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컨텐츠는 [유료컨텐츠]로 미결제시 [미리보기]만 제공됩니다.
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565회 아벨의 후예 Ch 36. 폰 (pawn)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6.01.14 | 회차평점 0 0

 

*

 

 

 

 

 

   금번 추가 획득한 하젠트라들의 가공 권능이 체내를 가득 채웠다. 카이젤은 수술 장비 안에서 그 힘들의 완성도를 점검하였다. 이내 모든 준비를 마친 그는 하젠트라 27조 종류 각각에 대해 ‘역아일체화(力我一體化)’를 개시했다.

   역아일체화. 본래 이 프로세스는 얼티밋 워리어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얼티밋워리어들이 지닌 고유의 카리스마타와 잠재력 높은 초인의 신체가 모두 필요했다. 전자의 경우 그 네 명에게서 복제해냈고 후자도 이미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었다. 덕분에 카이젤은 얼티밋워리어들조차 엄두 내지 못할 완벽한 경지의 역아일체화를 시행할 수 있었다.

   이 프로세스는 특정 권능 그 자체를 몸에 깃들이는 것으로 신체 구성 원소 하나하나는 물론 혼의 구성 원소에까지 새겨 권능과 개체를 온전히 일체로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개념이야 예전에도 있었으나 과거에는 써볼 기회가 없어서 별 의미가 없었다.

   초능력이 발명되고 나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킹과 퀸과 비숍과 나이트와 룩은 초능력과 신체를 하나로 화합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처음에는 몸이 초능력에 특화된 상태로 힘에 대한 감응력을 높인 수준이 전부였다. 말하자면 기껏해야 물리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운 몸을 얻는 정도였다.

   얼티밋워리어들이라면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성취겠지만, 킹은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는 720! 개의 초능력 채널 전부를 혼합한 힘을 자신의 초인의 육체와 더불어 역아일체화를 시행했다. 이로서 그는 초능력 그 자체의 현현이 되었다. 비유컨대 얼티밋워리어들이 기껏해야 토기를 가열해 도자기를 만들어낸 것이라면, 킹은 그릇 속에 불의 속성을 깃들이고 나아가 그릇의 재질 자체를 불과 일체화시켜 그릇을 ‘불’이라는 ‘추상적 개념’의 현현체로 승격시킨 격이었다.

   초능력을 흡수한 이후로는 더 나아가 QUASAR-II을 통해 획득한 하젠트라에 대해서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그리고 카이젤은 얼티밋워리어들의 한계인 1단계 역아일체화를 넘어 수백 단계 이상을 더 속행했다. 원래라면 수억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작업이지만, 두 가지 반칙이 접목된 덕에 속성 학습이 허락되었다. 첫 번째 반칙은 카이젤 고유의 열 종류의 카리스마타, 두 번째는 그만의 비기인 타임필드를 신체와 일체화하는 반칙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노화 같은 부작용은 생선 가시 발라내듯 제하고 엄청난 시간에서 얻어지는 경험 축적만 취했다.

   이로써 그는 단기간에 불가능한 업적들을 달성했다.

   일단 수백 단계의 역아일체화를 반복하여 끝 단계에 이르면 일체화된 힘이 몸을 잠식하여 사방으로 발산하려는 폭주 단계인 ‘주화입마’에 이른다. 이것은 일종의 고비와도 같았다. 하지만 이 단계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별도의 오리지널 카리스마타가 그에게 있었다.

   그렇게 주화입마를 초월하여 넘는 작업이 바로 ‘환골탈태(換骨奪胎)’다. 환골탈태에 이르면 더 이상 폭주는 없어진다. 힘 그 자체가 개념 단계에서부터 신체와 온전히 화합했기에 말 그대로 힘의 화신(化身)이 되어 버리는 셈이다.

   이전에 카이젤은 720! 개의 채널을 융화한 ‘통합 초능력’에 대해 역아일체화와 주화입마를 넘어 환골탈태에 무사히 도달했다. 이 첫 시도는 도박인지라 그도 염려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더 수월해졌다. 갖가지 하젠트라에 대한 일체화도 무난하게 반복되었고 일정 분량이 채워지면 환골탈태 과정에 돌입했다.

   그렇게 현재까지 카이젤은 도합 127회의 환골탈태를 이뤄냈다. 이번은 정확하게 128번째였다. 한 번에 27조 종류의 하젠트라를 몸 속에 소화하느라 시간 소요와 고통이 제법 뒤따랐지만, 그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이로써 128번째로군요.}

   통일시스템이 그의 신체 상태를 점검해주었다.

   {하지만 퀘이사의 압축포가 남긴 상흔이 아직은 남아있습니다.}

   “워낙 강한 위력이었으니까. 몸으로 상쇄시키지 않았으면 통상 공간을 물리력으로 찢고 테서렉트 아키텍쳐에마저도 손상이 가해졌을 테지.”

   주화입마의 고통을 막 극복하느라 지쳤는지 그는 심호흡을 반복하였다. 그는 수련을 통과하고 완성된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나신의 탄탄한 근육질 신체, 겉모양 자체는 원래의 모습에서 변한 게 없었다. 피부색이 아주 약간 선탠된 정도였다. 하지만 환골탈태의 영향으로 내부 성분은 원소 단위로 본질이 뒤바뀌었다. 물론 입자 배열 상태나 생물학적 구조나 생리학에는 변화가 없었다. 바뀐 것은 물리학적 근원 법칙으로부터의 초월성이었다. 이로써 그는 상위계에 한층 가까워졌다.

   “아프긴 아프군.”

   압축포로 인한 다섯 군데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왼쪽 골반, 오른쪽 허릿춤, 왼쪽 목덜미, 오른쪽 발목,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빗긴 고간. 상처 자체는 재생되었지만, 검은색 기운이 여전히 스며들어 있었다. 환골탈태로 인한 강화 덕에 상처 바깥으로 번지지는 않고 도리어 사그라드는 추세였다.

   “아슬아슬하게 회복했군.”

   혼잣말로 그가 중얼거리는 중, 치료를 맡은 테서렉트 아키텍쳐가 말을 걸었다.

   {좀 더 이곳에서 회복을 기다리겠습니까?}

   “아니, 일도 밀렸는데 편히 노닥일 여유는 없지.”

   {아무리 환골탈태를 이루셨다 해도 회복이 필요합니다. 무리하시면.}

   카이젤은 고개를 저었다.

   “번거로운 작업이군. 오늘은 새크리파이스 기능으로 퉁치지.”

   그는 신호 삼아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러자 그의 몸에 난 다섯 상처가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심지어 주화입마의 후유증인 피로마저도 말끔히 사라졌다. 다시 생생해진 몸을 바라보며 그는 가볍게 근육을 풀어다.

   수련 및 회복, 건강 점검을 마친 카이젤은 상위계의 치료 시설에서 내려와 제로원에 있는 자신의 개인 숙실로 돌아왔다. 그는 다시 핑거스냅으로 무언가를 방 안으로 소환했다. 파괴된 시신 한 구였다.

   “미안하게 됐군.”

   조금 전, 그가 자신의 신체 부상을 새크리파이스로 전이시킨 분신인 클론솔져였다. 128회차 환골탈태를 이룬 카이젤마저도 치료에 꽤 시간이 걸린 부상이었으니 분신의 몸으로는 도무지 감당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 클론솔져는 애초에 인간이 아니기에 딱히 희생이라 말할 수도 없었다.

   {주인님, 새로운 클론솔져 300해(垓) 기의 뇌가 완비되었습니다.}

   때마침 통일시스템의 메시지가 전송되었다.

   “그들 모두에게 새 육체를 부여하도록.”

   {알겠습니다.}

   최근 2등 시민의 인구 증가가 활발히 이뤄졌다. 비시민의 행성들도 안정적인 기반을 갖췄다. 그러니 그들을 감시할 자들도 늘릴 필요가 있겠지. 그는 이렇게 생각하며 분신 가동 허가를 내주었다. 이제 곧 그의 6번째 메이저급 초지능체인 ‘메타뉴런’으로부터 포자처럼 뻗어 나와 생성된 수많은 인공 뇌들이 클론솔져의 강력한 육체와 융화될 것이다.

   다른 이종족과는 달리 인공 혼과 유사 스피릿을 지닌 클론솔져는 그의 걸작 중 하나였다. 각종 카테고리의 분신 기술로부터 장점만을 뽑아내어 극대화한 뒤 합쳐낸 작품으로 숫자 제한도, 운용 부담도 없으며 경험치의 실시간 공유 및 전송마저 가능하다. 클론솔져들의 경험은 곧 카이젤 본인의 학습과 경험으로 치환되며 거꾸로 본체의 영감(靈感)을 분신들이 공유받는 것도 가능하다.

 

   클론솔져 관련 프로젝트를 처리한 카이젤은 샤워실에서 몸을 간단히 씻은 뒤 맨 몸 위에 수건 한 장을 두른 채 쇼파에 앉아 업무들을 머릿속으로 구상했다. 조만간 서바이벌 경기의 두 번째 경합이 개최된다. 때마침 ‘그 계획’도 준비되었으니 그 첫 개시도 함께 진행하면 최적이리라는 판단이 섰다.

   때마침 신체의 진화도 충분히 이루어졌다. 덕분에 일곱 개의 초지능체 중 두 번째인 ‘이데아(IDEA)’의 개화(開化)의 때도 무르익었다. 진정한 의미인 이데아로 승격되기 위한 채비가 마련되었다. 시시한 7세대 시뮬레이션 우주로는 성에 안 찼던 마당에 잘 됐다. 완전히 다른 격의 영역으로 진격할 차례다.

   “음?”

   성운이 보낸 메시지가 당도했다. 카이젤은 재빨리 그 내용을 훑었다. 총 세 종류의 도면이 그려져 있었다. 한 그림에는 북파, 남파, 서파, 동파로 나누어진 사상 지도가 놓여있었다. 다른 하나에는 어떤 전략 도안이 새겨져 있었다. 소금과 설탕의 비유라는 단서가 귀퉁이에 메모되어 있었다. 마지막 하나에는 ‘사회 통합 전략’과 관련된 네 종류의 청사진이 있었다. 엄밀히는 네 번째 청사진은 공백으로 남겨진 채 틀만 제시되었다.

   “재밌군, 역시나.”

   카이젤이 고민했던 바와 상당히 유사한 내용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성운은 경제 쪽에만 집중했다면 카이젤은 모든 영역에 걸쳐서 고려했다는 점뿐. 카이젤은 성운이 보낸 편지를 다시금 찬찬히 읽어보았다. 의외로 재미있는 제의였다.

 

   보스, 우리는 강윤혁씨와 그 동류 인간들의 움직임을 잠시 내버려 둘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만일 그들을 제어하고 교회를 도구로 삼으려 한다면 결과적으로는 그들은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됩니다. 반대로 그들을 내버려 두고 자기들끼리 기능을 하도록 둘 때는 의외로 인류 전체에 대한 순기능이 작동할 것입니다.

   아래 데이터를 첨부해드리겠지만, 저는 한 달간 타임필드가 가동된 몇몇 Upol에서 이 현상을 직접 실험하고 검증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경제와 상업을 무기로 하여 교회들을 꼭두각시로 만들면 반드시 어딘가에서는 반작용으로 마흐무드 목사의 운동과 같은 같은 궐기가 일어났습니다. 무력과는 무관한 순수한 평화적 궐기 말입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거대한 영향력으로 확대되어 사회 전반을 휩쓸었습니다. 마치 과거 지구에 머무르던 시절, 인간들이 자연을 인위적으로 훼손하면 그에 반한 자연의 징계성 피드백이 뒤따랐던 것처럼 말입니다. 교회의 배후에 있는 스피릿은(그것이 초자연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지구혼에서 나오는 자가 정화 작용보다 훨씬 더 강력합니다.

   반대로 우리가 그들에 대한 제어를 포기하면 뜻하지 않은 유익이 사회 전반에 파생되었습니다. 저는 동쪽 분파(東派)를 좀 더 체계화하여, 남, 북과 더불어 균형을 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감히 제의드립니다. 최소한 시도해볼 가치는 있습니다.

   참고로 이 메시지와 동일한 내용을 레이디께 전송했습니다. 부디 허락 없이 그렇게 행동한 것을 용서하시기를. 하지만 대안은 그녀뿐입니다. 성녀는 반대노선에 있기에 그녀에게 부탁할 수는 없었습니다. 보스께서는 북을 담당하시니, 비록 중용을 위해 나머지 파벌을 허락하시긴 하셨지만, 동쪽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형평성을 위해서 다른 후보를 축으로 세워야만 했습니다.

   그녀와의 옛 감정은 잠시 접어두시고 그녀를 맘껏 이용하십시오.

   추가적으로 더 말씀드리자면, 리온 마흐무드 목사의 행보는 앞으로 제가 책임지고 감시하겠습니다. 어쩌면 그의 가능성을 더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당신의 따님인 유리스 양을 제가 견제해야 할 듯합니다. 이 역시 허가를 부탁드립니다. 과연 보스께서 리온 마흐무드 목사를 두고 선견자라고 평하신 것은 과대평가가 아니었습니다.

 

   카이젤은 성운이 전송한 기록을 읽은 후, 조용히 웃음을 삼켰다.

   ‘마침 잘 됐다. 배우들도 다 모였으니 지구 쪽도 서둘러 판을 키워야겠군.’

 

 

 

    (다음 회차에 계속)

 

 

 
찜하기 첫회 책갈피 목록보기

작가의 말

.
이전회

564회 아벨의 후예 Ch 36. 폰 (pawn) (1)
등록일 2026-01-12 | 조회수 27

이전회

이전회가 없습니다

다음회

566회 아벨의 후예 Ch 36. 폰 (pawn) (3)
등록일 2026-01-19 | 조회수 25

다음회

다음회가 없습니다

회차평점 (0) 점수와 평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단, 광고및도배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