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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590회 아벨의 후예 Ch 42. 유리스 (4)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6.03.25 | 회차평점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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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리온은 유성운이 한동안 조용하게 굴자 별안간 신경이 쓰였다. 그 사람, 과연 저번에 자신과 나눈 토론을 통해 어떤 결론에 도달했을까? 정말로 기독교를 정부의 꼭두각시마냥 여겨 맘대로 이용할 작정인가. 아니면 적당히 거리를 둔 채 공존을 꾀함으로써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주는 공생의 길을 택할 것인가.

   유성운이 나름대로 인류연합 간부 중에서는, 그리고 초인들 중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덜 적대적인 편이라고는 해도 그를 무턱대고 신뢰하기는 일렀다. 애초에 사람은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고.

   “국가와 정부라……. 골치 아프네.”

   일부 극단주의적인 신자들은 현 정부인 인류연합이야말로 인류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짐승의 체계’에 근접했다고 확신했다. 비록 통일시스템의 강력한 검열과 감시 때문에 그런 개인적 의견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거나 의식 중에 품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리온은 그 말이 부분적으로 맞다고 해서 현 정부의 권세가 하나님의 허락과 무관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인류연합의 통치 질서가 성경적이라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 리온도 그들이 잠정적으로 적그리스도적인 성향에 훨씬 더 가까우며 하나님께 도전하려는 정권이라고 믿었다. 영적 탁함에 있어서 역사상 제일이 아닐지라 해도, 최소한 역량적인 위험성에 있어서는 역사상 제일이 맞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권위 그 자체를 의도적으로 무시할 생각은 결코 없었다. 로마서에는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은가.

   리온은 인류연합이라고 여기서 예외가 된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심지어 사도 바울도 상기한 구절을 기록하였을 때 무려 ‘네로 황제’ 정권이라는 적대적인 정부를 감내하고 있었다. 그러니 만일 조금이라도 인류연합의 정치 성향을 하나님 뜻에 ‘덜’ 적대적인 쪽으로 옮길 방도가 있다면 그 도구가 유성운이건 강재혁 대표이건 진이건 누구든 간에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때 성운과 나누었던 비공식 회담은 나름대로 좋은 분위기에서 마무리되었었다. 그렇기에 리온은 하나님께 기도했다. 부디 이 일이 좋은 연쇄작용을 일으켜 하나님의 왕국이 조금이라도 더 이 땅에 침투할 기회를 얻기를 빌었다.

   물론 이 세상이 현 세대에 완벽히 정의로워지거나 지상천국이 되리라는 허황된 기대는 한치만큼도 없었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자유와 복음 전파의 자유를 누리기를 소망할 따름이었다. 아직은 깜깜무소식이긴 해도 성운의 행보가 부디 하나님의 섭리 아래 놓여 유용한 방식으로 쓰이기를 기도했다.

   조만간 리온이 곧 상대하게 될 적은 기독교를 외적으로 탄압하는 자들이 아닌, 내부에서부터 오용하는 집단이었다. 주님께서는 리온에게 새로운 기도 제목을 주셨다. 우주 최악의 종교 집단을 정면에서 상대하라는 사명이었다. 그분은 매일 밤낮으로 중보기도 할 것을 명령했다. 리온은 온전히 이 말에 순종했다. 왜냐하면 그가 보기에도 현재 배교자들이 펼치는 행보는 가증하고 끔찍했기에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지구 시절의 역사가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어.’

   주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몇백 년이 지나서 만들어진 로마 교황청의 경우 수없이 긴 세월을 거쳐 숙성되듯 천천히 타락한 경우였다. 반면 현 우주 시대에 만들어진 교황청들은 몇 개월 만에 급속히 타락하여 만들어진 자들로 배교의 앞잡이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사역팀과 함께 리온도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였다. 그는 여러 사역을 동시에 맡는 와중에도 열심히 교황청을 맞상대할 정보를 수집해왔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때가 무르익었고 성령께서 영적 전면전을 허락하셨다.

   리온은 특별히 ‘유리스 라흐블뤼크’라고 하는 이름의 인간, 곧 ‘교황들의 교황’이라 불리는 자를 주시했다. 그녀는 인류연합 수장의 측근인 동시에 현 서파(西派)의 정신적 지주, 역사상 존재해왔던 모든 종교 주의와 도덕주의와 율법주의와 통합주의의 집대성이었다. 리온은 ‘옛 망령’의 트라우마를 떠올렸다. 자신의 사부인 티아라가 떠올랐다. 이건 필시 그녀의 방식과 같았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티아라 때는 고작 행성 몇 개만 농락당했다면, 유리스는 무려 1조 개의 Upol에 거주하는 2등 시민들의 대부분은 물론, 그 상위의 지대인 징검다리 권역과 그 너머의 1등 시민들에게까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시무시한 파급력의 누룩이었다. 리온은 유리스가 자신의 사제(師弟)라는 사실까지는 몰랐지만, 어렴풋이 티아라의 영향이 닿아있음을 감지하였다.

   그는 강력하게 오기를 태웠다. 단 자신의 치기가 아닌 거룩한 분노에 의존했다.

   “하나님 아버지, 저의 기도에 답하소서. 당신께서 구원해내신 인간들을 죄악의 올무 가운데 내버려두지 마소서. 지금 우주 전역의 인간들은 진리에서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단 종교와 교황청들이 바퀴벌레와 쥐 떼처럼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공의로운 주님의 심판대 앞에 판결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참담한 것은, 저 사악한 ‘이세벨(Jezebel)’ 같은 악녀가 당신의 독생자께서 보혈로써 거두신 소중한 백성들을 도둑질하는데도 그걸 저지하지 못하고 있는 무력한 현실입니다. 괴롭습니다.

   거룩하신 주님, 이세벨이 벌이는 악행을 막아주세요. 아울러 현 세계정부가 그녀 세력과의 연맹을 끊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돌이키도록 도와주십시오. 그 일을 위해서라면 저의 목숨이라도 기꺼이 당신에게 드리겠나이다. 아니, 제 생명은 이미 오래전부터 당신만의 소유였습니다. 제게 응답하여 주십시오.”

   수십 일간 금식 기도가 이어졌고 마침내 성령께서 성경을 통해 대답하셨다.

   [열왕기상 말씀을 펼쳐 읽거라.]

   그는 즉각 처음부터 그 책을 읽어나가다 마침내 19장에 도달했다.

 

   여호와께서 저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로 말미암아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 왕이 되게 하고, 너는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이 되게 하고, 또 아벨므홀라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하사엘의 칼을 피하는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요, 예후의 칼을 피하는 자를 엘리사가 죽이리라.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인을 남기리니 다 무릎을 바알에게 꿇지 아니하고 다 그 입을 바알에게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왕상 19:15-18)

 

   이 구절은 북이스라엘의 옛 선지자인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을 섬기던 숭배자들과 내기를 하여 압도적으로 승리한 직후, 이스라엘의 악한 여왕, 이세벨의 협박을 피해 달아나던 중 받은 말씀이다. 바알과 싸워 큰 영적 승리를 거둔 엘리야였지만, 이세벨에 의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광야를 방황하며 그만 무기력에 빠지고 말았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안위를 보호해주심과 동시에 앞으로 해야 할 임무를 새로이 주셨다.

   “주님, 이 구절이 저에게 어떻게 적용되겠습니까?”

   [내가 전에 엘리야에게 하였던 약속대로 네게도 기회를 주노라. 지금부터 한 달 뒤에 넌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할지라. 너 자신을 공개적으로 내세우진 말거라. 대신에 너의 헌신을 불씨로 하여 내가 우주 곳곳에 일꾼들을 세우겠다.]

   주님께서는 이번에도 ‘칠천 명’의 위대한 종교 개혁자들을 세우겠다고 약속하셨다. 당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눈에 보이는 확신할만한 근거도 없었으나 리온은 의심을 누르고 이 약속을 믿었다. 아울러 자신이 칠천명을 각성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속으로 깊이 묵상하고 계획해보았다.

   “주님, 그렇다면 저의 경우에는, 엘리야에게 맡겨졌던 ‘예후’와 ‘하사엘’과 ‘엘리사’를 세움은 곧 무엇을 비유한 것입니까?”

   [둘은 이미 네가 알고 있으며 하나는 네 동료가 알고 있노라.]

   언뜻 듣기에는 쉽게 이해는 되지 않았다.

   “정말로 그들이 훗날 정녕 이세벨을 몰락시키겠습니까?”

   [장래에 네가 그것을 보게 되리라.]

   당장의 리온으로서는 이 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이해할 도리가 없었다. 훗날 시간이 많이 지난 뒤의 일이지만 리온은 열왕기상 말씀에 적어둔 메모를 다시 묵상하면서 그때 하나님이 하셨던 약속을 상기하게 되었다.

   훗날 리온은 후세를 향한 자신의 수필에 이런 수수께끼의 글귀를 기록하였다. “과연 하나님이 계시하셨던 예표의 말씀들이 여러 차례 나와 내 세대에도 성취되었다. 확실히 주님께서 당시 인간 세계 정부의 왕을 ‘예후’에, 다른 한 명의 ‘심판의 도구’를 ‘하사엘’에 비유하셨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따로 기록해두진 않았지만 ‘엘리사’가 누구를 비유하신 표현인지도 자명했으니 그는 바로 리온과 복음 전도의 위대한 여정을 함께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그 복잡한 뜻과 섭리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건 더 훗날의 일이다. 그것은 훗날 밝혀진 바에 의하면 리온의 예상보다 훨씬 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예언이었다.

 

   한편, 재현은 리온에게 수현과의 협상에 대해 소개하고 동참을 제안했다. 리온은 그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수현은 예정된 장소로 리온 일행을 불러들였다. 리온은 자신의 의도, 곧 교황청과 맞설 작정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밝혔다. 동시에 어떤 것이건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는 행위, 혹은 인본주의적인 방도와는 타협하지 않겠다며 굳건히 노선을 밝혔다.

   “뭐, 저야 어차피 1년 안에 형을 내 쪽에 되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딱히 당신을 이용할 생각도 없습니다. ‘수프림 팝(Supreme Pope, 유리스)’의 서파 세력이 무너지건 흥왕하건 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니까요.”

   “잘 됐군요. 그런데 동생 분께서는 천재현 씨의 의사를 존중하신 겁니까?”

   “물론입니다. 내게 누구보다 소중한 형제이니까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재현이 조심스레 리온에게 자백했다. 자신이 1년 뒤에는 팀에서 은퇴하여 퇴장하게 되었음을. 그는 몹시 미안해했다. 한편으로는 ‘바울이 마가를 책망했듯(행15:38)’ 꾸지람을 받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러나 리온은 의외로 너그러이 반응했다. 재현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이해했다.

   수현이 다음 계획을 제안했다.

   “1개월 동안 준비해봅시다. 그 시점에 같이 전면전에 나서시죠.”

   놀랍게도 기도 응답을 받은 시점과 똑같은 때가 제시되었다. 리온은 이를 긍정적인 사인으로 받아들였다.

   “저도 좋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판을 깔아들이죠. 그 뒤의 책임은 전적으로 당신 것이고요,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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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9회 아벨의 후예 Ch 42. 유리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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