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컨텐츠는 [유료컨텐츠]로 미결제시 [미리보기]만 제공됩니다.
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260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32. 재충전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3.12.09 | 회차평점 0 0

 

 

 

 

 

 

Chapter 32. 재충전

 

 

 

 

 

 

 

 

   지구 시각으로 10월 7일, 하늘도시에 있던 인형 육체가 진의 환상계 병사인 네부카드네자르-203호와 다리우스-101호를 소환하기 위한 매개체로 쓰여 파괴됨과 동시에 지구에 있던 리온과 루디아의 본체는 번쩍 깨어났다. 둘은 그 충격으로 실신하여 며칠간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의료진의 정성 어린 치료 덕택에 일주일이 지난 후 가까스로 깨어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기억이나 지적 능력의 손상은 전혀 없었다.

   이렇게 지난 7월 10일에 시작되었던 1차 선교 여행은 장장 1년 3개월 만에 종료되어 이듬해 리온과 루디아의 지구 귀환으로 마무리되었다. 두 사람은 다소 요란스럽고 걱정스러운 퇴장에도 불구하고 염려했던 바와 달리 몸도 마음도 후유증 없이 무사히 보존했다.

   정신없이 지내던 사이 그간 지구에서는 한 해 이상이 흘러있었다. 두 사람이 실제로 체험한 시간, 곧 현지 주민들과 함께 한 시간은 타임필드의 시간 압축률을 고려했을 때 그 두 배 이상은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지구에서라면 겪지 못했을 극적인 체험의 연속. 동시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맨눈으로 선명히 목격했던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고난도 수없이 겪었으나 열매로 인한 뿌듯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귀환한 선교사들과 지구에서 그들을 지원한 동료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깊은 감사 기도를 드렸다.

   다만 그들도 여기서 멈출 생각은 아니었다.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하늘도시가 매우 많음을 알게 된 이상 게으를 수는 없었다. 우주 인류가 선교사들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으로 이동해버리기 전에 기회가 있는 지금 복음의 씨앗을 최대한 많이 심어야 할 필요가 절실했다. 이번 일을 통해 우주 선교의 중요성을 깨달은 복음주의적 교회들과 메시아닉 유대인들은 매일 전심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개입을 간구하기 시작했다.

   건강을 회복한 뒤, 루디아는 동행했던 메시아닉 유대인들과 함께 다시금 중립지대의 유대인 마을로 돌아갔다. 그녀는 동포들 사이에서 이방 세계 복음화를 향한 열망과 기도의 물결을 더 가속할 작정이었다.

   한편, 리온은 앞으로의 선교에 대비해 뜻있는 청년들을 더 끌어모아 밤낮 가리지 않고 장래 일을 준비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자리에 윤혁을 끌어들이지 않았다. 윤혁을 믿지 않아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 이유에 가까웠다.

   ‘그 친구는 할 일이 많으니 쉬어야 해.’

   당분간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그를 더 지치게 하지 말자. 선교 계획이니 대비니 하는 근심으로 괴롭게 하지 말고 아무런 걱정 없이 지내도록 시간을 주자. 리온은 친구가 충분한 재충전의 기회를 얻기를 원했다. 윤혁에게는 안식이 필요했다. 지금까지는 온갖 혹독한 고난을 견뎌내며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깎아내렸으니 이제는 그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다음에는 나도 꼭 너와 짐을 함께 짊어질게.’

   리온은 친구와 함께 몸으로 직접 선교 현장에서 뛰는 날을 고대했다. 몸으로 뛰며 분투할 때만 이해할 수 있는 열정과 열의를 동료와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주께서 허락하신다면 분명 기회가 열리리라 믿었다.

   한편 후원자는 선교팀에게 짤막한 메시지를 보내 윤혁의 근황을 언급했다. 윤혁은 붕괴하던 환상과 현실의 틈에서 가까스로 구출되었단다. 현재는 따로 요양할만한 장소로 옮겨져서 지내는 중이라고 하였다. 구출 당시에는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첨단 의료 기술의 혜택 덕에 신체적 이상은 모두 교정된 상태란다. 정신적인 충격까지 잊힐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다행이었다.

   ‘마음의 회복은 하나님께 의뢰하는 수밖에.’

   성경의 기록에 따르면 이집트에 억울하게 노예로 팔려 가서 갖가지 고난을 겪었던 요셉은 극적인 회복의 영광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였을 때, 맏아들의 이름을 므낫세(히브리어로 ‘잊다’)라고 지음으로써 “하나님께서 나의 고난을 잊도록 하셨다”라는 고백을 하였다. 리온은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을 윤혁에게도 그러한 정신적 회복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또다른 한편 좋은 소식도 있었다. 선교팀이 우주 현장에서 거둔 영적 열매와 고무적인 성과에 대한 소식은 지구촌에 거주하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 위로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소망을 더욱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왕국의 강림을 추구했고 그분의 나라와 그분의 의가 이 땅에서 이뤄지기를 최우선으로 기도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아직 인류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잃어버린 양을 간절히 찾고 계십니다. 강윤혁이라는 그 청년을 도구로 쓰셔서 우주의 수많은 잃어버린 영혼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도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리온과 동료들은 이 긍정적인 흐름을 가속하고자 더 널리 소식을 전했다. 이미 배교한 대다수의 거대 교회나 통합 종교에 흡수되어버린 자들은 이런 소식에 대해서마저도 무감각한 태도를 시종일관 유지했지만, 소외된 지역에서 꿋꿋이 복음을 굳게 붙들던 소형 교회들은 적극적으로 선교에 힘을 보탰다. 물질로 안 되면 인력 지원과 기도를 통해서라도.

   그들은 이제 말세가 오기 직전에 복음이 전파되어야 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언하신 ‘땅끝’이 비단 지구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닌, 별 너머에 있는 우주 인류 식민지까지 포함하는 개념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사람이 육신을 입고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땅’이 아니겠는가. 그 모든 땅에는 하늘의 영광, 곧 천국 보좌의 영광이 스며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들은 몇 가지 제목을 두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기도에 전념했다.

   우선 선교팀을 위해 기도하였다. 최초 선발대로 나선 리온 일행 4인방이 어서 심신을 회복하여 주님의 일에 다시 기쁨으로 활력 넘치게 전념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하나님의 선한 뜻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발대가 만들어져 더 많은 선교사와 목회자들이 식민지 선교에 참여하게 되기를 간구하였다.

   두 번째는 아직 산적해 있는 복음의 오지, 곧 무수한 하늘도시들과 그곳 주민들을 위한 기도였다. 중보 기도팀은 복음이 전해지는 지역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죄악으로부터 돌아서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그리고 그렇게 회개한 이들이 다시금 주변 이웃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전하여 참된 교회를 이루기를 바라며 간절한 소망을 담아 기도하였다.

   하지만 마지막 세 번째 기도 제목까지 챙긴 세심한 이는 소수였다.

   “위정자들을 위한 기도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지혜로운 리온은 이 부분이야말로 인류의 미래와 직결되었음을 놓치지 않았다. 선교팀이 목격한 바에 따르면 각각의 우주 식민지에는 저마다 주민들을 죄에 옭아매는 다양한 시스템이 숱하게 즐비해 있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 시스템을 만들어낸 사상적, 기술적 원천은 현재 은하계를 지배하고 있는, 인류연합이란 이름의 거대한 제국이었다. 분명 그들은 기독교나 교회에 긍정적인 견해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 전부가 핍박자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일부 무리는 선교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중이었다.

   ‘마지막 하늘도시에서는 공격까지 받았었지.’

   윤혁의 납치는 분명 고의적인 계략이었다. 현지에서의 해프닝이 아닌, 명백하게 드러난 인류연합 내 적대적 세력의 준동이었다. 또한 인류연합의 패거리가 아니더라도 티아라와 같은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는 것 또한 현실이었다. 세상 권세는 분명 복음의 잠정적 위협 상대였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바울 사도 역시 권세 있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죠. 우리는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진리를 가르치며, 악을 책망해야 하지만, 그들이 휘두르는 권위의 허락자이자 원천이신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비록 비밀에 부쳐지긴 했지만, 윤혁이 처음에 모은 스물다섯 명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광역 선교의 문을 열고 복음 전파 재개의 기회를 이끌어준 그 고마운 청년에게는 이복형이 하나 있음을. 일부는 윤혁의 형이 최후의 적그리스도가 될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동료들은 윤혁을 생각해주었다. 그들에게도 믿지 않는 친척이나 친구가 하나 이상은 있었기에 청년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슬픔을 공감할 수 있었다.

   윤혁을 사랑하는 이들은 최소한 그의 마음에 영원한 상처가 남지 않기를 원했다. 아울러 이왕이면 인류가 조금이라도 타락의 길에서 벗어나기를 바랐다. 그래서 세계의 최고 군주가 더는 교만해지지 않기를, 가능하다면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도록 해달라며 하나님께 간절히 부탁드렸다. 그것이 이뤄지리라고 믿은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소망의 방향만은 정죄가 아닌, 용서와 구원을 향했다.

 

 

 

 

 

 

 

 

*

 

 

 

 

 

   그러던 어느 날, 지구의 신실한 교회 목회자들이 몇몇 모여 리온을 자신들의 회의에 정식으로 참여시켰다. 리온은 겸손하게 그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세운 공로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절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미 소식을 들어 알고 있던 목회자들은 리온과 그 친구들이 감당해준 사역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며 그에게 크나큰 신뢰와 기대를 표현하였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저는 한 일이 거의 없습니다. 모두 하나님께서 도우신 일입니다. 굳이 사람에게 공로를 돌린다면 저보다는 강윤혁 군과 루디아 양, 그리고 현지에서 합류하신 은인께 돌려야 할 것입니다.”

   눈치 좋은 리온은 지구인들에게 이미 알려진 두 동료 외에 현지에서 추가된 동지인 스테판에 관해서는 이름이나 정체성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비밀 유지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지키기 위함이었다. 이레귤러라는 기이한 특징 때문에 인류연합이 스테판에게 주목하기라도 한다면 골치 아플 것으로 짐작되었다. 다행히 사정을 잘 모르는 원로들은 더는 깊이 묻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격려와 더불어 장래 계획을 제안했다.

   “우리는 이제 거의 마지막 중의 마지막 시대를 살고 있다네. 더는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순전히 전하는 교회를 찾아보기도 힘드네.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는 청년도 더더욱 손에 꼽을 만큼 적어졌어.”

   “물론 이번 세대가 마지막이 될지, 아니면 그다음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네. 하지만 어쨌건 다음 세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하네. 모세나 여호수아나 다윗처럼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지도자가 말일세.”

 

 

 

 

 

 

 

(다음 회차에 연속됨)

 
 
 
 
 
 
 
찜하기 첫회 책갈피 목록보기

작가의 말

.
이전회

259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31. 강제 귀환 명령 (3)
등록일 2023-12-06 | 조회수 126

이전회

이전회가 없습니다

다음회

261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32. 재충전 (2)
등록일 2023-12-11 | 조회수 99

다음회

다음회가 없습니다

회차평점 (0) 점수와 평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단, 광고및도배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