를 발견하지 못했다. 여전히 대륙 특유의 분쟁과 알력 다툼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봐도 평화가 임할 기미는 없었다.

   하지만 둘째 날 오전부터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황이 변환되기 시작되었다. 델피노스라는 대도시를 방문했을 무렵, 선교팀은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영주 앞으로 나아가는 한 무리의 사제들을 목격했다. 그들은 ‘화평이 그대들의 땅에 넘치기를’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축복하며 현란한 말솜씨로 만민을 사로잡았다. 가난한 자건 부자건, 종이건 자유민이건, 높은 자건 낮은 자건 가림없이 그들의 전언을 경청하였다.

   사제 무리의 전언은 도시 주민 개개인의 귀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모종의 유사 텔레파시 능력인 듯했다. 이윽고 사람들의 심령은 마법에 취해 녹아내리듯 사제들에게로 쏠렸다. 선교팀이 미처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전에 델피노스는 그야말로 지상에 강림한 신의 사자를 환호하는 축제 분위기로 뒤바뀌었다.

   “마치 사람들이 단체로 교주에게 홀리기라도 한 것 같아.”

   종족을 막론하고 도시의 모든 지성체의 눈이 광기 어린 현혹에 물들었다. 루디아는 그 불길한 낌새를 민감히 느꼈다. 그녀의 동족 위에 학살의 그림자를 드리웠던 과거의 악몽 나치즘도 저런 식으로 최면을 걸었던 것일까?

   ‘불길해.’

   그러니 이는 비단 한 도시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역병이 삽시간에 여러 지역에 창궐하듯, 정체불명의 사제와 승려와 신부와 종교인들이 큰 도시부터 작은 마을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방문하며 일을 전개했다. 그들은 겉보기에 매우 그럴듯하고 옳아 보이는 사상을 설파하였다. 그 내용은 지역 주민들의 마음에 꼭 드는 달콤한 것이었다.

   “위대한 스승들을 받아들이세.”

   “당신들의 가르침을 받고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우리 세계에도 와주셔서 법황의 가르침을 설파해주소서.”

   각 종족의 대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사제들을 찾아왔다.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지도자부터 하층민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비로소 우리의 존재 가치를 깨달았다.’, ‘진리는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있었다.’, ‘우리는 하나다’, ‘누구나 노력하면 인간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누구나 깨달으면 신이 될 수 있다’라고 외치며 기뻐했다. 그것은 흡사 복음이 전파될 때 나타나는 감정 반응과 비슷하게 보이기도. 영적인 방향은 정반대였지만.

   더 놀라운 점은 따로 있었다. 그들의 가르침이 전파되자 정말로 드넓은 땅 곳곳에서 큰 변화가 생겼다. 쉴 새 없었던 국지전들의 발생에 제동이 걸렸다. 인간들과 비인간들이 더는 서로를 구분 짓지 않았다. 이내 진정한 화합처럼 보이는 준동이 드러났다. 영역 다툼이나 경제적 패권 경쟁 따위가 눈 녹듯 사라졌다.

   “우리는 하나다.”

   “자기 내면에서 위대한 진리를 발견한 우리는 이제 한 몸일세.”

   선교팀은 이동하는 지역마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이런 류의 간증을 떠드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이 추세라면 정말 사흘도 되지 않아 하이테로 전체가 티아라가 전파하는 사상에 잠식될 기세였다. 그 신속하고 무시무시한 흐름을 보면서 선교사들은 털이 곤두서는 기분을 받았다.

   ‘이게 정말 한 사람이 주모를 하여 일으킨 사태라고?’

   윤혁과 루디아가 이인일조 팀을 이루어 ‘광우’라는 이름의 동양풍 도시에 들어섰을 때, 둘은 승리의 개선식을 연상시키는 행진을 목도했다. 광장은 근방에서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과 순례 목적으로 먼 곳에서 방문한 여행객들로 북적북적 혼잡했다. 이들에게 환영받는 주인공은 말처럼 생긴 생명체를 탄 어느 인간형 종족 개체였다. 그는 하이테로 출신 원주민으로 보였는데 티아라에게 세뇌를 당하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모종의 세례를 받은 것인지는 몰라도, 그녀의 대변자가 된 것처럼 행동과 말을 보이고 있었다.

   “나의 이름은 라파엘 법사(法師)요.”

   언뜻 들어도 심히 이질적인 법명을 소유한 라파엘 법사는 입을 열어 설교를 시작했다. 내용은 매우 어려운 철학이었으나 그는 문맹조차 이해할 정도로 쉽게 설명해주었다. 리온은 저런 괴물 같은 교육 능력의 근원이 누구인지 대번에 알아차렸다.

  설교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라파엘 법사는 ‘나 자신의 행동과 생각이 곧 나 자신의 본질을 결정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근원이 무엇인지 외부에서 근거를 찾으려 노력할 필요는 없으니 스스로에게서 그 근원을 찾으라고 가르쳤다.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 양 그 철학에 심취하였다.

   광우 시(市)를 벗어난 뒤로도 기괴한 볼거리는 계속되었다. 윤혁 일행이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인도의 갠지스강을 연상시키는 대하(大河)였는데, 그 강가에서는 대규모 세례식 같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에는 ‘알라딘’이라는 이름의 신부(priest)가 강변에 앉은 채 설교하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아 사랑과 자기 긍정’을 가르쳤다. 그리스도의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라는 명령과는 정면으로 반대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종족을 막론하고 모두가 이 교훈에 빠져들었다. 일행은 차마 반박하는 설교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티아라의 종속이 가르친 교리에 취하여 한마음 한뜻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한 시간 만에 수백만 명이 알라딘 신부와 그 제자들에게 괴이한 세례를 받았다.

   선교팀은 다시 포탈을 넘어 지역을 이동했다. 그들이 당도한 지역은 산맥으로 둘러싸인 열 개의 도시였는데 이번에는 광란의 뮤지컬 같은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달라이라마 수녀와 그녀가 이끄는 합창단이 노래를 통해 포교 활동을 벌이는 중이었다. ‘We are the World’를 선포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바이러스처럼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열 도시는 열렬히 그녀를 받아들였다. 시민들은 한마음이 되어 노래를 불렀고 쩌렁쩌렁 울리는 열창 소리가 산맥에 메아리쳤다.

   “여러분의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소리를 따르세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렘 17:9)이라 하였거늘, 그들은 당당히 ‘마음의 소리야말로 가장 믿음직스러운 진리의 가이드라인’이라고 제창했다. 자신의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자. 모두를 하나로 묶기에 이보다 적절한 사상은 없었다. 심지어 인간 이외의 이종족마저도 그 철학에 감염되었다.

   또다시 이동해 황량한 사막 국가로 이동해보니 더욱 심한 가관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탄생의 기원이 무엇이건 상관없다’라면서 전능자의 창조 목적을 전격으로 부정하면서 ‘궁극적 존재로의 진화와 승천’을 외치는 스승들이 활보하는 것이 아닌가. 그 교사들의 수장 노릇을 하는 ‘원륜 신부’와 ‘호승국 신부’는 자애로워 보이는 인상과 부드러운 말씨, 해롭지 않아 보이는 외모를 앞세워 사람들을 자신들의 교리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에 반박하여 선교사들이 가르침을 교정해주었으나 제아무리 외쳐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미 너무 화려하고 달콤한 가르침이 대중의 심리를 파고들었기에 쓰디쓴 책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여지는 사라진 상태였다. 선교사들은 속수무책으로 각 지역 사람들이 거짓 종교와 거짓 사상들에 감염되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보았다.

   내기 2일째 저녁이 되자 하이테로 전역에서 광란의 축제 소리가 들려왔다. 주민들은 여신 혹은 성스러운 여인의 가르침이 하늘에서 직접 내려왔다며 극히 흥분하였다. 동시에 티아라가 인위적으로 전달해준 달콤한 감정이 그들의 머릿속에 흘러들어왔다. 그것은 마치 종족과 성별의 장벽을 넘어 모두가 모두를 포용하고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강렬히 새겨주었다.

   여신이라고 칭송받는 그 존재는 광역 설교를 통해 사람들을 한꺼번에 구도하였다. 그녀는 지금껏 자신이 뿌려놓은 가르침, 교리, 종교들이 사실 하나의 궁극적인 진리 안에서 통합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인간이건 비인간이건 그 설교를 듣는 즉시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다. 여신 혹은 성녀라 불리는 그 존재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녀 안에서 모든 개체가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어떤 억압적 도덕 규율의 제약도 필요 없이, 차별이나 편견도 없이 모두가 유토피아에서 공존하는 미래에 대한 비전. 그녀가 심어주는 이 소망은 너무도 달콤해서 도무지 뿌리칠 재간이 없었다.

   “성녀의 텔레파시인가?”

   윤혁은 사방에서 벌어지는 잔치 분위기를 허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우리에게는 일부러 안 들려주고 있어. 상대의 전략을 전혀 간파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라는 뜻인가?’

   과연 티아라는 지금 상대 팀을 가볍게 농락하는 중이었다. 지금쯤 그녀는 어딘가에서 비웃고 있으리라. 일부러 주민들이 어떤 텔레파시를 듣고 있는지 감춘 채, 고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며 웃고 있겠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복음주의자들의 무력함을 마음껏 감상하면서.

   “우리는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소. 반대로 저쪽은 이미 자신이 계획해둔 일을 거의 실현해나가는 분위기이오만.”

   스테판도 막막한 심정이었다.

   “게다가 모든 종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그녀에게 홀리는 바람에 그들을 구분할 단서도 더욱 희미해지고 있어요. 모두의 마음이 비슷한 상태가 되었어요. 이대로라면 인공지능이나 개조된 인공생명체마저도 전부 다 사람이라고 인정해줘야 할 판이에요.”

   루디아가 느낀 참담함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대로 가능성이 있긴 한 걸까요?”

   적어도 내일 저녁에는 승부를 보아야 하건만, 불행히도 그들에게 유리한 진척은 아직 낌새조차도 없었다. 동료들이 천천히 패배감을 직감하는 동안, 미리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리온은 한마디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예견된 패배. 알면서도 맞서야 하는 비참함.

   그러나 윤혁은 아득바득 버텼다.

   ‘포기하기에는 아직 일러.’

   그러나 자신감이 없기는 그도 마찬가지였다. 제 형과 토론을 했을 때도 이 정도까지 위기감을 느끼진 못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이 더 절체절명이었다. 이것은 능력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다. 카이젤은 동생에게 일부러 져 줄 줄 아는 너그러운 타입, 반면에 티아라는 제자와 그 동료들을 코너에 몰아붙여 끝까지 꾸짖는 부류였다. 그런 의미에서는 티아라 쪽이 훨씬 더 위협적인 적수였다.

   ‘진작 깨달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기에 탓할 곳은 없었다.

 

 

 

 

 

 

*

 

 

 

   티아라는 광역 텔레파시 채널을 가동하였다. 그녀는 하이테로의 각 종족의 집단의식과 그것을 이루는 개별 개체의 생각을 일일이 읽어낸 후 그 사상 패턴을 연산한 뒤 다시금 역방향으로 출력을 가했다. 그녀는 각 종족과 개인에 개별화된 맞춤형 사상을, 그들이 가장 반응하기 쉽고 가장 현혹되기 쉬운 사상을 적재적소에 선택하여 심어주었다. 인간과 유사 인격체를 제어하는 것은 그녀에겐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아아, 아름다워.”

   기이한 행적이 조속하게 펼쳐졌다.

   ‘물론 우주 주민을 상대로 정신 간섭을 행하기란 카이가 만든 사상제어의 표식 때문에 불가능. 하지만 그와의 계약을 통해서 얻은 특혜를 간접적으로 이용한다면 지성체들 속에 텔레파시 메시지 정도는 심어 넣을 수 있지. 그러면 그다음 단계인 설득은 식은 죽 먹기.’

   그녀에게는 우주 시대 이래로 오랜 세월 다양한 하늘도시를 돌아다니며 쌓아온 풍부한 경험이 있었다. 불안정한 세계를 현혹하여 참된 평화처럼 생각되는 감정을 심어주는 혹세무민의 고수.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맞춤형으로 골라내어 귓가에 들려주는 치밀한 현혹 능력자. 갖가지 모순투성이 철학마저도 적절하게 배합하여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재창조하는 ‘사상 칵테일’의 천재. 그녀의 본질은 그런 존재였다.

   아울러 그녀는 인류가 낳은 최고의 지성 중 하나였다. 명실상부 그녀보다 뛰어난 사람은 단 하나뿐이며 비길만한 자도 역사상 단 셋뿐이었다. 그 넷 모두 동시대의 경쟁자들. 여하튼 그런 위상에 걸맞은 지혜와 지력 덕에 그녀의 사역을 뒷받침할 원동력은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초인으로서 거듭 성장한 끝에 비상식적 수준까지 진보해버린 티아라의 초지능은 하이테로에 거주하는 수십억 이상의 지성체들과 동시다발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기행조차도 가능케 하였다. 그녀는 흡사 관세음보살처럼 각 지성체의 소원과 요청을 빠짐없이 듣고 일일이 최적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녀는 이 소통의 기행을 통해 대륙 내의 모든 싸움을 멈춰냈다. 더 나아가 모든 이가 연합하도록 만들었다. 평화와 번영에 대한 환상으로 하이테로의 모든 지성체를 감염시켰다.

   아울러 이 대륙에는 그녀가 심어놓은 손발들도 많았다. 비록 인류연합의 감시로 인해 그녀가 영구적으로 부릴 수 있는 세력은 사라졌다지만, 타고난 언변으로 현지 주민들을 꼬드겨 자기 일을 돕도록 유도하는 것 정도는 쉬웠다. 티아라는 지구에서 발췌한 정신적 유산들과 여러 하늘도시에서 발원한 종교, 철학, 사상을 칵테일 형식으로 융합해 걸작을 만든 뒤 자신을 대신해서 그것을 배포해줄 사자들을 선발했다.

   며칠 정도면 부하를 모으기에는 충분했다. 원주민들 가운데 쓸만한 인재를 순식간에 예리하게 파악한 그녀는 포탈을 통해 후보자들을 찾아가 세례를 내렸다. 그렇게 세뇌되어 티아라의 수족이 된 자들은 그녀의 텔레파시를 퍼뜨리는 정신 감염 매개체가 되었다.

   티아라의 사제들은 발걸음이 닫는 곳마다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한 번 그녀의 사제들이 준 메시지를 받아들인 도시는 곧 티아라 본인이 보내는 메시지에도 반응했다. 이후 그녀의 가르침은 단계적으로 진화되어 제공되었다. 각기 다른 가르침들이 각기 다른 지역에 전달되었으나 그것들은 서로 다르면서도 퍼즐처럼 기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지성체들은 그 오묘함에 전율하였다.

   게다가 티아라의 모든 교리에는 강력한 전염력이 있었다. 그것들은 불교보다도 넓은 영역에 거쳐, 이슬람보다도 극렬한 속도로 번져나갔다. 가르침 자체의 중독성, 인격체의 마음을 읽는 천재성, 텔레파시라는 초고도 문명의 기술까지 더해지자 불길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대륙 전체를 휩쓸었다.

 

 

 

 

 

 

(다음 회차에서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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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놀랍게도 종교다원주의가 현실에서도 자행된다는 건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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