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516회 아벨의 후예 Ch 24. 스미르나 (3)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9.05 | 회차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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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하나님께서 하셨던 약속 그대로 한 달 사이에 복음의 부흥은 거센 산불처럼 수많은 세계들에 휘몰아치며 변화를 야기하였다. 비록 리온의 사역팀이 직접 그 결실을 일일이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간접적인 여파를 맛 보는 것만으로도 물결의 세기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과연 그들이 밟고 지나가는 땅마다 부흥이 일었고 현지의 핍박이나 탄압이 도리어 신자들의 헌신으로 인해 뒤집어져 역전되는 역사가 사방에서 벌어졌다. 폭력적인 저항이나 위법적 수단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사회가 놀라우리만큼 개혁되었고 불의들이 정화되었다. 이는 좋은 나무는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성경의 원리가 증명된 좋은 사례였다.
그 변화란 것이 반드시 눈에 보이는 사회적인 개선이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대신 그 부족함을 메우고도 남을 영적인 회복만큼은 필연적으로 일어났다.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었다. 주변 사람의 비난이 무서워서 신앙을 당당히 고백하기를 꺼려했던, 미적지근한 신자로만 살던 비겁자들이 양심의 찔림을 받았고 성령의 인도로 인해 통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 사람이 용기를 내면 다른 이들은 그의 간증을 듣고 성령의 세례를 받았다. 그 부흥의 결과, 사람들은 십자가의 은혜와 그 앞에 비친 자신의 흉측한 죄악의 자아를 발견하고 탄복하였다.
그렇게 회개를 촉구하는 책망을 마음속에 받은 이들은 하나님 앞에 납작 엎드려 모든 세상적인 정욕을 내려놓았다. 또한 그들은 높아지려는 끈질긴 욕심을 포기했다. 대신에 자신을 묶는 죄악의 사슬에서 건져달라며 예수님께 부르며 간곡히 부르짖었다.
이내 하나님으로부터 믿음을 선물 받은 그들은 무거운 짐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참된 회심의 눈물과 희락의 찬송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비웃던 주변 사람들도 몇 번의 만남 이후 동화되어 복음을 듣고 받아들였다.
비단 리온 일행을 통해서만 역사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부싯돌이 된 것은 사실이나 이들의 솔선수범을 본보기로 삼아서 다른 이들도 믿음의 결단을 내렸다. 더는 뒤에서 구경만 하는 것에 지친 그들은 능동적으로 주님의 밭에서 농부가 되어 일하기로 결의했다. 이렇게 같은 마음을 품은 사역팀들이 각지의 현장에서 여럿 일어났다. 이들은 자기들이 거하는 Upol에서 활약하기도 했고 어떤 경우에는 더 나아가 먼 곳까지 큰 뜻을 펼쳐 진출하기도 했다.
곧 Upol에 거하던 경건한 신자들은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핍박에 놓여있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기 시작했다. 아울러 어떤 자는 핍박을 주도하는 세력을 향해서도 자비의 마음을 품었다. 이렇게 이웃뿐 아니라 원수까지 사랑하려는 진정 어린 소원이 삶에서 실현되면서 하나님에게서 나온 의로운 마음의 확대재생산이 더욱 폭발적으로 촉진되었다.
나중에는 지구 교회의 사역팀보다도 현지 주민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최전선에 앞장서서 놀라운 활약을 펼쳐내었다. 한 사람은 씨앗을 심고 다른 이는 물을 주지만 그렇게 행한 수고를 결실 거두시게 하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말은 참되었으며, 그분의 밭에 부족한 일꾼을 새로이 보충시키는 분도 아버지라는 말씀은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
그렇게 숱한 노력으로 복음의 불씨를 성실히 뿌리던 중, 결정타가 될만한 일이 이뤄졌다. 최근 들어 우주 인류의 사회를 잠식하던 새로운 위협 ASDM 운동, 그것에 대적하기 위해 지혜로운 자들과 많이 배운 자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자기들끼리 결사대를 이룬 어느 100여 명의 청년들도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 조직의 본부를 막 건설하려던 시점에 운명처럼 우연히 지구 교회 사역팀과 동역할 기회를 얻었다.
그들은 최근 여러 Upol 내에 기독교를 맹렬히 미워하는 자치 정부들이 세워지는 이유와 그 내막을 알고 있었고 그 사정을 지구 교회 사역단 측에 알려주었다.
“물론 전에도 핍박받던 지역은 종종 있었지만, 최근 그 수효는 비정상적으로 모든 것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문제의 그 기괴한 철학의 영향 탓입니다. 그 사상에 침식된 세계들은 하나 같이 사회 체계부터 법도까지 하나님께 대적하도록 재설정해버렸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사회에 순응하고 동료 압박에 순복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하나님을 멀리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며 교육이며 정치며 죄다 주님을 신성모독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니까요. 더 무서운 점은 아이들이 그 결말의 비참함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자연히 저항 없이 끌려가다가 그 끝에 낭떠러지가 있고 자신의 발이 미끄러지는 중임을 알았을 때, 그제서야 때가 늦었음을 알게 되겠죠.”
백 인의 고귀한 청년들은 인류의 미래를 향한 우려를 비쳤다. 출처를 알 수 없이 어디선가 흘러들어와 어느 순간부터 페스트마냥 우주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던 문제의 그 ASDM 운동. 그 심각성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었다.
내버려 두면 인류연합 전체가 종국에는 하나님을 향해 주먹을 흔들며 반항하게 될 지도 모르는 판이라 장래가 몹시 어두웠다.
리온은 그 소식을 들은 직후 [너는 악한 사상에 대적하여 기도의 향단에 불에 사그라들지 않도록 지키라] 라는 명령을 인지했다. 그것은 내면에서부터 들리는 음성으로 하나님의 세미한 속삭임 같았다.
정말로 일의 심각성이 짙음을 깨달은 리온 일행은 이 세대의 남은 청년 무리의 건전한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힘을 보태어주었다. 리온은 이들을 위해 중보 기도를 나누는 동시에 말씀 강해 설교를 통해 영적인 각성을 도와주었다. 청년들이 주변의 뜻있는 동지들을 각성시킬 수 있도록.
한편 재현은 그가 현재 보유한 재산을 털어서 청년들이 대학교를 건설하는 일에 보탬을 주었다. 지현도 상당한 양의 돈을 기부했다. 그도 전 재산을 바치려 했으나 재현이 만류했다. 나중에 혹시 다른 사역에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니 이번에는 잠시 보류해둘 필요가 있었다.
여하튼 그렇게 조촐하게나마 뜻 깊은 자들을 훈련하기 위한 시설이 만들어졌다.
훗날 가까운 미래의 일이지만, 이 대학교는 ASDM을 포함한 인본주의 철학에 물들어 기독교를 공격하기로 마음 먹은 정신나간 시스템들로부터 인류의 영혼을 보호해내는 전사들을 양육해내게 되었다.
초기 세대는 이 대학교의 이름을 지을 때 성경 지명을 따서 ‘스미르나’라고 붙였다. 스미르나 대학의 초대 멤버들은 재력, 지적 수준, 사회적 지위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 편이었다. 이들은 ‘초월 진화’라는 명목의 행태에 동참하여 자신들의 자아를 살찌우는 것을 일절 거절했기에 사회로부터 열등 종자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그 열정과 헌신에 대해서 보상을 받은 것일까. 이후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스미르나 대학은 숱한 걸출한 인재들을 배출해내어 수십 개의 은하로 일꾼들을 파송하게 된다. 그 일꾼들은 또 각자의 위치에서 각기 다른 소명을 받고 참으로 아름다운 일들을 해낸다.
리온은 이후로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바쁜 사역을 감당해야 했기에 이들의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스미르나 대학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1억 개의 Upol에 더하여 추가로 약속하셨던 바로 그 은총이었다. 겸손으로 자신을 두른 지구 교회는 자신들이 도움 준 일의 결실을 바라보며 별다른 뿌듯함을 느끼기보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렸다. 마치 일꾼으로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칭찬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 그들 속에 각인된 태도였다.
한편 지구 교회 사역팀의 네 사람은 성령님께서 시키신 대로 이 세대의 구원을 위한 기도에 힘썼다. 일주일의 기간을 따로 떼어놓고 그 기간은 모든 사역을 중단하며 안식하였다. 그 시간에 그들은 골방에 앉아 연합하여 주님과만 동행하며 꼬박 기도와 말씀 묵상에 정진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성령님께서는 리온에게 움직임을 재개할 것을 명하였다. 이때부터 여행이 재개되었다. 여태껏 겪어온 Upol 현지에서의 핍박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만큼 커다란 시련이 첩첩산중으로 거듭 예비되어 있었다. 산 넘어서 산, 그 산을 넘으면 다시 똥 밭. 이제는 별의별 괴이한 이단과 맞서야 할 운명의 시간이 되었다.
충분히 어려움을 각오했던 리온조차도 부담감과 떨림을 금치 못했다.
[너에게 시련을 허락하겠다. 너는 받아들이겠느냐? 네 뜻을 존중하마.]
“주님의 일에 꼭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직은 너에게 직접 칼이 닿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차차 네 힘에 부치는 악들이 사방에서 나와서 너와 네 동료들을 에워쌀 것이다. 그 악한 자들은 너를 네가 원치 않는 향방으로 강제로 끌고 갈 것이다(요 21:18).]
이에 리온은 지도자로서 마음의 염려를 내려놓고 주님께 도움의 힘을 간구했다. 어차피 처음부터 피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 거짓 선지자들의 사상들을 우주 전역에서 진멸하는 것, 그것은 그가 받은 확실한 소명이었다. 편한 길로 회피하는 행동은 선택지에 없었다.
한편, 때마침 우주 인류 사회에는 또 하나의 큰 태풍이 휘몰아칠 불길한 조짐이 나타났다. 미황이자 법황이자 도황으로 삼관황으로 등극한 그녀, 제5 철인왕 유리스. 그녀는 1조 개의 Upol 전체를 상대로 신(新)평화 운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과거 지구에서 활약했던 성녀 티아라의 방식과 비슷하면서도 유리스만의 독특한 개성이 잘 반영된 사회 운동이었다.
그녀는 이종족, 인공지능, 인간, 유사 인간 등 삼라만상의 모든 종족과 지성체들은 물론, 심지어 무생물들마저도 무한한 평화 속에서 온전한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본격적인 대화의 장을 개최했다. 그녀의 허황되어 보이는 이 주장은 놀랍게도 탁월한 현실적 집행 능력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우주를 비롯해 몇십 종류의 범우주적 서버가 투입되었다. 낭비에 가까운 이 방대한 자원이 그녀의 훌륭한 도구로 채택되어 평화의 매질로 사용되었다.
삼라만상의 균형이란 말은 그야말로 듣기 좋은 달콤한 단어였다. 지나칠 정도로 수가 불어난 인외의 지성체들, 특히 갤럭시 클래스 바이오스피어 같은 거대 종족들로 인해 위기감이 감도는 이 경쟁의 시기에 이것보다 더 달콤하게 들리는 제의는 없었다. 분별력이 없이는 기독교인들도 꼼짝없이 빠져들기 십상이었다.
“이제 막힌 담을 허물고 만물을 하나로 통합할 차례야.”
과연 유리스는 티아라의 후예답게 성경을 자기 의지와 자기 이데올로기대로 교묘하게 악용하는 데 능숙했다. 그녀의 사상은 머지않아 나비 효과가 되어 지구 교회 사역팀을 포함한 우주 전역의 선량한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시련으로 닥쳐올 것이 명약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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