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611회 아벨의 후예 Ch 48. 라오디케이아 (3)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6.05.25 | 회차평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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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이 그 제안을 해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진리의 편에 남아있던 신실한 여러 교회의 지도자들이 긴급히 L의 이름 앞으로 모여 접촉했다. 그들은 그더러 정체를 밝혀주기를 청했다. 더 나아가 반기독교 혁명 세력이 지핀 화염을 막아낼 방파제로서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만일 용감하게 그가 나선다면 전력을 다해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교파주의나 사소한 신학적 분쟁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진리의 큰 틀을 사수하기 위하여 전력을 모으겠노라고 결의를 표명했다.
이어서 외부적인 압박도 리온을 밖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갈트론은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시스템 속에 침투했다. 그는 기독교 세력을 향한 은밀히 경고성 메시지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모종의 보안이라도 걸어놓았는지 일반 대중은 그 메시지를 전혀 읽지 못했으며 오로지 하나님을 믿는 진실되고 경건한 신자들만이 읽을 수 있었다.
시시각각 날아오는 그 경고장들의 내용은 변화무쌍했으나 한 가지 일관성은 있었다. ‘너희가 전력으로 싸움에 임하지 않는다면 나는 너희가 믿는 가치를 하나씩 이 사회에서 실종되도록 만들겠다.’ 혹은 ‘지금부터 내 요구대로 싸움에 임하지 않는다면 기독교가 세상에 발붙일 자리를 이 자리에서 하나씩 없애버리겠다.’ 이것이 주안점이었다.
실제로 갈트론은 약속을 착실하게 지켰다. 교회들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충격적인 방식의 혁명의 물결이 하나씩 세상에 풀렸다. 그 한 방 한 방이 교회의 기초를 무너뜨리고도 남을만한 ‘문화적 충격’이자 ‘치명상’이었다.
“나는 성녀의 제자가 진지하게 내게 도전장을 내밀길 원한다.”
갈트론은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L이라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 그가 찾으려던 티아라의 또 다른 제자일 것이라고 기민한 직감으로 추론하여 결론내렸다. 그것을 확증하기 위해 그는 기독교를 광적으로 공격했다. 자신만의 혁명적 성취를 이뤄내는 동시에 그리스도인이 보이지 않는 손안에서 곤경을 받는 환경을 조성해 나갔다. 그 진척이 어찌나 빠른 나머지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두려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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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급변 일로 속에서 리온은 차분히 기도로 길을 구했다.
“제가 악한 세력과 정면으로 맞서야 하겠습니까?”
여러 날의 기도 끝에야 선명한 응답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명료한 답이었다.
[네가 가서 싸우거라.]
“제 과거에 대해서도 진실 그대로 대답해야 할까요?”
[그렇게 하거라.]
너무 순탄한 응답이라 도리어 의심의 풍파가 일었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더 여쭤도 되겠습니까?”
[하거라.]
“이 일이 모두 지난 뒤, 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에는 잠잠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이미 네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모두 알려주었다. 먼저, 너의 영광을 드러내지 않겠노라고 선언했고, 또한 아브라함이 아들을 드렸던 것처럼 네 가장 귀중한 가치를 내어놓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니 내 말을 상고해 보아라. 이미 내가 계시해 놓은 기록된 말들에 너를 이끌어줄 모든 지혜가 다 있느니라.]
이에 엄중한 마음으로 리온은 성경을 차례차례 독파했다. 그러나 아직은 명료하게 이 상황에 대한 해답을 줄 가르침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그래도 주님께서 명령하셨으니 지체할 여유는 없었다. 그는 무거운 맘을 뒤로하고 움직였다.
그리고 결국 리온은 성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실 딱히 타협이랄 것도 없었다. 성운의 요구는 그저 갈트론과 직접적으로 맞상대해달라는 것, 그 이외에 리온이 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정치적 거래도 전혀 없었다. 당연히 양심에 거리낄만한 일도 없었다.
그나마 염려되는 점이라고는 훗날 성운의 세력이 기독교와 유착될 미연의 가능성이었지만, 무리하게 신중하게 굴어 시기를 놓치는 것보다는 당장 눈에 명백한 악의 세력을 상대로 시의적절한 대응을 하는 편이 나으리라고 판단되었다.
이에 성운은 협상 당사자로서의 신뢰의 표시로 선물을 주었다. 그는 기존에 사역팀이 이용하던 전략형 특수제조 공간인 ‘사르디스(SARDIS)’를 인수한 뒤, 기존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인 기술과 더불어 자신의 카리스마타까지 적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경지로 업그레이드하였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발명품은 수현이 원래 만들었던 기존의 작품을 하찮게 보이게 할 강력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성운은 몰래 보스와 접촉해 기술을 하사받았으며 더 나아가 RS-월드의 작동 원리도 일부분 모방하였다. 실제 RS-월드와 비교하면 보잘것없긴 해도 나름의 유사성을 지닌 메커니즘을 심어 넣었다.
일명 ‘라오디케이아(RAODIKEIA)’라는 명칭으로 새로이 불리게 된 이 전략형 특수 공간은 대(對) 갈트론 전용 특화 병기가 되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우주 인류는 다시금 일대 폭풍에 휘말렸다. 마침내 리온 마흐무드는 베일에 싸여있던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양지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더 이상 비겁하게 숨어서 몸을 보위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오로지 진리만을 선포하기로 했다.
나아가 그는 갈트론이 뿌리고 다니는 각종 악의 씨앗들을 차례차례 격파할 전략을 수립했다.
라오디케이아는 전체 1조 개의 하늘도시에 동시적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시스템의 검열 제한도 없이, 통신 네트워크 전역에 접속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다. 심지어 그것은 지금껏 기독교 측에서 전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영역까지 선교지로 삼아 다가가게 해주었다. 바로 타임필드가 짙게 펼쳐진 곳들과 저 상위 계의 징검다리 권역들이었다.
사실 지금까지는 타임필드 안쪽으로는 통신이 닿기 어려웠다. 이는 시간 괴리에 의한 분열 때문이었다. 고위층 인사들이야 얼마든 접속할 수 있겠지만, 민간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성운은 이 약점을 보완해 낼 ‘타임 딜레이 리셋’ 기능을 라오디케이아 속에 심었다. 덕분에 리온은 타임필드가 작동하는 세계건 그렇지 않은 세계건 똑같은 빠르기로 실시간 설교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징검다리 권역에까지 접속이 가능하다는 이점은 선교의 폭을 비약적으로 향상해 주었다. 지금까지는 그 권역에 직접 복음이 전해지지는 못했다. 위에서 떨어져 내려온 후보자, 곧 중도 하차자들만 전도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로 인한 한계가 분명했었는데 이제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진척이 허락되었다.
나아가 라오디케이아는 보통 사이버 네트워크들과 비교했을 때 외계행성과의 통신 접촉 능력 면에서 훨씬 우월했다. 광범위하게, 편리하게 소통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 역시 갈트론의 음모를 훼파하기 위해서는 필수 요소였다.
갈트론은 이미 지구의 지나간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흥왕하다 쇠락하는 생태 주기를 조사하여 파악한 상태였다. 그는 그 동일한 패턴이 Upol들에서도 규모만 늘려 그대로 반복되고 있음을 간파했다.
그는 이렇게 추측했다. 만일 Upol에서 외계행성으로의 선교가 잘 이뤄진다면 지구에서 우주로 번졌던 복음 진척의 패턴이 물결을 타듯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계획은 실패한다. 설령 기존의 터전에서 복음이 침강기에 빠지더라도 새로 확장된 지역에서 다시 부흥이 일어날 테니까. 자칫 지루하게 이어지는 두더지 잡기가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몸도 하나이니 영원히 확대될 인류의 영토에서 기독교 사냥을 반복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갈트론은 선제공격을 했다. 아예 복음이 전해지기도 전에 미리 비시민들의 지역을 혁명의 물결로 물들여 감염시키자. 그리하여 기독교는 발을 디디지도 못하게끔 예방하자. 이것이 그의 전략 중 하나였다.
이런 악랄한 계획을 내버려뒀다면 교회 측이 속수무책으로 당했겠지만, 리온이 용맹하게 나서면서 전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일단 젊은 청년들을 각성시켰다. 어리석게 당하지만 말고 지혜롭게 세상의 거짓과 맞서 싸우라. 그는 그들의 양심을 촉구했다.
그는 혹자가 자신의 이전 행적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자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심지어 자신이 ‘하늘도시에 최초로 복음을 전해다 준 초기 세대 인간 중 하나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에 여러 권역의 교회들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그런 명성뿐이었다면 이름값이 주는 솔깃함도 금세 시들해졌겠지만, 리온은 본질 자체가 진국이었다. 그의 가르침은 정확하고 지혜로웠으며 강렬했고 성령의 능력으로 충만했다.
신자들은 그가 전하는 그리스도의 순수한 복음과 하나님의 사랑이 위대한 것임을 온몸으로 깨닫고 전율했다. 아울러 게으르게 굴면 교회가 악의 권세에 의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고조되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잘 맞물려 좋은 시너지를 낳았고 청중들은 영적으로 각성했다.
“저는 전면에 나서기 전 목숨도 명예도, 모든 것을 잃어버릴 걸 각오하고 다짐했습니다. 어쩌면 내일의 저는 이 자리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여러분께 전해야 할 말을 마땅히 전해야겠습니다.”
그는 현재 혁명자들이 세계 곳곳에 뿌려 넣는 사악한 바이러스들의 실체를 지목했다. 아울러 그들이 그리스도인들을 옭아매고 세상 사람들을 신앙과 영적 자유에서 멀어지게끔 하는 교묘한 마법의 ‘프레임’들을 고발했다.
나아가 현재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거짓에 속고 있는지도 면밀하게 알려주었다. 대중매체, 시뮬레이션 우주, 변형된 초능력 시스템, 거짓된 영성 훈련 등 갈트론이 올무를 놓기 위해 준비한 작품들을 리온은 무참히 해부해서 벌거벗겨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을 의인인 줄로 착각하는 혁명가들에게 무서운 일침을 가했다. 하나님을 추방하고 인간의 힘만으로 유토피아를 이루려는 무엄한 혁명적 시도는 그저 무질서와 존엄성의 파괴만 낳을 뿐임을 일깨워줬다. 멸망의 길을 걷지 말고 올바른 길로 돌아오라. 그는 강한 권위로 경고하였다.
나아가 그는 인류연합의 지도자들에게도 은은한 일침을 가했다. 물론 슬기로운 리온은 그들을 척을 져서 좋을 게 없음을 잘 알았다. 단지 그가 바란 건 하나였다. 그는 오로지 갈트론만을 궁지에 몰아넣기로 목표를 정했다. 다시 말해서 은근슬쩍 인류연합 지도자들을 일깨워 그들 자신의 갈트론과의 관계를 끊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것이 결국 그대들에게도 장기적인 유익이 되리라. 이것은 넌지시 던져진 위중한 경고였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궁극적으로 그가 경고를 주려는 제1번 대상은 당연히 윤혁의 형이었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부디 저 악인을 잘라내고 실각시키시길, 대표님.’
머리가 비상하게 명석한 카이젤은 당연히 리온의 활보를 지켜보자마자 그의 진의를 이해하였다.
‘나더러 갈트론을 봉인하라는 뜻이로군. 재미있는 선지자야. 과연 성운의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
인류연합 지도자, 초인들의 왕은 네트워크상에서 혈투를 펼치는 젊은 목사의 활약상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품에 안은 양의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었다.
(다음 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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