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컨텐츠는 [유료컨텐츠]로 미결제시 [미리보기]만 제공됩니다.
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286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37. 히어로즈 IV (3)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02.05 | 회차평점 0 0

 

 

 

 

 

 

(이전 회차에서 연속됨)

 

 

 

 

 

 

 

   이번에 아나스타샤는 메시아닉 유대인들과 함께 지구에 남기로 했다. 앞으로 윤혁과 리온과 루디아를 도와 감당해야 할 몫이 그녀에게도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최고 참모는 최후까지 후방에 남아 지휘해야 함을 알기에 모두 선뜻 동의하였다.

   “지구를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안 진은 셀레스티언 개발을 위한 폐쇄 임무에 돌입했고 4월부터는 미리 준비한 메시지를 전송하기만 할뿐 직접적인 연락 행위는 일절 중단하였다. 윤혁은 혹시나 일이 틀어질 때 진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까 봐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외부 세력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법. 이제는 그들 스스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다. 외세가 아닌 하나님께 의존함으로써.

   ‘부모님께 작별 인사라도 드릴 걸 그랬나?’

   그렇게 생각하던 윤혁은 쓴웃음과 함께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허튼 생각일랑 말고 무사히 살아 돌아온 뒤에 당당히 부모님께 돌아가자. 지금은 그저 눈앞의 임무에만 집중하자.

이윽고 D-day 전날이 되자 우주선이 지상에 당도했다. 소그룹 팀의 개수에 딱 맞춰 여러 척의 소형 우주선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진짜배기인 본체 우주선은 지구권 밖에 마련되어 있다. 소형 우주선은 단지 그곳까지 데려다주는 셔틀에 불과했다.

   “준비되셨습니까?”

   아나스타샤가 주역 3인방에게 질문했다.

   “조금 떨리네요.”

   “꼭 성사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아나스타샤 씨도 무사히 잘 있으셔야 해요.”

   윤혁, 리온, 루디아가 차례차례 인사를 남겼다. 이미 산전수전을 다 체험하면서 모험과 선교의 베테랑으로 빚어진지라 셋 다 누가 봐도 믿음직스러울만큼 노련해 보였다. 그 덕에 다른 걱정은 들지 않았다.

   아나스타샤는 마지막으로 두 가지 당부 사항을 전했다.

   “후원자의 안내에 따르면 여러분 셋에게는 특별히 인형들이 추가 지급될 예정입니다. 3인이 합류할 우주선 본체에 5천 기의 인형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리온 씨와 루디아 씨가 쓰신 인형보다 최소 몇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된 버전입니다. 적절히 활용법을 생각해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거래 솜씨가 참으로 탁월하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윤혁이 순수한 어조로 크게 칭찬하자 아나스타샤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살짝 얼굴을 붉혔다. 사실 띄워주려는 아첨은 아니었다. 진이 얼마나 계산적인 사람인지를 생각한다면 실로 대단한 성과임은 분명했다. 아나스타샤는 차분히 설명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번에는 여러분이 하나의 하늘도시에 진입한 동안, 여러분의 우주선은 우주를 배회하며 또 다른 하늘도시들을 검색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들에 안배로서 인형들을 투입해 넣을 예정입니다. 그 인형들은 동면 상태로 투입됩니다. 여러분이 잠들 때 그 인형 중 일부와 의식이 연결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한꺼번에 5천 기를요? 저희로선 조종하기 벅찰 텐데, 괜찮을까요?”

   조금 우려하는 어조로 리온이 질문했다.

   “후원자의 말에 따르면 그 인형들은 타임필드가 최대 밀도로 가동 중인, 즉 ‘휴면상태’의 하늘도시에 투입될 것입니다. 즉, 여러분의 의식이 한 개의 인형 몸에 접속된 뒤 그 몸으로 타임필드 속 세계에서 한 달간 선교 활동을 해도 다시 깨어나 본체로 돌아가면 우주 표준 시간으로는 1초 남짓이 지난 것이 됩니다.”

   “보통 수면 시간이 7시간 정도니 잠 시간을 1초씩만 분배하더라도 수천 기의 인형을 하룻밤만에 각각 한달 씩은 조종하는 셈이 되겠네요.”

   윤혁이 감탄을 표했다.

   “네, 피로는 쌓이겠지만, 그것도 의료기술로 해결 가능합니다.”

   매우 손쉬운 것처럼 설명하긴 했으나 이러한 계략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간 놀라우리만큼 혁신적인 기술 진보가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바였다. 타임필드에는 기본적으로 통신 교란 효과가 있거늘 이제는 그 장벽을 뛰어넘어 인형조종술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문제 극복이 이뤄졌다는 뜻이니까. 더욱이 인형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덕에 조종자의 정신력 부담도 줄어들어 여러 번의 반복 임무 수행에도 지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니 더욱 경탄스러웠다.

   “대단하네요.”

   “네, 하지만 되도록이면 이미 인형 조종 경험이 충분히 쌓인 리온과 루디아 씨 위주로 사용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지금의 강윤혁 씨는 여러 개 인형 동시 조종을 버텨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점이 못내 아쉬운 윤혁이었으나 그도 그 당부에 동의하였다.

   “주의하겠습니다.”

   이제 남은 두 번째 전달 사항.

   “여러분 3인방 팀은 핵심 전력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피해를 입거나 인력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나 능력이 다른 동역자들보다 귀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전략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이미 아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지난번 여행 때처럼 여러분이 예상밖 위기에 처하면 후원자가 직접 수하들을 파견하거나 사전에 감시함으로써 해결사 노릇을 해주면 무사하겠지만, 지금으로부터 한 달은 후원자가 공식 부재 상태일 예정입니다. 비상시에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진이 부재라고?

   ‘인류연합 측에서 중요 임무라도 맡긴 건가?’

   의아해하며 윤혁은 호기심의 나래를 펼쳤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다른 대비책이 필요했습니다. 동부 섹터장의 허락으로 그 휘하의 영웅들을 보디가드를 빌렸습니다.”

   “유 회장요?”

   “네, 그가 강윤혁 씨 가정과 긴밀한 관계가 있었기에 거래가 가능했습니다.”

   셋은 다시 한번 아나스타샤의 치밀한 대응 능력과 준비성에 감탄했다.

   “그나저나 영웅들이라면?”

   “말보다 직접 보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갸우뚱거리지만 말고 어서 한 번 들어가보시죠. 우주선 안에 세 분의 히어로가 대기 중입니다.”

   셋은 아나스타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그 영웅이란 자들을 만나보기 위해 우주선 안으로 탑승했다. 곧 대기실에 앉아 있는 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전신을 감싸는 슈트를 장착하고 있었다. 슈트는 각자의 개성이 반영된 근사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실용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윤혁이 대표로 그들에게 공손히 인사하였다. 그때 전신 슈트 차림의 전사 중 하나가 반갑게 손을 붕붕 흔들며 호쾌하게 인사했다. 날렵한 체격과 쾌활한 몸짓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인상의 사람이었다.

   “여어, 윤혁아. 오랜만이다.”

   “네? 저, 저를?”

   “나야, 나. 요 녀석아.”

   그 영웅은 곧장 제 슈트의 헬멧 부분을 잠시 나노 입자 단위로 해제하였다. 잠시 의아해하던 윤혁의 눈이 금세 휘둥그레지면서 표정이 밝아졌다. 오래간만에 반가운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헬멧의 음성 변조 효과가 사라지면서 친숙한 목소리도 귓가를 때렸다.

   “신해 형?”

   “녀석, 진짜 오랜만이네.”

   신해와 윤혁은 감격의 포옹을 나누며 짧게 해후를 나눴다. 리온과 루디아는 처음에는 의아해했으나 윤혁이 신해를 소개해주며 이전에 자신과 겪었던 일화를 들려주자 곧 신해를 향한 경계심을 완전히 풀었다. 이어서 신해는 그간 영웅들과 성한 사이에서 있었던 일들도 알려주었다.

   “우와! 정말 잘 되었네요.”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나저나 여긴 어떻게 오게 된 거예요? 우연의 일치는 아니겠죠?”

   “이번에 ‘킹 오브 히어로즈’가 영웅 중 셋을 보디가드로 뽑아서 외부 의뢰 임무에 파견한다고 공지했었거든. 처음에는 무심하게 넘겼는데 의뢰자 중 네 이름이 포함된 것을 듣고는 내가 가장 먼저 앞장서서 자원했지.”

   “킹 오브 히어로즈요?”

   “인도 건달 한 명 있어. 무서운 사람이야. 넌 신경 안 써도 돼.”

   특유의 유쾌한 그 어투에 윤혁은 긴장감이 확 누그러드는 것을 느꼈다. 오랜만에 다시 본 신해는 이전보다 훨씬 더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였다. 어려운 임무들이 쇄도할 텐데도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는 기색이 역력해 윤혁도 마음이 놓였다. 게다가 자신이 여행 떠난 사이에 아빠의 권면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회심하게 되었다고 하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옛 은인의 인생이 잘 풀리니 마치 제 일인 것처럼 기쁨이 벅차올랐다.

한참을 떠들던 중.

   “저 청년이 강성한 씨의 아들인가.”

   “선량하고 건실해 보이는걸?”

   “생긴 것도, 인상도 제법 많이 닮았군.”

   나머지 두 영웅도 헬멧을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한 명은 갈색 피부의 짙은 곱슬머리 남자로 키가 몹시 큰 근육남이었다. 다른 한 명은 연녹색 머리카락에 흰 피부의 남성으로 옆의 동료보다는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았다. 첫 번째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무디’, 두 번째 남자는 제 이름을 ‘케리’라고 소개했다.

   “우리도 강성한 씨와 몇 달간 교류하면서 그분의 인품에 감동해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지. 그분의 둘째 아들이 하늘도시들로 선교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신해에게 전해 들었는데 한번 만나고픈 생각이 들었다.”

   무디가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게다가 하늘도시는 우리 고향이기도 하니까.”

   케리가 쾌활한 표정으로 웃으며 덧붙였다.

   “물론 우리는 그곳을 버리고 떠나왔고 이미 우리 가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 그래서인지 고향 친구들에게는 마음 한켠에 미안함이 남았거든. 그러다 이 행성에서 성한 아저씨를 만나서 그분의 신앙심에 호기심이 들었어. 만일 우리 고향에 일찍이 그 가르침이 전해졌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게 되었지.”

   그의 상쾌한 웃음에는 묘한 아련함이 서려 있었다.

   “그래서 너희들이 우주로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숙고 끝에 여행의 출발을 직접 돕기로 했어. 너희가 갈 하늘도시는 내가 살던 과거 시절의 하늘도시와는 당연히 다르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빚을 갚긴 갚아야지.”

   여러모로 선하고 좋은 동기임이 분명했다.

   “감사드립니다.”

   리온이 그 세 영웅에게 예를 다해 감사를 표하였다. 루디아도 공손히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비록 신해를 제외하면 아직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믿는 분들은 아닌 듯했으나 그들의 선의만은 꾸밈없이 진정성이 넘쳐 보였다.

   이윽고 윤혁, 리온, 루디아 3인방의 선교사들과 호위자인 신해, 무디, 케리 3인의 히어로를 태운 운송 셔틀이 이륙했다. 셔틀은 본체 우주선이 대기 중인 상공 너머를 향해 유유히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수천 기의 셔틀들이 상승한 뒤 대기권 게이트를 통과해 근처 우주로 텔레포트를 하였다. 모든 셔틀은 불가시 모드를 취하고 있어 인간들의 맨눈으로는 관찰되지 않았다.

   “슬슬 모험의 시작인가.”

   관성이 차단되어 흔들림이 없는 실내 좌석에 앉은 채 윤혁은 창 너머로 보이는 바깥 배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부디 이번에는 큰 탈 없이 마지막 임무까지 완수하기를 소원하며 속으로 짧게 기도했다.

 

 

 

 

 

 

(다음 회차에 계속)

 

 

 

 

 
찜하기 첫회 책갈피 목록보기

작가의 말

.
이전회

285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37. 히어로즈 IV (2)
등록일 2024-02-03 | 조회수 32

이전회

이전회가 없습니다

다음회

287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37. 히어로즈 IV (4)
등록일 2024-02-07 | 조회수 32

다음회

다음회가 없습니다

회차평점 (0) 점수와 평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단, 광고및도배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