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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622회 아벨의 후예 Ch 51. 니알라토텝의 시험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6.06.22 | 회차평점 0 0

 

 

 

Chapter 51. Contest: 니알라토텝의 시험

 

 

 

 

 

 

 

 

지구, Upol, 외계행성들의 모든 ‘제1 필드’가 하나로 수렴하는 교차점.

 

 

“주군, 도착했습니다.”

 

 

“고맙다. 이번만 좀 수고를 부탁하지.”

 

 

“물론입니다.”

 

 

신수왕 일라이저는 이곳 교차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텔레파시를 포함해 그 어떤 통신이든 권능이든 혹은 과학 기술이든 주인의 허락이 없이는 봉인된다. 다만, 제2 필드의 매개 작용을 통해 제3 필드 너머에 있는 레뮬로스 시에 머무르고 있는 카이젤의 음성만은 뚜렷하게 전달되었다.

 

 

“네 주 임무는 세 가지다.”

 

 

첫째, 금번 설치된 ‘신격화 장벽’의 실효성을 최종 점검하는 것.

 

 

둘째, ‘인과율-택스 시스템’의 최종 버전 알고리즘을 도출해 내는 것.

 

 

셋째, 조만간 ‘신세계 구축’ 기술을 실전 도입하기 전에 실험 점검을 완료하기.

 

 

“제 능력으로는 버거운 일이로군요.”

 

 

“걱정할 것 없다. 네가 잘 못하면 내가 개입할 테니까.”

 

 

“그렇군요. 그나저나 RS-필드에 초인이 직접 진입하는 경우는 제가 처음이로군요. 몇 개월 후 재개될 업그레이드 버전 RS-월드였으면 좋으련만, 지금까지는 무리겠죠?”

 

 

이번에 일라이저가 활약할 장소는 바로 이곳이다. 세 층의 RS-필드 중 유일하게 우주 전역에 걸쳐 연속체를 두고 있는 제1 필드. 제1 필드는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 가운데는 인과율-택스 시스템의 매개 장치 역할도 있었다. 물론 굳이 제1 필드 없이도 인과율-택스 시스템은 가동할 수 있다. 하지만 제1 필드가 첨가되면 효율성과 안정성이 월등히 높아진다. 이는 수동으로 세금을 걷는 것보다 세무청을 두는 것이 더 편리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일라이저는 카이젤을 대신하여 제1 필드에 진입함으로써 인과율-택스 시스템을 몇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여 최종 조율할 위한 데이터를 산출하는 ‘세리장(稅吏長)’ 역할을 맡게 되었다.

 

 

아울러 그는 지구와 우주를 나누는 ‘신격화 장벽’의 최종 안정성 점검도 맡았다. RS-필드는 지구와 우주 두 세계 모두 가로지르기에 그사이에는 신격화 장벽이 걸쳐져 있다. 일라이저는 바로 이 제1 필드와 신격화 장벽의 교차 좌표에서 여러 레벨의 화신체로 분화되게 될 것이다. 이로써 그는 신격화 장벽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시험의 모르모트를 자처하였다.

 

 

마지막으로 몇 달 후부터 실현될 ‘그 프로젝트’에 대비하여 신세계 구축 기술 이론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일도 마쳐야 했다.

 

 

이 세 임무를 잘 수행하려면 일라이저 외의 배우들도 필요했다. 외계행성과 하늘도시 쪽에서는 폰, 그리고 폰과 연접하여 카리스마타와 초능력을 공유받은 주민들, 폰과 링크가 이뤄지지 않는 몇몇 기독교 신자들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들은 RS-필드에 완전히 흡수되지는 않고 ‘혼재 상태’로 들어갈 것이다.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마냥 육신, 정신, 영혼의 ‘전인적 존재’가 확률 파동처럼 흐드러져 그 일부분만 제1 필드 내에 흡수될 것이다.

 

 

한편, 지구 쪽에도 배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열 명의 이레귤러 후보자들, 그리고 보조인원인 폰들과 히어로들과 크로스솔져들이었다. 우주 쪽의 배우들과 지구 쪽의 배우들은 그 배치 구도에 있어서 나름의 유사성을 띠었다.

 

 

“이건 냉전 때와 비슷하군요.”

 

 

“스케일이 더 크긴 하지. 그나저나 너 혼자서 폰들을 다 맡을 수 있나?”

 

 

“RS-필드 안에서라면 대강 밸런스가 맞지 않겠습니까?”

 

 

“부디 좋은 방향으로 완결되었으면 좋겠군.”

 

 

 

 

 

지금껏 카이젤은 세 차례의 경합을 그가 원래 구상했던 프로젝트들과 연계시켜 왔다. 1차 경합 때는 지구 시민권의 재구성, 2차 경합 때는 RS-월드의 최초 운용 실험이라는 목적을 이뤘다. 그리고 이번 3차 경합도 마찬가지로 다른 프로젝트와 연계되었다. 이같이 그에게 있어 이레귤러들이란 뼛속까지 우려내어 이용하고 버리는 카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세 번째 경합은 조금 다른 성질도 띠고 있다. ‘소원’이란 함정이 걸려있다. 이것은 인류를 위한 공적인 업무와는 다른 차원으로, 지극히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 분풀이로써 첨가된 것이었다.

 

 

“QBE(Quantum-Bionic Energy, 큐베)……, 그 힘을 투입해도 괜찮겠습니까?”

 

 

일라이저가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는지 걱정스럽게 질문했다. 이번 소원 프로젝트와 연계된 그 의문의 에너지는 여전히 미지에 싸인 불확정성이었다.

 

 

“모르지. 이번 3차 경합을 기회로 겸사겸사 검증해 볼 생각이다.”

 

 

“그렇군요. 그나저나, 그 ‘커버넌트’라는 기술 말입니다.”

 

 

일라이저는 칼리드에게 인수 받은 커버넌트 기술에 관한 지식들을 떠올렸다. 예전에도 에녹이 카이젤과 계약맺는 걸 언뜻 보면서 접하긴 했지만, 여전히 감조차 안 잡히는 미궁이었다.

 

 

“일라이저, 당사자가 아닌 네가 그걸 알 필요는 없을 텐데.”

 

 

“아, 죄송합니다, 주군. 이건 그저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었습니다.”

 

 

이에 카이젤은 부하의 호기심을 못 이기는 척 받아주기로 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라.”

 

 

“네, 먼저 이 부분입니다. 주군은 이번에 큐베(QBE)를 임계점 이상까지 농축하여 새로운 커버넌트를 결정화하는 방식을 채택했죠. 그건 레이디나 성녀나 부대표님에게 쓰셨던 기존 알고리즘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 아닙니까? 자칫 그 결과물은 커버넌트 링, 아니 어쩌면 ‘커버넌트 울트라 파워드’마저도 넘어서는 아티펙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음…….”

 

 

“불필요할 정도로 강력한 힘입니다. 설마 주군께서 목표하시는 바는 ‘현실 조작’ 기술을 완성하는 것입니까?”

 

 

“글쎄, 이번에 거기까지 다다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군.”

 

 

카이젤은 아직 형상을 갖추지 못한 채 반지 형상을 흐릿하게 이뤄나가는 유동형 물질을 만지작거렸다. 두 개의 반지가 한 쌍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초차원 구조물 내부에 미리 축적된 정체불명의 에너지체인 큐베(QBE)가 빠른 속도로 원시 형태의 반지 내부로 흡수되고 있었다.

 

 

사실 이번 경합에는 바로 이 큐베 에너지를 실제 검증하는 프로세스도 포함되어 있다. 이레귤러들은 과연 이 힘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용하려나. 궁금했다.

 

 

‘덕분에 그들의 자질과 자격을 제대로 평가해 볼 수 있겠군.’

 

 

계획 점검을 마친 카이젤은 일라이저에게 최종적인 명령을 내렸다.

 

 

“슬슬 움직여라. 이번에 중요한 건 네가 맡은 세 가지 임무를 잘 해결하는 것이다. 거기에만 집중하도록.”

 

 

나머지 배우들은 이 인류 차원의 프로젝트들을 완성하기 위한 보조 재료에 불과하다. 겸사겸사 후보자들에게 거대한 시련과 시험을 내리긴 하겠지만 그들의 도덕적 성패를 구경하는 건 그저 왕의 소소한 여흥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개인적인 시련을 이겨내건 그렇지 못하건 인류는 큰 진보를 이루게 될 것이다.

 

 

“아, 시험 항목을 정하는 건 네 재량에 맡기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부디 그들이 경합 동안 경쟁 대신 협동의 미덕을 보여줬으면 좋겠군.”

 

 

응원의 뜻은 아니었다. 그래야 마지막에 이뤄질 감동의 처참한 파괴가 더 처절하고 극적일 테니까.

 

 

카이젤은 일라이저를 일터로 파송했다.

 

 

{‘RS-필드’의 메인 제어권자, 3대째 위버멘쉬께서 인증을 허가하셨습니다.}

 

 

{‘RS-필드’의 하층부, 제1 필드의 ‘임시 보조 제어권자’ 권한을 인가.}

 

 

{임시 보조 제어권자 : 코드네임 ‘니알라토텝(Nyalathotep)’, 부여.}

 

 

{로스트엠페러, 신수왕(神獸王)을 니알라토텝으로 인식합니다.}

 

 

근진계 내부가 시스템에 의해 새로운 질서 아래 재편되었다.

 

 

 

 

 

*

 

 

 

 

 

경합 사흘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3차 일정을 알리는 소식이 공지되었다. 촉박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인류연합은 이 기간에 한해서 후보자들끼리의 상의, 후보자와 보조인원과의 전략 회의, 심지어 서로 다른 후보자 밑에 있는 보조인원 간의 내통까지도 허락해 주었다.

 

 

그러나 막상 기뻐하기에는 일렀다. 왜냐하면 한 후보자가 자신 밑에 배당된 스물네 보조인원을 모아 전략 회의를 할 때는 불가피하게 폰들 또한 그중에 포함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번 경합 때 곤경을 주었던 주범들인 데다가 인류연합 수장의 수족이나 마찬가지인 존재들인지라 영 대하기에 꺼림칙했다. 그렇다고 인류연합의 권위에 도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폰을 마음대로 따돌리지도 못해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침착히 대하시오. 저 존재들은 어차피 인류연합 대표의 꼭두각시들에 불과하오. 그러니 저번 경합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경합도 일괄적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오.”

 

 

스테판은 나머지 아홉 후보자에게 ‘폰들을 주의하긴 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적절하게 활용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다만, 역으로 그들에게 이용당할 우려도 있으니 너무 방심하여 가까이해서는 안 됨을 덧붙였다. 모두 이 의견에 동의했다. 진정 버거운 상대는 ‘왕’이니 고작 ‘졸개’들에게 악감정을 품을 필요는 없다.

 

 

한편, 스테판 외의 후보자에 배당된 크로스솔져들도 본격적으로 자기가 섬기는 후보자에게 개인적으로 찾아가 의논을 나누었다. 아무래도 다른 히어로나 폰이 없는 자리에서 조언을 주는 편이 나을 듯했다. 현재 생존한 후보자들은 일단 모두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다. 그래서인지 같은 신앙을 공유하는 크로스솔져들과도 합이 잘 맞았다. 특히 신해와 넘버 1 데이빗의 경우처럼 서로 의기투합이 잘 되는 경우에는 분위기가 많이 편해서인지 사적인 대화도 종종 오갔다.

 

 

크로스솔져들은 후보자의 소원에 관해서는 굳이 자세히 캐묻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단서가 흘러나오면 재빨리 귀담아 두었다. 다만, 일단 더 중요한 건 당장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 그들은 주로 경합 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상의했다. 이를테면 인류연합 대표가 벌일 음모에 대비하는 것, 폰들의 돌발 행동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대한 문제라던가.

 

 

한편 스테판에게 배정된 보조인원은 스물네 명 모두 크로스솔져의 일원이었기에 서로 의심하거나 갈등할 이유는 없었다. 사실 이제 온건파니, 강경파니 하는 구분도 완전히 무의미해졌다. 그들은 어떻게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기투합하였다.

 

 

아울러 그들은 생존한 아홉 후보자에게 보조인원으로 배당된 크로스솔져 동료와 몰래 내통하며 후보자 전반에 관한 분석을 확보했다.

 

 

현재 각 넘버의 후보자에게 배치된 크로스솔져들은 다음과 같았다.

 

 

 

 

 

1(차신해)

 

 

5(스토트)

 

 

12(무어)

 

 

13(크랜머)

 

 

19(녹스)

 

 

37(아도니람)

 

 

72(바넷)

 

 

103(브레이너드)

 

 

108(진호)

 

 

111(케리, 허버트, 웨슬리, 뮬러, 폴리캅, 어거스틴, 테일러, 아펜젤러, 리빙스턴, 페퍼, 크로스비 / 언더우드, 무디, 기철, 프랑케, 모라비아, 에드워즈, 친첸도르프, 스펄젼, 휫필드, 선데이, 켈러, 파이퍼, 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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