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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410회 하늘 위의 도시들 Ch 69. 에필로그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4.11.16 | 회차평점 0 0

 

 

 

 

Chapter 69. 에필로그

 

 

 

 

 

 

 

   이 순간, 은하들과 은하들 사이의 흑색 공허에서는 일련의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일명 빅뱅 제너레이터(Big bang generator)라고 불리는 구조물들이 대거 건설되었다. 그것은 한번에 10만 개 가량의 2차 복제형 Quasar-I을 압축함으로써 만들어진 초공간 구조물로 그 이름이 뜻하는대로 지속적으로 물질 및 에너지를 생성하는 ‘안정화된 인공 빅뱅’을 함축한 괴물이었다.

   빅뱅 제너레이터는 안쪽에서부터 외곽까지 다음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1) 에너지 생성 핵,

   2) 삼만 개의 2차 복제형 엔진들이 압축된 축퇴 네트워크,

   3) 물질 변환을 일으키는 층,

   4) 물질 및 물체 복제를 일으키는 층,

   5) 다양한 설계진 데이터를 압축한 정보 생성의 층,

   6) 주 생산을 수행하는 생체기계 층,

   7) 3천 겹의 압축 아공간 층,

   8) 얇게 실체화된 7세대 시뮬레이션 우주,

   9) 6만 겹의 생산 플랜트 층.

   그리고 십만 개 중 2)에 사용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 7만 개의 2차 복제형 엔진은 구조체 중간 중간에 설치되어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빅뱅 제너레이터라 불리는 이 괴이한 기능의 물체는 주로 세 가지를 생성해냈다; 기계, 생명체, 그리고 인공 공간. 말하자면 천지창조의 위업을 감히 흉내낸 물건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개방 이전에 하늘도시 속에 설치되었던 인공 다중우주도 사실은 이 빅뱅 제너레이터를 통해 생성된 것, 정확히는 완성품이 나오기 이전의 불완전한 프로토타입을 원점 삼아서 형성된 작품이었다. 일례로 강윤혁이 목격했던 ‘뿌리’ 역시 불완전하게나마 미완성작을 재활용해 빅뱅 제너레이터의 본래 목표치를 이루려는 시도에서 만들어진 조잡한 조합품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의 완성작들은 그때의 실험품, 프로토타입, 미완성품과는 격이 달랐다. 예컨대 한 개의 빅뱅 제너레이터 당 최소 한 종류 이상의 ‘갤럭시 클래스 바이오스피어’를 형성해낼 정도였다.

   최초의 갤럭시 클래스 바이오스피어였던 셀레스티언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2차 복제형 엔진을 오로지 하나만 이용했기에 에너지 공급 문제만 해결했을 뿐, 물질 자원은 별도로 외부로부터 채취해야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빅뱅 제너레이터는 이 문제를 가볍게 해결했다. 그것은 하나가 아닌 10만 개의 엔진을 소모했다는 점에서 초기 비용의 출혈은 컸으나 대신 완성 이후로는 자원과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자체 충당할 수 있었다. 더욱이 원료가 된 퀘이사 엔진도 본래 영구 동력원에 가까웠기에 보수와 유지 또한 무한정 가능했다.

   셀레스티언에 맞먹는 갤럭시 클래스 종족들을 제작하는 기틀로써의 역할 외에도 빅뱅 제너레이터의 생산력은 다방면에서, 이를테면 기계, 이종족, 인공생명체, 산업 물자, 유기체 자원, 식량, 대기 자원 등등 모든 면에서 활용되었다. 종종 제너레이터에서 조성된 거대 생체조직이 기계를 생산하기도 했고 거꾸로 기계들이 생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그 연쇄는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았다.

   1조 개 가까이의 빅뱅 제너레이터들은 수억 개 은하 곳곳으로 파송되었다.

   한편, 빅뱅 제너레이터 제작에 사용되지 않은 나머지 99%의 2차 복제형 엔진은 별도의 목적을 위해 예비되었다. 이중 10%는 물질과 물체를 복제하는 ‘무한의 플랜트’를 형성하는 데 투자되었고 나머지는 상위 차원으로 운송되어 테서렉트 아키텍쳐의 진화를 유도하는 산업에 소비되었다. 세 종류의 사업이 완성 궤도에 도달하려면 최소 몇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1차 복제형 Quasar-I 들은 여러번의 실험을 거친 끝에 마침내 양산 복제 능력을 획득했다. 이제 이들은 원본 퀘이사의 도움없이 자신들끼리의 교배만으로 완벽하게 동일한 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복제과정에서 시간 소요야 크겠지만, 테서렉트 아키텍쳐와 타임필드 기술이 이를 크게 단축시켰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양산 능력을 획득한 1차 복제형 엔진들 중 원본에서 직접 만들어진 30억기는 효율성과 질이 가장 우수했다. 그래서 인류연합은 그 30억기를 각각 하나씩 방주와 결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은 완전한 결합은 무리였기에 서서히 동기화시키는 단계부터 차근차근 개시하였다. 반면에 양산화 연구 과정에서 파생되어 만들어진 추가 분량의 1차 복제형 퀘이사들은 효율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개량 연구에 투입되었다. 이것들은 방주 대신에 다른 용도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방주에 양산형 퀘이사 엔진을 융화시키는 계획에는 대단히 중차대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방주는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과 동일한 개체를 재생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된 물건. 그런데 선체가 자가 복제를 하려면 완전 복제가 가능한 엔진은 필수였다. 여태껏 이를 위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던 마당이었는데 퀘이사 프로젝트의 완성이 때마침 호재가 되었다.

   장차 방주들이 무한히 넓은 우주로 뻗어나가며 무수한 은하계를 포식하며 정복하는 결말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위버멘쉬와 아크삼형제가 소망하는 2차 우주인류 생성 프로젝트는 이 같이 탄탄한 기틀을 닦아나가며 전진하고 비상하였다.

 

 

 

 

 

 

 

 

*

 

 

 

 

   지구로 귀환한 카이젤은 제2 철인왕 에르샤와 독대하였다. 흑발의 냉정한 여인은 나름 비장한 각오를 안고 자신의 의뢰를 양아버지에게 전하고자 나아왔다. 붉은색 나선이 휘감긴 녹색 동공, 곧 에르샤의 현자의 눈이 선명하게 빛을 발하였다. 기합이 잔뜩 들어간 그녀와 달리 카이젤은 간편한 옷차림에 느긋한 자태로 여유를 부리며 상대를 맞이했다.

   “제안을 드리고자 대면을 청하였습니다.”

   “네 입으로 직접 제의할 정도면 중요한 계획인 모양이로군.”

   총사령관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황제를 찾는 일은 드물었다. 보통 둘이 만나는 일로서 합당한 명분이 세워질만한 일은 중대 임무를 부여하거나 중대 사항을 보고하는 상황뿐이었다. 직위 특성상 에르샤는 어떤 프로젝트를 스스로 제의할 입장은 아니었다. 물론 그녀의 의견도 중요하게 고려되었지만, 대체로는 전략 관련 부분에서만 의견 교류가 있었을뿐, 그 이상으로 나아간 적은 많지 않았다.

   이례적인 상황인만큼 이번 회담의 무게는 무시할 수 없었다.

   “타인이 들어서는 안되는 내용인가?”

   “개인적으로는 그편이 낫다고 판단합니다.”

   “뭐, 좋아.”

   카이젤은 제복의 흐트러진 매무새를 다듬으며 상석에 앉았다. 총사령관은 군인답게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꼿꼿한 자세로 서서 군기가 든 또렷하고 선명한 목소리로 이번 독대 신청의 진짜 의도를 드러내었다.

   “감히 말씀드리건데, 새로운 유형의 솔져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음.” 

   얼추 생각이 통했는지 카이젤은 턱을 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왜 그런 결론을 도출했지?”

   “솔져란 애초에 무인 시스템의 무력과 인간 본연의 힘, 둘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제도입니다. 인간 스스로 인류를 지킨다는 자주성과 프라이드의 상징이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현재는 이종족도 기계도 전부 인류연합 정규군으로 편입되었기에 비인간끼리의 대립 구도는 사라졌다. 군대 내에서의 경쟁 구도 중 남은 것이라고는 인간 대 비인간의 대립 뿐이다.

   그런데 총체적인 지배력을 소유한 카이젤이나 싸우기 싫어하는 귀하신 초인들을 제외하면, 무력다운 무력을 지닌 인간 개체라고는 휴먼 솔져와 바이오닉 솔져가 전부다. 굳이 더 계산하자면 히어로즈도 감안할 수는 있겠지.

   히어로즈의 경우 세력이 너무 미약해서 고려 대상으로 넣을 수 없었다. 바이오닉 솔져는 개체별 실력으로는 막강한 경쟁력을 지녔으나 인체 실험의 금기로 인해 추가적인 멤버 확보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나마 조율이 가능한 변수를 고르라면 휴먼 솔져였다. 그들에게는 바이오닉 솔져와는 달리 성장폭의 한계가 있다. 대신 그들은 우주 인류의 폭발적 인구 증대와 맞물려 추가 확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군대 내 대립 구도 속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휴먼 솔져의 대량 확보가 시급했다.

   “문제는 인간에 비해 기계와 이종족의 증식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군. 하지만 일단 2차 우주인류 생성 작업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면 개체수 균형은 어떻게든 맞출 수 있다. 그때부터는 내 마음대로 생산성 파라미터를 다스릴 수 있으니까.”

   “그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그 사이에 갤럭시 클래스 바이오스피어들이 다수 생성될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아무리 대응책을 마련해도 휴먼 솔져만으로는 무인 시스템을 따라갈 방도가 없습니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휴먼 솔져 제도를 폐기하여 군 운영방침을 갈아엎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계속 해보시지.”

   “만일 대표께서 솔져 제도 자체를 포기하실 생각이 아니라면 보완을 위한 차선책을 마련해야합니다. 바로 완전한 인격성을 가진 클론 군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흐음.”

   카이젤도 사실 이 의제는 몇 번 고려해본 바 있었다. 하지만 그 선택지에는 걸림돌이 많았다. 다른 점은 제쳐놓고라도 바이오닉 솔져 같은 ‘만들어진 인간’을 또 짓는다는 것 자체가 영 꺼림칙했다. 이미 윤리와 도덕의 경계선을 여럿 헝클어뜨렸던 그지만 지나치게 선을 넘고 싶지는 않았다. 옛 악우와 같은 부류로 떨어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금껏 클론 생산은 이런 감정적 이유로 기각되고 미뤄져 온 참이었다.

   ‘하지만 에르샤의 말도 일리는 있다.’

   그는 다시금 점검하며 고민하였다. 생명 윤리를 파괴하지 않는 선 안에서 이 뜻을 이룰 방도가 있는가? 예컨대 인간의 인격을 온전히 복제해둔뒤 미리 다 준비되어진 인공 제작 육체에 고스란히 담는다면 어떨까? 이런 방식은 기존의 생명을 망가뜨리는 행위로는 해석할 수 없겠지.’

   문제는 ‘무슨 수로 인격 복제를 수행하느냐’였다.

   지금껏 고안된 디지털 인격은 진정한 의미의 영혼을 담지 못한다. 그리고 애초에 온전한 인간이 아닌 존재는 인간 특유의 전인적 특성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없다. 카이젤은 조잡한 모방품에는 별 관심없었다. 인간과 모든 면에서 같은 속성과 역량을 만들어내되 생명 윤리는 해치지 않는 방식? 그게 가능키나 할까?

   ‘하지만 나의 분신들이라면?’

   카이젤은 이미 통일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중앙 체계를 생성했고 네 개의 초지능체를 활성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같은 조건들이 갖춰진 지금이라면 무수한 분신들을 생성해내어 운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 분신이라면 내 창조성과 전인적 특성을 일부 공유할 수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각 분신 개체에 ‘개성’을 무슨 수로 부여할 것인가.

   ‘표식 제작에 쓰인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응용한다면 유사 영혼 혹은 그 비슷한 류를 만들어내는 일은 어떻게든 가능해. 만일 내 분신들에게 그것을 씌운다면 개성이 형성되려나?’

   물론 실험을 해봐야겠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을까?

   몹시 구미가 당겼다.

 

 

 

 

 

 

 

 

(다음 회차에서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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