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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123회 [2부] 44화. 동생의 선물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5.05 | 회차평점 0 0

 

 

 

알렉시스는 바쁜 일상 중에도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물론 한 나라의 중요한 지도자가 건강상에 이상이 생기면 안 되니 자기관리에 부단히 힘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비블로스가 보기에 그것은 단순한 자기관리 이상의 열정이었다. 마치 한 위대한 장인이 자신의 혼신을 깎아 작품 속에 영혼을 녹여 넣는 듯한 연단이었다.

 

 

{최근 들어 이전보다 더욱 신체 연마에 힘을 쓰시는 군요.}

 

 

“아하.”

 

 

이른 새벽부터 극한의 집중력을 다하여 근력 훈련에 땀을 비처럼 쏟아내던 알렉시스. 그는 자신을 비호하는 비블로스의 소형 단말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가쁜 숨을 진정시켰다.

 

 

“너도 같이 할래?”

 

 

{사양하겠습니다.}

 

 

“하하, 농담이야. 하긴 이미 네 하드웨어는 지구상 최고 강도의 신소재로 되어 있었지. 넌 이해를 못하겠지만 우리 인간은 유기체 분자로 되어 있는지라 훈련이란 불편한 과정이 필요하거든. 꾸준히 훈련시켜주지 않으면 금세 낡아지지. 특히 난 직업 특성상 일은 많은데 신체 활동은 부족해지기 쉬운지라 따로 시간을 내야 해.”

 

 

{그런 기본적인 사실은 저도 압니다만.}

 

 

분명 바람직한 태도이긴 한데, 불필요할 정도로 과한 게 아닌가 싶었다.

 

 

알렉시스의 신체 나이는 비블로스의 세포 단위 분자 관측에 의하면 잘해야 십대 후반 정도였다. 이미 마흔이 넘었음에도 그의 몸은 최상의 젊음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단순히 유전적, 후성유전학적 돌연변이 축적 및 활성산소 등 세포 수준의 노화가 양호할 뿐 아니라, 근육을 비롯한 신체 기관의 실제적 기능이 최상의 상태였다. 그러면서도 오랜 단련으로 축적된 전반적 기능 강화는 상당하여 긴 세월 훈련한 운동 선수 그 이상의 수준이었다.

 

 

아마도 그런 체질을 타고난 것이기도 하겠지.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아도 불필요한 군살은 축적되지 않고 근육은 극도로 잘 붙는 체질. 유전자 레벨에서 보아도 거의 모든 종류의 질병 발생 확률이 극히 낮았다. 그런 인간은 꾸준히 소량의 운동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텐데, 알렉시스는 죽기 살기로 신체의 완성에 열의를 보이는 듯했다.

 

 

그렇다고 업무나 공부나 연구에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안식일은 그런대로 철저히 지키고, 또 성경 공부나 기도 생활은 그 나름대로 철저히 시간을 지킨다. 어지간히 피곤한 인생이구나 싶었다. 놀 줄을 모르는 인간.

 

 

{아하,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군요.}

 

 

비블로스는 저 나름대로의 사고의 나래를 펼쳤다.

 

 

“뭐가?”

 

 

{인간들의 생활 양식과 문화 데이터를 종합해본 결과, 인간 남성들은 강하게 단련된 육체를 통해 자신의 남성으로서의 성적 매력을 강하게 과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알렉시스님의 연령은 분명 종족 유지를 위한 활동에 핵심적인 시기이니 이러한 면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극화할 필요가 있겠군요.}

 

 

발칙한 추측에 알렉시스는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넌 참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구나. 나름 사고력은 좋았지만 핀트가 어긋났어.”

 

 

{흠, 알렉시스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송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아니 뭘 또 송구스러울 것까지야.”

 

 

{인간들은 종종 그런 심리, 그러니까 육체에 대한 과시로서 단련을 한다고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만으로는 주인님의 동기를 설명하긴 어렵겠군요.}

 

 

비블로스의 단말 분신체는 상의 탈의 상태로 땀을 흘리는 주인의 신체를 면밀히 관찰하였다. 인간들이 말하는, 예술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면서 동시에 인체 역학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완성된 표본. 완전 생물이라고 표현해도 좋은 것. 별다른 노력 없이도 외양적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상태로 유지되거늘, 무엇하러 그 내용물의 밀도를 극한의 레벨까지 끌어올리려 한단 말인가.

 

 

“미안하지만, 난 아직 연애할 생각이 별로 없어.”

 

 

{바쁘셔서 그렇습니까?}

 

 

“뭐, 그런 이유도 있지만, 누가 될지는 몰라도 만약 내게 상대가 있다면 그녀에게 미안함이 들 것 같아서 말이지.”

 

 

{제 빅데이터 관측에 의하면 현 인류의 여성 개체들이 최고로 연모하고 열광하는 대상이 바로 당신입니다만?}

 

 

비블로스는 인간과 닮은 면모는 있었으나 인공지능인지라 거짓으로 아부하는 기능은 없었다. 그저 궁금했을 뿐이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인간이 동의하기를 눈앞의 이 인간을 가장 완벽하고 훌륭한 남성상으로 여긴다. 성별이 여성인 개체들은 하나같이 이 인간을 사모하고 성별이 남성인 인간들은 전부 다 저 사람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는다. 왜 알렉시스님은 정작 본인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가.

 

 

“내 연애 문제까지 고민해줘서 고맙긴 한데, 불필요한 잔소리야.”

 

 

{기독교인들은 가정을 이루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다만 그건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경우의 문제지. 주님도 [어머니의 태로부터 된 고자도 있고 사람이 만든 고자도 있고 하나님 왕국을 위하여 스스로 된 고자도 있다]라고 하셨잖아 (마19:12)?”

 

 

{그러면 알렉시스님도 생물학적으로 생식 불능이십니까?}

 

 

황태자는 잠시 자리에 앉아 대답 없이 무표정하게 생각에 잠겼다.

 

 

{최근 들어 만나시는 여성 분이 있다고 제 원본에게 전해들었습니다.}

 

 

“로빈이 너랑 많이 친해졌나보네. 별의별 이야기를 다 털어놓고.”

 

 

{그것보다는 제 주인인 당신의 행복한 삶이 더 중요한 문제이죠.}

 

 

“오래 살다보니 별 일은 다 겪네. 로봇한테 연애 상담을 다 받고. 하지만 난 그분과 그렇고 그런 감정으로 만나는 건 아니야. 그저 친구일 뿐이지. 그분은 구태여 나와 엮여서 어려운 삶을 겪으실 필요가 없어.”

 

 

비블로스는 알렉시스의 복잡한 표정 속에 일말의 거짓말이 일부 섞여있음을 쉽게 감지했다. 인공지능 비서는 조심스럽게 주인의 마음속 빗장을 열고 접근했다.

 

 

{생식 불능이 되신 건 후천적 영향입니까?}

 

 

선천적인 장애일 리는 없다. 모든 유전자가 완전에 가까운 개체니까.

 

 

“말하자면 그렇지. 불의의 일로 부상을 당했다고 해야 하나. 사고라기보다는 일방적인 가해였으니 재난을 밟은 셈이지. 전쟁 당시에는 흔했던 일이야.”

 

 

{참전으로 인한 재난이었군요.}

 

 

알렉시스는 쓴 웃음을 머금고 피식거렸다.

 

 

“불평하거나 투덜거릴 생각은 없어. 3차 대전 당시 나보다 더 고통 받은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까. 가족을 잃거나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이도 있고, 더 극심한 신체 손상을 입은 분들도 있지. 고향을 잃은 사람들, 동포들을 잃은 사람들, 인생과 가정과 일터를 잃어버린 사람들도.”

 

 

{그들에게 속죄하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시는 겁니까?}

 

 

“내가 노력한다고 고통이 다 갚아지지는 않겠지. 그래도 적어도 내 여력이 닿는 범위에서는 모두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

 

 

{그 일은 당신의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전쟁을 일으켰던 전범 국가는 엄연히 제국이 아닌 연방이었습니다. 당신과 마스터들은 그저 조기에 피해를 최소화하였을뿐이죠.}

 

 

“그런 말로는 위로가 되지 않아. 아무리 선의와 대의를 품었다곤 해도 분명 내 손으로 많은 이들을 죽인 사실은 변하지 않지.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지만 면죄부를 받으리라 기대하진 않아.”

 

 

사실 그가 자신의 몸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꺼리는 이유에는 이런 책무감과 부담도 분명 한 몫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모든 이유는 아니었다. 솔직히 그는 지금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고 온전히 회복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접은 상태였다. 설령 극도로 발달한 의술의 도움을 받아 복구된다고 해도 정신적인 트라우마까지 해결할 방도는 없었다. 설령 성경을 많이 읽고 영성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서 엄연히 존재하던 기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알렉시스는 자신과 결혼할 여인에게 동정과 미안함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보통의 남편이 아내에게 줄 수 있는 그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기쁨을 제공할 능력이 결연되었으니까. 자녀라는 축복을 줄 수도 없고. 되려 그의 과거의 흠들이 그림자처럼 발목을 묶을 것이다. 이것은 알렉시스라는 인생에 남은 지워지지 않는 오점이었다. 그것이 자신의 죄가 아님을 머리로는 알았으나 죄책감의 환각은 쉬이 제거될 수 없었다.

 

 

 

 

 

알렉시스는 수건으로 땀을 닦은 후 물로 목을 축였다.

 

 

“사실은, 요새 내가 육체를 부단히 단련하는 이유는 말야.”

 

 

그는 손목에 찬 시계 위의 버튼 하나를 눌렀다. 그 신호는 트레이닝 룸의 바닥에 연결된 격납고를 움직였고 곧 그곳에 있던 기계 박스 여럿을 소환하였다. 비블로스는 그 내용물을 투시하여 관측하였다. 그것은 기계답지 않게 경이(驚異) 비슷한 감정을 스치듯이 느꼈다.

 

 

“내 동생의 선물을 활용하기 위함이지.”

 

 

{저것은 설마?}

 

 

“그래, 너라면 단번에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겠지.”

 

 

박스의 구성 부품들이 자동으로 해체되더니 내용물이 사출되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부품 파츠들이 전자기력에 의해 이끌리더니 곧 알렉시스의 맨 상체 위에 붙어 차곡 차곡 결합되었다. 이내 그의 팔 부분과 어깨 부분이 특수한 소재의 물질들로 덮였다.

 

 

“아쉽게도 이걸 활용할 수 있는 인간이 현재 지구상에 나밖에 없단 말이지.”

 

 

{생체 연동형 연합 슈트?}

 

 

정확하게 분자식이 어떻게 조성된 것인지 비블로스조차도 분석이 어려웠다. 그러나 분자식 패턴보다 더 기이한 부분은 그 내부에 흐르는 소립자들의 양자역학적인 스핀 패턴이었다.

 

 

{가디언엔젤의 두뇌 회로를 만들 때와 비슷한 계열의 기술?}

 

 

{하지만 응용 방식은 전혀 다른 형태인가.}

 

 

적어도 백 가지 이상의 특수한 물질이 대단히 복잡한 조립식에 따라 화합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재만 특이한 것은 아니었다. 부품 하나하나에 초소형 컴퓨터 같은 것이 내장되어 있었는데, 일반적인 실리콘이 아닌 양자 현상에 기반하여 작동하는, 일종의 유사 칩이었다. 비유하자면 실제 생물의 해부학적 구조를 본뜬 대부분의 컴퓨터 하드웨어와는 달리 딱딱한 금속 인형 속에 어떤 영적 존재를 깃들여서 살아나게 한 것 같은, 흡사 그런 식의 구동 원리랄까.

 

 

이윽고 박스들에서 더 많은 로봇체들이 사출되었다. 자기력을 이용한 비행 기능을 갖춘 그 마이크로 로봇들은 기묘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흥미롭게도 로봇체들은 자신을 이루는 재질을 시시각각 바꾸고 있었다. 연금술을 연상시키는 화학 반응이었는데, 흡사 알렉시스의 슈트에서 발원하는 신호에 반응하여 연성 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최소 천 가지 이상의 첨단 기술이 동원된 작품이군.}

 

 

“브리튼의 기술력과 과학력을 대표하는 베테랑 팀들이 총동원되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지. 내가 가장 아끼는 팀 에덴까지도. 꽤 수작이야. 상용화되지 않은 많은 테크놀로지들과 미확정 단계의 이론들이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완벽하게 검증되었어.”

 

 

곧 이어 더 많은 기계 소자들이 자율적으로 기동하여 알렉시스의 상체 위에 붙어 서로 서로 치밀하게 결합되었다. 차세대 양식의 슈트 같은 것이 형성되었다. 컨테이너에서 나온 또다른 초소형 기계들은 알렉시스의 의지력에 반응하여 일사불란하게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것들은 자신들끼리 힘을 합쳐 형체들을 조성하였다.

 

 

“가디언엔젤은 기본적으로 ‘관측 행위’를 기반으로 인간의 마음속 선한 요소들의 활동을 인공지능의 에너지원으로 변환하는 작용을 하지. 그 원리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변환하여 이식한 것이 이 특수 소자들이지. 이건 인간의 강한 용기와 용맹, 그리고 역경과 분투하는 강력한 정신 에너지에 의해 활동해. 그 정신력을 물질 전환, 구조 전환, 좌표 전환, 벡터 전환의 현상으로 전환하지.”

 

 

마이크로 로봇체들과 그 보조 유닛들이 모인 군집은 알렉시스가 발원한 신호에 반응하여 순식간에 여러 형상들을 만들어내었다. 검이나 창과 같은 냉병기의 형태, 각종 기하학적인 입방체들의 모습, 구체들의 모습, 그리고 기계형 로봇 육체의 형체들까지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이건 슈트에 탑재된 프로그램 모듈 수천 가지 중 하나에 불과하지.”

 

 

{당신 동생의 작품이라면, 에드윈입니까?}

 

 

황자들 중에서 공학자라면 그 한 명뿐이다. 하지만 비블로스는 의아해했다. 에드윈 아셸로스 브라이틀란트 그 인간이 저 정도의 발명품을 만들 역량이 되었던가? 창의력이야 뛰어난 것 같지만, 정상급 천재들에 비하면 아직 초보 과학도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인간의 용기라는 추상적 현상을 물리적 물질 현상에 투영시키는 아이디어 부분만은 그 아이의 오리지널 발명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닥터 실버피스트를 비롯해 몇몇 스승들이 보조해주기는 했지만.”

 

 

원래 알렉시스가 동생 에드윈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작품은 미완성작이고 실용도가 낮은 편인, 말 그대로 프로토타입에 불과했다. 하지만 본질적 기능인 ‘용기를 물상(物象)화하는 메커니즘’에 있어서만은 분명 어느 정도 실질적 성과가 존재했고 알렉시스는 그 가능성을 높이 샀다.

 

 

“난 내 동생이 조만간 세계적인 천재 녀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성장하리라고 믿어. 어마어마한 성장 속도를 자랑하는 아이거든.”

 

 

그 믿음으로 알렉시스는 동생에게서 받은 선물, 기껏해야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연동만 가능한, 그러나 매우 인상적인 구동 기전을 지닌 그 슈트를 자신의 소유물로 취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이끄는 최고의 과학자들의 지력을 하나로 모아 미완성작을 극한의 결집체로 승화시켰다. 팀 아르다의 기계 기술, 팀 원더랜드의 생체 신호 연동 기술, 팀 나르니아의 신형 에너지 매질, 팀 베델의 특수 소립자 생성 기술, 팀 사이나이의 최신 신소재, 팀 제즈리엘의 노하우를 통한 아이언로드 시리즈와의 기능 연동, 그 모두를 모았다. 팀 에덴은 이 모든 보조를 발맞춰 한데로 모아 에드윈의 발명품을 단시간에 극상의 하이테크 병기로 개량하였다.

 

 

“현재까지 완성도는 약 50% 정도. 완벽하게 실용화되려면 6개월 정도는 더 필요하지. 실용화라고 해봐야 운용자로서의 육체 조건과 정신력 조건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 나뿐이지만.”

 

 

{확실히 기본 메커니즘 특성상 양산화는 불가능하겠군요.}

 

 

이 아머 슈트의 힘과 능력과 잠재력이 온전히 활성화되려면 매우 강력한 육체에 깃든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의지가 필수적이다. 부품 유닛들을 움직이는 고도의 조작과 연산을 시행하려면 두뇌 기능 역시 보통 인간의 한계의 몇 배는 족히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마음이 부재하므로 스스로 슈트를 운용하지 못한다. 일반인은 지혜의 그릇이 부족하여 다룰 수 없다. 현자들은 몸의 단련이 부족하므로 기계 유닛들과의 생체 연동을 견딜 체력이 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오로지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준비된 선물이지.”

 

 

슈트의 상반신 파츠가 완벽하게 조립되어 알렉시스의 상체를 완전히 에워둘렀다. 이윽고 헬멧 파츠도 부분적으로 조립되어 그의 하관을 감쌌다. 그는 손을 들어 비블로스를 향해 뻗었다. 비블로스의 본체는 어떤 강력한 전자 신호의 변동 및 양자현상을 감지하고는 전율하였다.

 

 

{기계 간섭? 자율 해킹 기능인가? 아니, 그보다 더 상위의 개념인가?}

 

 

슈트와 하나가 된 알렉시스는 아무런 보조 장비 없이 스스로 기계들의 네트워크 속으로 침투하는 중이었다. 단순히 신호나 명령어에만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본질적인 기계의 뇌수(腦髓) 속으로 간섭력을 뻗치는 것 같았다. 기계의 기능을 지배하거나 억제하는 것을 넘어, 기계들이 원래 지닌 잠재력 그 이상의 무엇을 차조적으로 생성해내는 힘이었다.

 

 

{만일 이 간섭력에 아이언로드와의 연계까지 더해진다면?}

 

 

“종국에는 지구 위의 모든 대륙을 아우르는 권능이 되겠지.”

 

 

이 잠재력을 효율적으로 다룰 그릇을 얻기 위해 몸을 철저히 단련시켰다. 본래 가장 우수하게 태어난 몸을 가지고 극한의 훈련으로 연마하고 거듭 연마하여 모든 기능을 최상의 단계로 끌어올렸다.

 

 

이렇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기꺼이 쏟아부을 만큼 알렉시스는 동생의 작품과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그 아이가 자기 노력의 열매를 목도하게 됨으로써 기뻐하리라는 기대가 알렉시스를 고양시켰다.

 

 

에드윈은 앞으로도 성장하여 지금보다 더 위대한 발명품들을 낳을 것이다. 자신의 후원이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면 더욱 찬란하게 빛을 낼 테지. 머지않아 그 아이는 경험에 있어서도 최고의 공학자들과 견줄 정도가 될 것이고 정식으로 팀 에덴의 막내로 합류하여 한 사람의 몫을 거뜬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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