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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450회 아벨의 후예 Ch 8. 커버넌트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3.27 | 회차평점 0 0

 

 

 

 

작품을 감상하기 전 성경말씀 강해 광고 시간

 

 

 

 

Chapter 8. 커버넌트

 

 

 

 

 

 

 

 

   은하계 Gal-A-35의 외곽.

   항성계들과 동떨어진 무덤 지역.

   위성만 크기의 거대 괴수가 몸을 웅크린 채 해당 은하 전역으로 텔레파시와 사념파와 원거리 이능을 발산하였다. 그의 명령에 반응하여 수천억 마리의 거대 인공생명체들과 이종족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의지 혹은 정신을 지닌 인간 이외의 자연물과 인공물을 지배하는 ‘인비저블 마인드’로부터 직접 제어권을 부여받은지라 잡음은 전혀 없었다.

   리더격의 그 거대 괴수는 자신이 지휘하는 이종족 개체들에 부(副) 지휘권과 자신의 초능력 일부를 심어주었다. 이제 힘을 이식받은 이들은 자신 이하의 하위 존재들을 향해 동일한 과정을 수행할 것이다. 이들 힘을 받은 존재들 중에는 갤럭시 클래스 바이오스피어에 속한 것도 제법 있었다.

   이 거대 괴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계단식의 지휘 계통의 구성 요소들과 그 말단 유닛들은 이제 여러 Upol들과 그 위에 형성된 인간 사회에 침투하여 대대적인 간섭을 개시할 것이다.

일부는 인간과 닮은 모습으로 변신하여 사회에 녹아들 것이고, 일부는 사냥 대상 역살을 맡아 인간의 역량을 평가할 것이다. 또 일부는 새로운 기술력의 원천으로 이용될 예정이었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들은 Upol들에 형성된 자치 정권을 감시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2등 시민들의 사회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보강하기 위한 수단. 인류연합의 통일시스템에 담긴 권력이 절대적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보험 하나 더 들어놔서 나쁠 것은 없었다.

   “우주 인류란 늘 흥미롭네. 좁은 행성에 갇혀 지내느라 갑갑하고 어리석게 퇴보한 지구 인류보다 어떤 면에서는 낫기도 해.”

   지휘자 역할의 거대 괴수는 짙고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잠시 후, 그것은 자기 신체를 응축시켰다. 달을 집어삼킬 듯 거대했던 몸체가 연기처럼 흩어지더니, 사람만 한 크기로 압축되어 한 형상을 빚었다. 이것이 그의 원래 모습이었으니 그는 애초에 이종족이 아닌 인간, 그것도 무려 최상위 초인이었다.

   “내게는 채찍 역할이 더 잘 맞는군.”

   적갈색 머리와 짙은 피부, 탄탄한 근육질의 사내가 잠시 취했던 괴수의 몸을 완전히 탈피하였다. 그의 맨살 위로 제복이 소환되어 덮어졌다. 태양을 삼키는 늑대, 그는 최근 2등 시민들의 사회를 조정하라는 임무를 받고 이곳으로 출장온 차였다. 은폐된 영역에 몸을 숨긴 채 우주 인류의 행동을 관찰하고 사회의 흐름을 인류연합이 원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그가 이번에 맡은 일이었다.

   최근 태양을 삼키는 늑대는 마수와 일체화되는 특수 권능을 획득했다. 이는 그가 지닌 탁월한 생명공학적 지식, 최근 발명된 몇 가지 유형의 초능력, 그리고 늑대의 카리스마타인 ‘생체- 영혼 리듬 동기화’를 조합해낸 결과 얻어진 능력이었다. 지금 그는 그 능력을 요긴하게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중이었다.

   ‘편리하군.’

   기본적으로 그 능력은 특정 개체와 차원 단위의 동기화를 구축해 서로의 육체와 정신을 상호간에 빌리는 원리였다. 예컨대 초인이 셀레스티언과 계약을 맺으면, 유사시에 그 초인의 몸은 해당 셀레스티언의 육체로 변환될 수 있다. 역으로 셀레스티언도 초인의 정신력을 받아들여 사용할 수 있다. 계약 대상에는 제한이 없으며 한 번에 여러 이종족과 계약을 맺어 다중 융합체로 변신할 수도 있다.

   이 원리를 응용한 끝에 태양을 삼키는 늑대는 초능력과 강한 육체를 조화시킴으로써 시너지를 이끌어내게 되었다.

   이것은 상당한 혁신이었다. 초인이 아닌 존재는 초능력을 온전하게 이해하여 십분 활용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막상 초인은 본체가 인간의 몸이기에 신체 능력 측면에서는 이종족보다 뒤떨어졌다. 얼티밋 워리어와 같이 초능력에 걸맞게 육체 스펙이 진화하는 특수한 카리스마타를 지닌 경우를 제외하면. 그렇기에 늑대의 마수화 능력은 이런 딜레마를 일시적이나마 극복하는 데 유용했다.

   현재로서는 고유 재능의 희소성 때문에 늑대 본인과 그의 마스터만 사용 가능한 스킬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가 많이 진척되었으니 조만간 확대 적용도 가능해질 예정이었다. 곧 일반인이나 이종족, 심지어 기계들도 서로 신체 속성을 공유하거나 유사 육체를 소환한 뒤 자신의 육체에 덧입히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능력이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역시 정신지배에 노출되는 건 마음에 안 드네.”

   마수화 능력에는 신체적인 부작용은 없었지만 대신 한 가지 치명적인 불편한 점이 있었다. 잠깐이나마 마수화 된 상태에서는 인비저블 마인드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 심지어 마수화 모드를 해제한 뒤로도 잔상처럼 영향이 남는다. 원래 인비저블 마인드와 한 몸인 마스터라면 상관없겠지만, 태양을 삼킨 늑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때 마침 쿠에시와의 통신 노선이 연결되었다.

   “그쪽 상황은 어떤가.”

   “얼추 괜찮아.”

   “건성건성 임하면 곤란하다. 이제껏 우리가 다스려왔던 곳과 달라. 1백 개 은하에 흩어진 1조 개의 Upol……, 역사의 총량도, 인간들의 활동 범주도 지구와는 차원이 다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대처가 필요해.”

   최근 쿠에시는 태양을 삼킨 늑대와 더불어 팀을 이룬 뒤 Upol의 2등 시민들을 제어하고 훈육하고 훈련하는, ‘채찍 역할’을 맡아왔다. 쉽게 말해 얼굴을 감추고 흑막으로 암약하면서 역사에 간섭하는 역할이다. 예전 철인왕들이 하던 행위와 비슷한 류의 일이었다.

   물론 언제까지고 주야장천 이 일만 맡지는 않을 것이다. 로테이션 시에는 역할이 바뀐다. 현재 성운을 제외한 로스트엠페러 전원은 임의로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주기적으로 ‘채찍’, ‘당근’, ‘지구 주둔’의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바꿔 맡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난 이종족들을 이용해 인간 사회에 간섭하는 중이야. 그쪽은?”

   태양을 삼킨 늑대가 상대편 상황 보고를 요구했다.

   “은하계 Gal-B-21에 속한 모든 Upol들에 각각 서너 개씩 양산형 렐릭(Relic)을 맡겼다.”

   “무려 렐릭을? 하나하나가 행성 지배급 병기 아니야? 수량은 괜찮나?”

   “물론. 큰형님께서 발명한 2차 복제형 퀘이사 엔진, 그것들을 합쳐 만든 무한의 플랜트 덕분에 몇천억 개의 렐릭을 순식간에 생성했다.”

   “호오, 거참 간편하군.”

   원본 Quasar-I에서 나온 손자뻘의 엔진, 2차 복제형 퀘이사.

   원본이 최고 활성화 단계인 인피니티 모드를 발동한 기간에 그 본체로부터는 다량의 1차 복제형이 생성되었다. 현재까지 30억 기의 1차 복제형이 충원되었다. 그리고 각각의 1차 복제형으로부터 다시 30억 기의 2차 복제형이 만들어졌다. 조금 더 대량 생산하는 일도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안정성 문제 때문에 1차 복제형의 자가 복제 작용을 제외하고는 추가 생산 프로세스가 중지된 상태였다.

   현재 1차 복제형 엔진들은 자가 복제 능력을 획득한 뒤, 방주 프로젝트에 투입될 최상위 30억 기를 제외하고는 상위 차원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2차 복제형 엔진 전체 중 1%는 빅뱅 제너레이터라는 종합 생성기지를 생성하는데, 10%는 ‘무한의 플랜트’라는 상품명의 물질/물체 복제 공장을 만드는데 투입되었다. 나머지는 테서렉트 아키텍쳐를 더 높은 차원까지 확장 공사하는 용도의 자원으로 사용되었다.

각각의 용도는 저 나름대로 방대한 잠재력을 지닌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였다. 그 중에서도 무한의 플랜트는 실용성이 높았다. 무한의 플랜트 덕분에 이제 인류연합은 제아무리 비싼 고가치 발명품이라도 무비용으로 양산해내는 일이 얼마든 가능케 되었다. 설령 렐릭이라 할지라도.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다 할지라도 렐릭은 무려 한 행성의 운명마저 뒤흔드는 물건. 그런 것들을 우매한 우주 인류에게 맡겨둬도 될까? 그들 가운데는 위인의 비율이 높지 않을 텐데 말이지.”

   태양을 삼킨 늑대는 여전히 미심쩍은 기색으로 회의적 의견을 내비쳤다.

   “부작용은 우리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설령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통일시스템이 알아서 수습하겠지. 그보다는 이번 기회에 우주 인류의 역량을 끌어내 최대한으로 시험해볼 필요가 있어.”

   쿠에시가 직접 발명한 렐릭 아이템들에는 신비로운 기능이 여럿 담겨있었다. 대부분의 렐릭은 기본적으로 일정 부분의 자가 복제 성질을 지녔으며, 자신의 속성을 함축한 사념체를 생성할 수도 있었다. 마도 공학을 비롯한 최첨단 과학을 접목시킨 결과물이었다. 민간 세계에서는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기 쉬운 기물이었다.

   최근 렐릭이 여러 Upol들에 배포되자 과연 곳곳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야기되었다. 먼저, 신비로운 마법의 힘처럼 보이는 그 물건들, 그것들을 노리는 자들의 야망과 탐심이 교차하여 투쟁 구도가 형성되었다.

   또한 민간인 학자들은 렐릭의 성분을 열심히 해석했는데 그 과정에서 온갖 기술적인 성장과 지식적 진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기술 변화는 문화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는 Upol들의 개성이 독특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가속화했다.

   긍정적인 변화만 발생하지는 않았다. 렐릭은 사람들의 경쟁심과 야망, 과도한 호기심을 부추겼다. 그로 인해 전에는 잠잠했던 사회 내부에서도 렐릭이 배포된 뒤로는 탐욕의 행태가 양산되었다. 인류연합은 이 같은 흐름마저도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고자 신중히 주시하였다.

   “과연 그건 악마의 물건이야.”

   “사용하는 자의 문제지. 물건 자체는 중립적이니까.” 

   쿠에시는 뻔뻔스레 어깨를 으쓱거렸다. 

   하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면 그의 말과는 달리, 렐릭은 그리 중립적이지 않았다. 그것 속에는 각종 시스템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 의지는 렐릭으로 하여금 자가 개변을 통해 거대한 구조체를 형성하게 유도할 수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구조체를 매개로 행성 환경이나 사회 구조에도 변동을 일으키는 일도 가능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특성은 물리법칙에도 영향을 주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좀 더 확장하며 Upol과 상위 차원의 연결고리에도 간섭할 수 있었다. 종합하자면 렐릭 자체가 인간 사회를 침식하고 제어하는 강력한 악의나 마찬가지였다.

   “렐릭을 합법적으로 다루는 데 실패한, 실력과 자격이 없는 지역 사회는 이 내가 손수 징벌하도록 하지.”

   쿠에시의 평가와 태도는 냉정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녀석. 하긴 너답긴 하군. 너는 인류연합에 가입하기 이전부터 민족들을 훈계하고 징벌하는 일을 도맡아왔었지.”

   태양을 삼킨 늑대는 비웃음과 감탄을 섞어 혀를 내찼다.

   이렇듯 똑같은 비문명화 사회 출신인 쿠에시와 늑대였으나 그 성향은 상이했다.

   태양을 삼킨 늑대는 북미의 주류 백인 민족을 징계한 사례를 제외하면 인간 사회에 대수술을 가한 일이 없었다. 그의 주 관심사는 그보다는 늘 불완전한 자연의 질서를 안정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있었다.

   반면에 쿠에시는 과거 독립적으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수많은 지역 사회, 민족, 심지어 2세대 초인 군벌 세력들까지 징벌하고 심판하기를 주저치 않아왔다. 아나키스트였음에도 그는 그 나름의 투철한 정의관과 뚜렷한 도덕관을 지녔다. 그 기준에 의거해 조금이라도 인간으로서의 의무와 규율을 저버리는 무리는 냉혹하게 벌하였다.

   만약 카이젤의 손에 손수 제압당하지 않았다면 쿠에시는 인류연합마저도 질서에 위배되는 존재로 규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날뛰던 쿠에시는 자신보다 어린 초인들의 왕에게 무참히 토벌당했다.

   부랴부랴 도주하던 그를 왕은 손수 찾아왔다. 그 후 기술이나 세력의 힘은 배제한채 오롯이 사나이 대 사나이로 체술의 진검승부를 벌였다. 체격은 쿠에시 쪽이 우세했지만, 초인의 육체의 질은 카이젤 쪽이 월등했다. 그 결과는 자명했다. 카이젤은 상대가 완벽하게 심적으로 굴복될 때까지 거듭 대결을 받아주었고.

   “제 패배입니다.”

   결국, 허탈하게 주저앉은 쿠에시는 왕이 내민 자비의 손을 받아주었다. 패배 자체는 몹시 분통하고 쓰라렸으나, 소년 왕이 보여준 거대한 잠재력에 그는 매료되었다. 왕이 장차 그려낼 미래가 궁금해졌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는 왕의 이상을 자기가 수호해야 할 가치 규범의 기준으로 채택했다.

   카이젤은 거둔 후에도 쿠에시의 옛 성향을 잘 알았기에 그가 자기 멋대로 징벌의 일을 이어나가지 못하도록 한동안은 지구라는 구속구 속에 가두어두었다. 하지만 영속적으로 차단한 것은 아니었으니. 때가 충분히 차서 쿠에시라는 검은 사자(獅子)가 알 껍데기를 벗고 한층 더 성숙한 존재로 개화하면 다시금 그를 채찍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주 인류가 2등 시민권을 부여받자 다시금 흑사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적절한 활용의 때가 이르렀다고 판단한 카이젤은 숨겨둔 채찍을 꺼내 들었다. 이제 우주 인류는 이제껏 철인왕들의 방식과 솜씨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훨씬 더 중후하고 무거운 훈계의 맛을 음미하게 될 것이다.

 

 

 

 

 

 

 

(다음 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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