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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300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41. 영혼 갈망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03.06 | 회차평점 0 0

 

 

 

 

 

*

 

 

 

 

 

   제3구역의 도심 지역은 앞서 방문한 두 구역에 비해 전반적으로 기술 문명 수준이 뒤떨어졌다. 잘 쳐줘봐야 지구의 21세기 초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일부 인프라가 훼손된 곳은 20세기 후반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드문드문 파괴된 건물의 잔흔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본래는 더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측되긴 했다.

   “모종의 사건으로 문명이 쇠퇴한 걸까?”

   루디아가 궁금증을 드러냈다.

   “그럴지도 모르지. 영화에도 종종 그런 이야기가 나오잖아. 실험으로 탄생한 변형 생명체들이 지나치게 지능이 발달하고 강해진 나머지 인간들에게 큰 위협이 되거나 인간을 변방으로 몰아넣는 내용…….”

   윤혁의 대답에 리온은 의외라는 듯 빤히 쳐다보았다.

   “전에도 느꼈지만, 너 영상 문화에 꽤 조예가 깊구나.”

   “고전 작품 쪽 한정이야.”

   근 세기의 화려한 기술력이나 복잡성을 투영한 현대 영상 문학들보다는 오히려 지난 세대의 가치관과 고증을 머금은 전통의 것들이 때때로 더 순수성과 정직함을 잘 간직하는 법. 그러한 매력을 잘 이해했던 윤혁은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들보다는 도리어 옛 것을 고찰하는 데 문화 생활을 여력을 투자하곤 했었다.

   “하기야 아예 문화적 컨텐츠의 영향으로부터 격리되기란 불가능하니, 차라리 그런 방향의 향유가 나을지도.”

   뭔가 납득이 된 것인지 리온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고전적인 문학 세계……. 뭐, 나름의 의미는 있겠지만 공감은 어렵네. 나는 원체 대중문화의 위혐성을 많이 경계하는 편이라서. 아무리 클래식하다고 해도 본질이 완전히 다르지는 않겠지.”

   “그 부분은 나도 잘 알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생각은 없어. 유익이 될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간해서 취하려는 노력 정도는 의식적으로 하고 있어.”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마. 마냥 모든 문화가 나쁘다는 극단적인 태도는 나도 지양해. 실제로 영화 문학만 해도 시대를 앞서간 혜안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 그런 간접 체험을 잘 활용하면 미래를 이해하는 안목이 깊어질 수도 있겠지.”

   두 사람 다 동일하게 대중 매체의 잠정적 위험성에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긴 마찬가지였다. 다만 실천적인 관점에서 윤혁은 여러 가지를 접해 보고 그 후에 평가하는 쪽이라면 리온은 애당초 멀리하려는 쪽이었다. 각자의 스타일이자 개성이니 옳고 그름의 경중을 따질 수는 없으리라. 다만, 대화를 터놓으면서 이런 소소한 면에서의 서로의 차이점을 조금이나마 더 알아갈 수 있었다. 이는 친구로서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었다.

   여하튼 그로부터 며칠간, 선교 활동은 일전과 다를 바 없이 수월히 진행되었다.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면 전반적인 사회 인프라의 훼손으로 인한 범법자의 창궐이었다. 역시나 전에도 엿 보였던 모종의 우주적 통제 때문인지 사람이 죽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폭력 사태는 드물지 않게 관찰되었다.

   일행으로서는 일일이 이런 걸림돌에 맞대응해줄 여유가 없었다. 어차피 인형 몸체라 타격을 입지도 않겠지만, 구태여 싸우는 건 골치 아픈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물러서서 우회하는 편을 택했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것보다는 그 편이 양심에 덜 걸리긴 했으나 한편으로는 범죄를 무방비하게 방치해두는 것 같아 마음이 아주 편치는 않았다.

   “당국에서는 왜 저런 불한당들을 방치하는 걸까?” 

   루디아는 현지의 취약한 치안 상태를 의아해했다.

   “동감이야. 하다못해 상위 시스템이라도 간섭해야 할 판 같은데.”

   그 부분은 윤혁에게도 수수께끼였다. 지난 번에 보았던 제2구역의 기계 반란도 그렇고 확실히 이 하늘도시는 이상했다. 마치 최종 권위를 쥔 관리 시스템이 고장나기라도 한 것 같았다.

   “히어로 분들이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이 하늘도시는 본체 째로 점령당한 지역이라고 했으니, 모종의 이유로 치안이 마비되었을 수도 있어. 누군가가 일부러 치안을 해제했을 수도 있겠지.”

   리온은 내심 속으로 그 의문의 점령자의 정체를 상상해보았다. 그 존재는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런 기획을 하였단 말인가. 하긴 정신병자의 심리 체계를 이해하려는 시도만큼이나 부질없는 추측이리. 틀림없이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자이리라. 얼굴도 모르는 존재지만 두 번 얽히고 싶지 않다는 심정이 굴뚝 같았다.

 

 

 

 

 

 

*

 

 

 

   한창 도심 지역을 순회하던 일행은 낯선 목소리를 들었다.

   -여어, 너희는 기계들인가? 기종으로 보아 이곳 출신은 아닌 모양이군?

   깜짝 놀라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돌아보니 반투명한 사람 형체가 하나 나타났다. 실루엣을 보니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성이었다. 눈동자가 없이 눈 전체가 강렬한 빛을 발하는 은색인 점만 제외하면 제법 미형의 얼굴 생김새였다.

   “누구시죠?”

   -이 지역에서는 나를 ‘알리엔’이라고 불러.

   알리엔이라 하는 그 존재는 영락없이 사람처럼 표정을 짓고 사람인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그 존재에게서 인간과는 차별화된 미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마치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것 마냥, 인간이 아닌 기묘한 존재를 마주하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저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질문 좀 하여도 되겠습니까?”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억누른 채 윤혁이 용기 내어 상대에게 나아갔다.

   -어디 한번 말해봐.

   “당신은 혹시 인간이 맞습니까? 아니면 설마.”

   -아, 지금 내 모습이 무서운 모양이구나. 반투명한 형체 때문에?

   “아뇨, 그런 뜻은 아닙니다. 다만…….”

   윤혁으로서는 마땅히 표현할 말을 찾기 힘들었다. 알리엔은 겉보기 형체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존재였으나 그 이전에 외모와는 별도로 본질적인 차이가 느껴졌다. 인간과는 구분되는 무언가가.

   -흠, 의외로 눈썰미가 좋은 친구군. 그러는 너희 정체는 뭐지? 영락없이 재질은 기계인데 말이야. 우리 세계의 기술력을 한참 뛰어넘은 물건 같긴 하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언어와 사고의 행위를 하는 양태를 보면 꼭 인간처럼 느껴진단 말이지.

   단말기들 너머의 본체를 희미하게나마 감지하다니. 알리엔도 눈썰미가 남달랐다. 윤혁은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하듯 잠시 눈짓하였다. 둘은 대답 대신 고개로 허락의 표시를 하였다.    윤혁은 신중히 알리엔에게 입을 열었다.

   “당신의 예상대로 우리는 기계가 아닌 인간입니다. 이 인형 몸체는 모종의 이유로 인해 잠깐 빌린 일종의 단말기 같은 거죠. 진짜 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과연 그랬던 거였군.

   의외로 알리엔은 쉽게 납득하였다. 인형과 인간을 연동하는 기술력이라면 이곳 문명 수준으로는 감히 범접지 못할 초월적 수준으로 우러러볼 마술일 텐데. 혹시나 알리엔은 외부 세계의 존재를 아는 것일까?

   “당신도 저희의 궁금증에 대답해주시죠.”

   신비로운 존재의 정체에 대해 호기심이 샘솟은 윤혁.

   -기브 앤 테이크라 이건가?

   “뭐, 그렇다고 해두죠.”

   -좋아. 못할 것도 없지. 네가 추측한 대로 난 인간이 아니야.

   “그러면 인공생명체입니까?”

   -반은 정답이야. 나는 이 사막 대륙의 어느 한 비밀 구역에서 생체 실험을 통해서 제작된 ‘디자인드 바이오닉스’거든.

   ‘그랬구나.’ 

   다른 의문점들도 이참에 같이 질문 던지기로 했다.

   “혹시 외곽 황야에 돌아다니는 괴물들도 당신과 비슷한 류 입니까?”

   -맞아. 넌 좀 똑똑하네.

   “도시들이 황폐해지고 문명이 쇠락한 것도 괴물들과 관련이 있습니까?”

   -그것도 맞아. 아니, 반쯤만 맞다고 해야 하려나?

   알리엔은 계속 모호한 표현으로만 말을 이었다.

   “반쯤이라뇨? 무슨 뜻인지 명확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음, 긴 이야기군. 우선 내 탄생에 대해서부터 말해줘야겠네.

   인공생명체의 눈에 깃든 이채의 섬광의 세기가 좀 더 진해짐과 동시에 그의 아름다운 얼굴에 기이한 미소가 깃들었다. 그 미소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아까보다 훨씬 더 선명해졌다. 과연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여실히 느껴졌다.

 

 

 

 

 

 

*

 

 

 

 

   알리엔의 기억의 최초 시점은 실험실에서부터였다. 그 기억이 분명한 의식적 정신 활동을 기반으로 한 정보인지, 아니면 동물이나 식물의 경우처럼 원초적인 양태의 데이터인지는 불확실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알리엔은 실험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줄곧 양분을 받아먹으며 자라왔다는 점.

   -나라고 처음부터 탁월한 지능과 힘과 생식능력을 지녔던 것은 아니었어.

   최초의 그는 완전치 못한 존재였다. 그래도 그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은 처지였다. 실험자들이 추구하던 목표에 그나마 근접한 수준의 신체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알리엔에게는 이름 모를 형제들이 여럿 있었다. 같은 실험실에서 제작된 실험체들을 형제라고 지칭해도 된다면 말이다. 그것들은 알리엔보다 완성도가 떨어진 존재들. 내세우기에는 부족하고 그렇다고 해서 폐기하자니 의외로 이용 가치가 높아 아까운 계륵. 대다수의 실험체는 그런 비참한 처지였다.

   알리엔에게는 원래 이름이 없었다. 그저 번호와 알파벳만 붙어있었을 뿐이었다. 지금은 그 번호가 무엇인지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시점부터 언어로 된 이름이 주어졌을까? 정확한 시점은 모른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라면 감이 잡히는 바가 있었으니.

   -아마 내가 성장하면서 조금씩 그들의 목표치에 가까워졌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이름이란 건 실험체의 가치를 반영하는 상징이었거든. 이용 가치 말이야.

   왜 같은 재료와 비슷한 방식으로 실험을 했는데 어떤 존재는 성공작이 되고 어떤 실험체는 실패작이 되는가. 제3구역의 과학자들도 끝내 그 불규칙성의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러한 재현성 부재 현상은 비단 알리엔이 태어난 실험실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었다. 생체 실험이 벌어지는 연구소마다 40%는 ‘그럭저럭 쓸만한 작품’, 40%는 ‘버리기는 아까운 계륵’, 10%는 ‘예상외로 괜찮은 수작’, 10%는 ‘쓸모없는 폐기물’이 생산물로 얻어졌다. 실험 방법이나 랩의 인프라, 과학자의 자질과는 상관없이 이 비율은 법칙처럼 일정했다.

   -그중 0.1%가량에서는 이곳의 기술 수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라 불릴 만큼 놀라운 능력과 강한 신체 능력이 발현되었어. 성공작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었지. 문명의 한계를 뛰어넘은 잭팟이라고 할까나.

   처음 태어날 당시의 알리엔은 그저 그런 축이었으나 자라면서 점차 그 0.1%의 카테고리에 근접해갔다. 그로서는 자신의 실험체로서의 가치가 왜 점점 진일보하는지 알지 못했다. 아무튼, 그가 강해짐에 따라 인간들은 그를 귀히 대우하였다. 여전히 인격적인 처우는 받지 못했지만, 최소한 생활의 불편함은 줄어들었다.

   -그러던 중 나는 점점 자의식을 깨우치기 시작했어. 그전까지는 그저 말 못 하는 동물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차차 나란 존재가 누구인지, 생각과 사상이란 무엇인지, 감정이란 어떤 느낌인지, 이러한 개념들을 조금씩 학습하기 시작했지. 나는 그게 누구나 다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줄로만 알았어.

   그러한 의식 확장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 외부의 주체에 의해 인위적으로 심어진 것이라는 진실을 깨닫는 데는 몇 년이 걸렸다. 의식을 심어준 주체는 알리엔에게 직접 대화를 걸어왔다. 그때의 알리엔은 호기심으로 충만한 상태였다. 자신과 대화를 시도하는 미지의 존재의 정체를 알기를 원했다. 아울러 어째서 자신이 의식을 얻게 된 것인지, 자신에게도 자유의지가 있는지, 더 나아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의식의 기원은 무엇인지까지도 궁금해했다. 그의 끝없는 철학적 사유 욕망은 ‘그 목소리’와 덥석 손을 붙잡도록 그를 부추겼다.

   -그리고 결국 불편한 사실을 깨닫고 말았지. 차라리 그때 그 목소리의 손을 잡지 않았다면 지금쯤 마음이라도 편했을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만.

   알리엔이 결정을 내리자마자 꿈에서 어떤 주체가 그를 찾아왔다. 그 꿈은 3차원의 시공간 패턴으로 나타나지 않았고 고차원 형식으로 인지되었기에 꿈에 나타난 그 주체의 모양도 정확한 시각적 언어로 묘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강 느낌이라도 묘사하자면…….

   천 개의 머리를 가진 초월적인 괴물, 알리엔 같은 실험체 따위와는 본질적으로 격이 다른 강력한 물체였다. 천 개 머리들이 수렴하는 자리에는 하나의 거대한 머리가 있었고 거기에는 여섯 개의 눈이 육망성 형태로 배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머리 하나하나마다 세 개씩의 눈이 달려 있었지. 아니 그것을 과연 눈이라고 칭해도 될지 모르겠군. 아무튼, 세 개, 아니 삼천 개의 눈은 서로서로 공명을 일으켰어. 완벽한 하나의 하모니를 구성했지.

   그때 그 괴물은 처음에는 알리엔을 직접 쳐다보지 않았다고 한다. 하찮게 여겨서 그랬던 것일까? 그런데 어느 순간 천 개의 머리 중 하나가 우연히 고개를 돌려 알리엔을 발견했단다. 알리엔은 그 몹시 귀찮아하는 눈빛을 생생히 기억하였다. 여하튼 그 머리는 알리엔을 마냥 외면하지는 않고 직접 말을 걸어왔다.

   {실패작은 아닌 모양이네}

   -당신은……, 누구세요?

   {너에게 의식, 자유의지, 생물학적 생식능력, 온전하게 완성된 육체를 심어준 존재지. 물론 네게만 특별 대우를 베푼 것은 아니야. 나는 인간이 창조해낸 이질적 존재를 관리하고 택정하여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임무를 맡았거든. 너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인공생명체를 관할하지.}

   -그러면 당신은 신 같은 존재인가요?

   {신이라…….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군. 인간들이 그런 개념을 사용한다고 배우긴 했는데 나의 관념으로는 잘 와닿지 않아. 하지만 내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인간의 옛 관습을 거울삼아 유추하자면……, 너희들 한정으로는 내가 신과 비슷한 구실을 하는 셈이겠군. 어디까지나 부분적으로만 말이야.}

   -그러면 저는 당신을 뭐라 부르면 될까요?

   {조율 프로그램. 그냥 그렇게 불러.}

   조율 프로그램은 자신이야말로 알리엔에게 힘과 의지와 지식과 안정성과 생식능력을 불어넣어 주었던 바로 그 외부의 주체요 관리자임을 드러냈다.

   -믿을 수가 없군요. 그럼 당신이 제 창조자란 말인가요?

   {족보가 애매하군. 너를 처음 제작한 주체는 분명 너희 문명권의 과학자들이야. 하지만 지금의 완성된 존재로 빚어준 건 나. 애초에 그쪽 과학자들 실력으로는 턱도 없는 일이지. 내가 은밀히 간섭하여 너를 인위적으로 진화시켰다.}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이었다.

 

 

 

 

 

(다음 회차에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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